원피스아트 : 걷는 사람 THE ONE PIECE OF ART : WALKER

임춘희/ IMCHUNHEE / 林春熙 / painting

2023_0906 2023_1028 / ,월요일 휴관

임춘희 _ 걷는 사람 11_ 캔버스에 유채 _117×91cm_2023

임춘희 인스타그램_@chunheeim

 

초대일시 / 2023_091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1015,22_01:00pm~05:00pm / ,월요일 휴관

(1015,22일만 일요일 운영)

 

갤러리 아트비앤

Gallery artbn

서울 종로구 삼청로 22-31 2

Tel. +82.(0)2.6012.1434

www.galleryartbn.com

@gallery_artbn

 

아트비앤 원피스아트 7번째 전시로 임춘희 개인전 걷는 사람96일 부터 1028일까지 열립니다. 이번전시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동안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며 변화하는 자연 풍경과 환경들을 사진에 담아내고 그 기록들을 통해 작가만의 새로운 감성의 교감을 통해 작업으로 표현해 내는 과정을 담은 작품을 소개합니다.

 

임춘희 _ 걷는 사람 1-6_ 파브리아노지에 유채 _56×42cm×6_2022

작가의 시선에서 보는 일상의 풍경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 되었고, 매일 단순히 휴식을 위한 산책이 아닌 생명의 간절한 의지로 한걸음 내딛으며 산책길에 나선다. 그 길에 담아낸 풍경 사진들은 기록과 같이 쌓여 가고 우리는 그 발걸음에 따라 새로운 여행 길을 함께 걸어간다. 작가는 익숙한 작업실 주변을 매일 반복해서 걸으면서 익숙한 주변의 나무, , , 하늘, 노을, 바람, 야생화등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모습들은 흔해서 어쩜 우리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게 되고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사물들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애정을 두고 간절히 원하는 것을 투영하듯이 반복적으로 어떤 여정을 떠나듯이 산책을 하며 눈에 담아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작가의 회화 작품은 보는듯 깊은 감성과 교감이 일어나는건 바로 작가가 집중한 시간의 이야기와 마주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작가는 산책을 통해 우리가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인간으로서 가야할 관계 속 바른길을 가듯 그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조심스런 붓칠의 끝은 항상 그 에너지와 갈망의 거친 흩날림이 가득하고, 어디론가 향해 가려는 꿈틀댐이 느껴진다. 감추어진 표현 속에 눈망울은 더욱 간절해지고 웃음과 슬픔이 섞여 보이기도하고, 해학적으로 보이기는 거침없는 모습이기도 한 것은 작가만의 정서적 흥취가 잘 담아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임춘희_걷는 사람9_캔버스에 유채_80.5×80.5cm_2021~3
임춘희 _ 걷는 사람 12_ 캔버스에 유채 _100×100cm_2023

이번 전시에서는 한점의 작품과 함께 소품과 종이위에 유화작품 6점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영상 작품으로 작가의 산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가가 작업실 주변을 걸어가는 길을 작가의 발의 시선으로 영상미를 더해 제작하였다. 영상공동제작으로 아트비앤 기획, 스피키비주얼컬쳐 제작으로 완성되었다. 갤러리 아트비앤

 

임춘희_걷는 사람10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23
임춘희 _ 걷는 사람 8_ 캔버스에 유채 _53×45.7cm_2023

몸이 아파지면서일까? 불완전함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의 몸은 아프고 사회, 세상 속에서 맺고 맺어진 관계로부터 허물어진다. 생명은 나비처럼 팔랑팔랑 가벼워. 나는 불완전하다. 생명은 찬란한 불꽃처럼 타올라 화려하면서도 곧 사그라들어 꺼지는 죽음과도 친구. 일어서서 걸어. 이리로 갈지 저리로 갈지 여전히 길을 잃고 헤맨다. 힘없고 나약한 불완전한 존재. 자연과 사람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

 

