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령 'ARII Ⅱ 앓이, 두 번째 이야기 '
2013.10.16-10.22
노암갤러리 / 1전시실 

 


앓이, 두 번째 이야기
 김 은 령 저 · 김 동 준(이화대학교 교수) 감수



‘-앓이’에 빠진다. 무엇인가에 중독되고 헤매며 출구 찾아 부르짖는다. 갈망을 피할 길 없고 괴로움도 피할 수 없다. 가슴앓이, 사랑앓이, 중심앓이, 하늘앓이, 바람앓이, 바다앓이, 비상앓이 등 앓는 것이 많을수록 삶은 진지해지고 넓어진다고 믿는다.
내게 ‘-앓이’는 진행 중인 삶이다. 사람에게 끌리다, 나무에 꿰이다. 어떤 때는 종이와 물감에 퍼런 멍이 들었어도 내내 내 삶을 꿰어온 것은 꿈앓이다. 보물 창고 같은 어릴 적의 꿈, 그러나 다가서려해도 모래알처럼 사라지려던 상(相), 수레바퀴에 깔린 일상의 허깨비이며, 실체 없는 공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몽상이 끊기지 않는 한, 생명의 꿈틀거림을 느끼지 못하는 한,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는 앓는 꿈을 나의 그림으로 꺼내는 몽상가이다
.
‘우로보로스(Ouroboros, 꼬리를 삼키는 자)’

커다란 뱀이나 용이 자신의 꼬리를 물어 삼키는 모습으로 고대 신화에서 나오는 상징적 형상이다. 수세기 동안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이 상징은 시작이 곧 끝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윤회, 순환, 영원, 무한, 완벽, 혹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하나라는 인식이 그 속에 깔려 있다.
융(Jung, Carl Gustav : 정신의학자, 심리학자)은 우로보로스를 소멸과 생성의 관계로 풀이했다. 자신의 삶과 몸을 삼켜서 다음 삶을 비옥하게 하는 존재, 다시 죽였다가 또 다른 삶을 되풀이하는 용이 바로 우로보로스의 본질적 의미라는 것이다. 또, 이 신화적 동물은 상반된 성(姓)을 한 몸에 지닌 암수 한 몸의 운명을 타고 났다. 남성과 여성, 양과 음의 합성체인 그는 그래서 소멸시키지 못하는 것도 없고 생성시키지 못하는 것도 없다.

잠식하는 우로보로스(Ouroboros)
!
우로보로스는 내 눈을 열고 내 그림을 이끈 존재이다. 그는 강렬하게 ‘파괴와 창조 그리고 순환’의 의미를 내게 각인시켜 주었다
.
나는 틈나는 대로 종이를 찢었다. 글자가 적힌 온갖 종이를 정신 나간 듯 모아다가, 찢고 찢었다. 문자가 적힌 종이들, 내 것이든 저것이든 그것은 모두 삶이 담긴 흔적이며 소중한 삶의 기억들이라 여겼다. 그러기에 내게 종이를 찢는 행위는 삶을 ‘파괴’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종이의 재질과 결을 따라 찢어낸 조각들을 나는 다시 캔버스 위에 접착제로 붙이고 또 붙였다. 붙이는 행위를 계속하면서 나를 사로잡는 모형과 그림을 빚어내었다. 그것은 내게 ‘창조’의 의미를 띤 행위이다.

이런 나의 작업은 ‘무거움’과 ‘가벼움’을 순환한다. 무수한 삶을 안은 채 수명을 다해가는 종이는 존재의 무거움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파괴된 종이를 캔버스에서 재생시키다 보면 무거웠던 삶이 나의 아픔과 꿈으로 버물리면서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난다. 종이에 의탁했던 과거의 삶이 다시 새로운 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는 가뿐함을 느꼈다.

삶은 나고 죽음의 연속이다. 내 삶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내 작업은 내 생의 무거움을 비상케 하고 싶은 내 앓이의 표현이다.

