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 2023 오픈콜-박재훈: 파생 풍경
SAM 2023 Open Call-Park Jaehun: Derivative Landscape
박재훈展 / PARKJAEHUN / 朴宰勳 / mixed media
2023_1020 ▶ 2023_1119 / 월요일 휴관
박재훈 홈페이지_windlessroom.com
인스타그램_@windlessroom
초대일시 / 2023_1020_금요일_05:00pm
입장료 / 일반(만 18~64세) 5,000원
단체,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예술인패스 4,000원
초등생 이하, ICOM 무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주최,주관,기획 / 성곡미술관
이수균(학예연구실장)_전지희(학예연구사)
이시연(학예연구원)_김태희_박혜정(학예인턴)
전시비평 / 문혜진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신문로 2가 1-101번지) 2관 제1,2전시실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sungkokartmuseum
성곡미술관은 2021년부터 청년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성곡미술관 오픈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3년에는 이은, 이진영, 박재훈 3명의 작가를 선정했고, 올해 마지막 순서로 박재훈의 개인전 『파생 풍경 Derivative Landscape』을 개최한다. ● 박재훈(b.1986)은 스스로를 디지털 조각가, 애니메이터, 시뮬레이터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에 오롯한 하나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지난한 작업 과정을 놓고 볼 때, 그를 단지 애니메이터 혹은 시뮬레이터로만 정의하는 것은 섣부른 명명이다. 조물주의 시선으로 사물을 창조하고 가공하고 설치하고 연출하는 박재훈은 때로는 화가이며 조각가이고, 영화감독이며 설치미술가이기도 하다.
박재훈은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와 사진측량기술(photogrammetry)을 이용해 현실 세계의 사물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번역한다. 그는 직접 사물의 3D 데이터를 만들거나, 게임 개발자들이 만들어 놓은 레디메이드(ready-made) 데이터를 수집한 후 그것을 가공하고 분해하고 재조합해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배치한다. 이렇게 쌓아 올린 조각들은 현실의 구조와 법칙하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무대를 구성하는데, 이것은 현실 세계의 재현인 듯 보이면서도 어딘가 기이하고 인공적인 감각으로 점철되어 있다. 현실보다는 거울 환영에 더 가까운 이 3D 시뮬레이션은 무의식을 떠다니는 사물의 무작위 집합체처럼 보이기도 하고, 꿈을 부유하는 초현실주의자들의 회화처럼 비치기도 한다.
그의 작업에는 인간 대신 각종 사물이 자리하는데, 이 사물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동시대 욕망의 총체로서 하이퍼 자본주의(hyper-capitalism) 아래 모든 질서가 종속되고 재편되는 구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사물을 조합한 무대장치를 스펙타클의 결정체로 만들어 자본주의적 환희의 순간을 연출하는 한편,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파괴된 종말론적 배경을 병치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파멸과 비극을 암시한다.
박재훈의 관심사는 실로 방대한데,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물들, 예컨대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이나 물류대란을 상징하는 화물 컨테이너, 폭발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 송유관, 핵폭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붕괴한 건물의 잔해들까지 세계의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과 이를 상징하는 사물들이 화면 속 거대한 제단을 이룬다. 이것은 또한 미술사의 풍부한 상징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작가는 작품 여기저기에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에서 가져온 도상의 상징과 은유를 흩뿌려 놓고, 이는 한데 모여 기묘한 무대 장치를 구축한다. 화면 넓게 퍼진 내러티브는 마치 동시대를 반으로 갈라 자른 듯,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숨 막히는 횡단면을 드러낸다.
수학적 알고리즘에 의해 철저히 계산된 가상의 물리 현상들은 개연성 없이 병치된 사물들과 함께 일상적 공간을 초현실적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모든 것이 재화로 귀결되는 자본주의 법칙이 깃든, 아름답게 다듬어진 사물들의 조합은 시적이기에 역설적으로 기괴하다. 그의 작업은 종말을 향해 다가가는 이 시대 인류의 자화상이다. 박재훈은 종교가 가지던 위상마저 획득해 버린 자본주의의 파생 풍경을 기록하며 인류의 욕망이 가는 길은 어디인지를 질문한다. ■ 성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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