임춘희_원피스아트 : 걷는사람展_갤러리 아트비앤_2023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며 깨닫고 나를 본다. 바람 한 점 없는 황량한 벌판에 혼자다. 간혹 애절한 기도의 응답으로 자유로움을 만난다. 늘 그 순간들을 기억하며 갈망한다. 너무 투명해서 별거 없는 삶이다. 1월 말 오른쪽 고관절(인공관절) 수술 후 몇 개월이 지나도록 작업할 힘이 생기지 않아서 이번 전시를 앞두고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다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면서 그림에 집중하며 스며들 수 있었기에 소중한 시간, 참 감사하다. (20238) 임춘희

 

THE ONE PIECE OF ART 원피스아트 ● 『THE ONE PIECE OF ART 원피스아트는 아트비앤의 전시기획명으로 선정된 작가의 한점 작품과 작품제작영상을 전시, 한점의 작품에 집중하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도있게 조명하는 전시형 아트프로젝트입니다. 2021SCRATCHER 신선주 개인전을 시작으로 ASSEMBLER 박천욱, BLUE CREER 김세중, DEMETER 김나리, SILHOUETTE 주연, GOLDEN WALKING MAN 이상원까지 6인의 전시를 개최, 앞으로 원피스아트 프로젝트를 이어가 총 10인 원피스 아트 프로젝트를 완성해 갈 예정입니다.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

임춘희展 / IMCHUNHEE / 林春熙 / painting

2022_1005 ▶ 2022_1029 / 일,월요일 휴관

 

임춘희_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1 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21~2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에이라운지 갤러리

A-LOUNGE

서울 종로구 백석동1가길 45 2층

Tel. +82.(0)2.395.8135

www.a-lounge.kr

@a_lounge_gallery

당신의 믿음 ● 다비드 르 브르통의 산문집 『걷기예찬』은 걷기의 즐거움을 총동원해 두었다. 그는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임춘희_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2  _캔버스에 유채_80.3×80.3cm_2016~2
임춘희_밤산책1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1~2
임춘희_걷는 사람6_파브리아노지에 유채_42×56cm_2022

임춘희는 걷는다. 작가는 2011년 남양주의 한적한 동네에 둥지를 틀고부터는 되도록 매일 매일 걷고 있다. 어느 날은 콧구멍으로 시큰한 겨울바람을 내뿜으며 걷고, 다른 날은 봄꽃을 타고 오는 싱싱한 기운을 들이마시며 걷는다. 임춘희의 일상에서 걷기의 비중은 대단히 크다. 건강을 위해 걷고, 영감을 위해서도 걷는다. 산책은 작가의 일상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임춘희는 왜 걷는가? 그는 꼬박 몇 해간 앓았던 자기 자신을 돌보려고, 함께 의지하는 남편의 얼굴을 더 오래 어루만지려고, 그리고 어딘가 있는 누군가의 평안을 기도하려고 걷는다. 그렇게 임춘희의 산책은 육체 활동이지만 정신 활동으로 치닫는다. 작가는 도심을 소요하는 근대적 산책자도, 목적 없이 떠돌며 세상을 만유하는 낭만적 방랑객도 아니다. 그는 걷기에서 의미를 구하는 수행자에 가깝다. 임춘희 그림은 하나의 수행록이다.

 

임춘희_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4  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21~2
임춘희_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3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21~2
임춘희_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5_캔버스에 유채_65×53cm_2021~2
임춘희_4월_캔버스에 유채, 과슈_64.8×53cm_2021~2 ​

그의 작품이 산책 '기록'이라면 어떻게, 무엇을 쓰고 있는지 봐야 할 터. 먼저 어떻게 쓰고 있는가, 그 양식을 살펴 보자. 임춘희는 1993년부터 8년간 독일에서 지냈다. 당시 그림에는 백인 사회의 이방인이었던 자신을, 허연 들판에 덩그러니 놓인 '감자'처럼 묘사했다. 커다란 두 눈을 부릅뜨고 벌겋게 물든 꾀죄죄한 얼굴들. 당시 임춘희는 이방인으로서의 동경과 고독을 화면에 쏟는 법을 익혔다. 작가는 안에서 느낀 무언갈 밖으로(ex) 요동치듯 찍어내는(press) 표현주의를 수혈받았지만, '순혈'은 거부했다.

 

임춘희_걷는 사람2_캔버스에 유채, 과슈_72.5×60.6cm_2021~2
임춘희_산책5 _종이에 과슈_14.8×10.6cm_2021
임춘희_산책4 _종이에 과슈_14.8×10.6cm_2021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3 종이에 과슈_14.8×10.6cm_2022

사회 저항의식과 이상향의 갈망을 처절하게 토해낸 독일 표현주의와 다르게, 임춘희는 마이크로 내러티브, 즉 '자신의 일상과 마음'에 귀 기울였다. 이에 작가는 차차 진득한 물감을 덜어내고, 색채의 투명도를 올려 맑고 개운한 화면을 구축한다. 그리고는 마치 프로 배우가 아마추어 연극단원을 연기하듯, 외려 '의도적 소박파'와 같은 표현법을 구현한다. 이 소박파에서 '소박'이란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다'는 뜻. 가식이 없는, 젠체 하지 않는, 순박한 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복잡한 세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 날것 그대로 보는 어수룩함이 매력인 그림이 소박파다. 임춘희 그림은 내면의 표출이지만, 그곳엔 인간을 향한 불신이 아니라 세상의 안위를 담은 기도문이 쓰여있다. 다정한 소박파. 그의 그림은 오랜 세월 마음을 갈고 닦은 구도자의 수필을 닮았다.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5 종이에 과슈_12.2×19.1cm_2021
임춘희_산책6_종이에 과슈_19.1×12.1cm_2021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2_캔버스에 유채, 과슈_22×27.3cm_2018, 2021
임춘희_노래하다 _리넨에 유채_210×210cm_2018, 2022

그렇다면 이 수필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가? 임춘희 작품에는 걷는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발뒤꿈치로 땅을 내려찍어 발가락 끝으로 힘차게 구르는 모습. 이들은 마치 질긴 고기를 야무진 어금니로 수십 번이고 씹어 끝내 삼키고야 마는 것처럼, 지독히도 꼼꼼하게 걷는다. 그리고 뚜벅뚜벅 발걸음으로 자연을 흔들어 깨운다. 나부끼는 새파란 이파리, 한아름 만개한 분홍 꽃, 어두컴컴한 수풀 사이로 '얼굴들'이 떠오른다. 때로는 깊숙이 박힌 나무뿌리에서도, 숲이 일렁이는 연못의 수면에서도 그들이 퐁퐁 솟아난다. 제법 장난기 어린 그들의 표정. 임춘희는 힘찬 걸음을 통해 산천초목에 깃들어 살며,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하며 숲과 강을 지키는 정령을 일깨운다. 어깨동무하고, 손을 맞잡으며, 노래 부르는 일로 자연을 예찬하는 이들을 불러낸다. 바로 이것이 수행자의 임무라는 듯이.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1 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21~2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9 _종이에 과슈_26×36cm_2022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6 _종이에 과슈_23.4×18.3cm_2021~2
임춘희_용서해 주세요 _캔버스에 유채_27.3×22cm_2022 ​

이제 임춘희는 어떠한 예술(가)의 본질에 육박해 있다. 그 본질은 예술의 가치와 힘이 인간의 마음을 살게 한다는 거대한 믿음이 아닐는지. 자연 만물에 깃든 만복의 정령을 소환해, 예술과 삶을 무사히 헤치고 나갈 자기 믿음을 얻는 일. 그는 이 믿음의 자락을 결코 내려놓지 않으리라. 그렇게 임춘희의 산책에는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에 대한, 모든 삶에의 강인한 의지가 담겼다. ■ 김해리

Vol.20221005e | 임춘희展 / IMCHUNHEE / 林春熙 / painting

겨울바람

 

임춘희展 / IMCHUNHEE / 林春熙 / painting 

2021_0603 ▶ 2021_0622

 

임춘희_겨울바람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과슈_22×27.3cm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81107b | 임춘희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22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는 6월 전시 작가로 임춘희의 『겨울바람』 전시를 기획하였다. 임춘희 작가는 지난 겨울 집밖으로 겨울바람을 맞으며 나간 산책길에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설레임과 기분 좋은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때로는 남편과 같이 그 길을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서 산책길을 나서면서 바람을 맞이하면서 나무와 나무 그림자와 함께 하는 길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작가의 이 행복감은 춤추는 모습으로 형상화 되고 있기도 하고 길 가의 나무들도 작가와 그 길을 같이 가고 있기도 하다.

 

임춘희_겨울바람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 과슈_22×27.3cm_2020~1

이번 『겨울바람』에서는 자연과 혼연일체가 된 작가의 모습을 바람과 춤의 형상으로, 밝고 경쾌한 색감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겨울바람이라는 작품들을 보노라면 영국시인 Christina Georgina Rossetti이 쓴 누가 바람을 보았나요? * 라는 싯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바람을 보지 못하지만 바람이 지날 때 흔들리는 잎들과 가지들을 보면서 비로서 바람을 알 수 있듯이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알게 된다.

 

임춘희_겨울바람8_캔버스에 과슈_53×45.5cm_2020
임춘희_겨울바람11캔버스에 과슈_72.7×60.6cm_2021

작가는 겨울 바람이 주는 차갑지만 겨울바람 속에서 작가를 감싸주는 무한한 에너지와 사랑을 느꼈음을 작품을 보면 느낄 수 있다. 「걷는 사람」 시리즈의 작품에서도 길을 걷고 있는 작가의 모습과 그 옆으로 같이 걷고 있는 나무의 모습도 보인다. 작품「겨울바람 5」에서는 산책길에서 흥겨워 하는 작가의 춤사위도 보인다. ● 임춘희 작가는 성신여대에서 서양화를,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조형 예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열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 갤러리 담

 

* 참고"Who has seen the wind? / Neither I nor you: / But when the leaves hang trembling, / The wind is passing through. // Who has seen the wind? / Neither you nor I: / But when the trees bow down their heads, / The wind is passing by." (Christina Georgina Rossetti, Who has seen the wind)"누가 바람의 모습을 보았나요? / 나도 당신도 보지 못했어요. / 하지만 나무의 잎들이 흔들렸을 때 / 바람이 그 사이를 지나갔어요. // 누가 바람의 모습을 보았나요? / 당신도 나도 보지 못했어요. / 하지만 나무들이 머리를 수그릴 때 / 바람이 그 곁을 지나갔어요." (크리스티나 로세티, Who has seen the wind)

 

임춘희_밤산책_종이에 과슈_21×30cm_2021
임춘희_산책_종이에 과슈, 수채_17.7×25.3cm_2018~21
임춘희_아무것도 너를2_캔버스에 유채_50.3×70.4cm_2016~21

차갑고 쏴~한 공기가 내딛는 걸음걸음 내 얼굴에 기분 좋게 와 닿는 지난겨울, 나는 거의 매일 집을 나서 겨울이라는 세계로 빠져들어갔다. 걸어서 만나는 하늘과 땅, 길가의 나무들과 교감했으며 개울을 건너고 들을 지나 숲을 거닐며 축복과도 같은 자연과 삶에 무한한 사랑을 느꼈다. 마치 상사병에 빠진 사람처럼 사랑하는 이를 보면 살 것 같고 안보면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걷지 않으면 우울하고 걸으면 기뻤다. 걷는다는 것은 절박하고 간절한 나의 기도이기도 하다. 매일 산책의 흥분과 설렘은 그림을 그리게 했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 시간에 집중! 마음속 깊이 희열을 느꼈으며 가슴 벅찬 감정때문에 호흡을 가다듬어야만 했던 시간들. 그림 그리는 동안 나는 그림이 되었다. 그렇게 하나 둘 그려진 그림들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2021년 5월) ■ 임춘희

 

 

Vol.20210603c | 임춘희展 / IMCHUNHEE / 林春熙 / painting

12월 2일까지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


2018년 11월 24일 (토) 09:48:50조문호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임춘희_눈물, oil on canvas, 45.5x45.5cm, 2018



임춘희작가의 ‘나무그림자’전이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그는 성신여자대학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조형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전업 작가로

96년부터 열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임춘희_고집과 외면, gouache on paper, 23.7x34.6cm, 2014,2018



임춘희의 작품에서 앙상한 겨울나무가 연상되고, 아련한 향수가 밀려오는 것은 비단 나만의 감상일가?

그는 스스로의 감상을 화판에 옮겨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로 주로 자신의 내면 상을 그림으로 표출하고 있다,

두서없이 흐르는 감정을 마치 자서전처럼 화폭에 옮겨놓았는데,

때로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황량한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2003 ‘심리적 자화상들’, 2009 ‘풍경 속으로’, 2013 ‘흐르는 생각’, 2014 ‘고백’,전 등

일련의 전시 제목만 보아도 그가 추구하는 작품세계가 어떠한지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득한 추억으로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도 있다.

꾸밈없던 어린 시절을 회억하며 그리움을 일구어내는 그만의 화법에서 작가의 순박한 감성도 엿볼 수 있다.

슬프거나, 포근하거나 황량한 감정을 유발시키는 그런 것들은 타고 난 자질이 아니라 절실한 진정성이 만들어내는 것 같다.



임춘희_산책, gouache on paper, 38x52.5cm, 2014,2018


작가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불투명한 순간을 옮기는 일 일뿐'이라고 말한다.


“길을 잃어 엉클어진 마음처럼 혼돈 속으로 빠져들며 무엇이 옳은 건지도 모를 만큼의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마음속에 차오를 때, 마치 캄캄한 동굴 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잃지 않으려는 것처럼 안간힘을 쓴다”고 했다.

그냥 어둠 속 희미한 빛을 따라 가며 끊임없이 갈구한다는데, 풍경이나 숲은 어김없이 자기감정과 동일시되었다.

바로 그림 속에서 자신을 찾았다. 확신할 수 없는 미혹의 세계에 흔들리며, 때로는 고독하다고도 고백했다.

작품이 작가의 자화상이라지만, 어쩌면 분열적이고 파편적인 현대인들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임춘희_위로,oil on korean paper, 65.1x53cm, 2018


“유독 자기반성적인 경향이 강한 작가들이 있다. 그런 작가들이 자화상을 주로 그린다.

세계에 자기를 이입하고 사물대상에 자기를 투사하는 능력이 특출한 작가들이다.

이때 반드시 자화상일 필요는 없는데, 뭘 그려도 자화상이 된다. 어떻게 그런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에게 세계는 온통 징후가 되고 증상이 된다.

징후와 증상으로서의 세계가 되고, 스펀지처럼 나를 빨아들이고 내가 흡수되는 세계가 된다.

그래서 뭘 그려도 자기가 된다. 세계가 온통 그리고 이미 자기이므로. 작가에게 숲은, 밤은, 어둠은, 물은 경계와도 같다.

숲을 지나면 평지가 나오고, 밤이 지나면 낮이 오고, 어둠이 걷히면 밝음이 오고,

물을 지나면 육지가 나타나리라는 생각은 다만 세상에 떠도는 풍문, 의심스런 소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경계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경계는 움직이는 경계고 미증유의 경계며 양가적인 경계다. 경계를 지우는 경계다.

그 경계 앞에서 파스칼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미술평론가 고충환씨가 서문에 썼다.


임춘희_무관하지 않은, gouache on paper, 29.7x20.8cm, 2018


이 전시는 ‘통인옥션갤러리’(02-733-4867)에서 12월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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