Arii ii
Written by Kim, Eun Ryung
Edited by Prof. Kim, Dong Joon (Ewha Womans University)

Be absorbed in ‘-Arii’(meant "longing" and "suffering"). Be poisoned by something and wander about where and cry out for finding an exit. Longing cannot be evaded and pain is also the same. It is believed that life is serious and broadened as much as one suffers from a lot of things such as heartburn or longing for love, sky and wind.

To me,‘-Arii’ is life in progress. When I am attached by humans and whipped by trees and even when paper and paints are covered in bruises, it is Dream Ari to whip my life. I am a dreamer putting my longing and suffering dream into my picture.

‘Ouroboros : one who swallows one’s tail, originated from Greek’

It is a feature which a large snake or dragon swallow their tail and is a symbolic shape originated from classic myths. This symbol appearing in diverse culture worlds for centuries means ‘beginning is just ending’. Samsara, circulation, eternity, infiniteness, perfectness and recognition that everything in the world is the one are included in Ouroboros.

Jung, Carl Gustav (head shrinker, psychologist) analyzed that Ouroboros is relations between creation and extinction. one who makes the next life fruitful by swallowing one’s life and body and a dragon repeating another life after killing itself again are the essential meaning of Ouroboros. In addition, the mythic animal was born under fate which has two opposed sexes in its body. It is a compound of male & female and the positive & the negative, and so can extinct and create anything.

Encroaching Ouroboros! It let me recognize the meaning of ‘destruction, creation and circulation’ strongly. I often tore paper. I collected many kinds of paper with letters like mad and tore and tore it till it reaches 'destructing'. It was thought that paper with letters was traces of life and memories of a valuable life. However, pieces torn by each material and grain of paper, I attached and attached with glue on a canvas. Continuing to do my attaching behavior, I made models and pictures which made a deep impression on me. It has the meaning of ‘creation’ to me. When I recycle destructive paper on a canvas, it is a new work by being mixed with my pain and dream in life. I felt refreshed in the process that my past life turning to paper is converted into a new life again.

Life is endless birth and death. My life is the same. Therefore, my work is expression of my Arii which I want to be relieved of the heaviness of my life.

 

 

 


THE THIRD EYE 제 3의 눈

신수정展 / SHINSUJUNG / 申水晶 / sculpture

 2013_1016 ▶ 2013_1022

 

 


신수정_Wild nature_혼합재료_148×28×32cm_2013

신수정_Wild nature_혼합재료_148×28×32cm_2013_부분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신수정 블로그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토포하우스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Tel. +82.2.734.7555/+82.2.722.9883

www.topohaus.com


시선 너머 저 곳 ● 생명은 수수께끼와도 같은 하나의 신비이다. 깨지기 쉽고, 비정형적이고 변형된 도자 인체의 모습과 오각형의 상징적인 기호들, 얼굴의 인체 형상의 전면으로 수없이 겹쳐진 다리와 몸통의 형상들, 검은 깃털로 목을 둘러싸고 해골 모양의 드로잉을 한 아이의 눈동자, 푸른색 너머 흰색의 상징적인 기호들이 가득한 허공을 향해 시선을 향하고 있는 눈빛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신수정의 인체 형상들은 조각 작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료가 아닌 세라믹 소재를 통해 표면이 반사되는 질감을 이루고 있으며, 앙리 루소의 이국적이고 원시적인 자연의 색채를 느끼게 하는 회화적인 색채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인체의 색채들은 정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없이 변해가고 있다.

 


신수정_세피로트의 나무 Ι_합판, LED_75×55×18cm_2013

 

 

신수정_세피로트의 나무 ΙΙ_합판, LED_60×60cm_2013_부분

그의 조각 작업은 "예술은 현대산업화의 획일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 생명의 신비를 얘기하는 유희적 행동이 가장 본질적인 것에 가깝다."라고 이야기하는 글에서 보듯이 인간과 자연의 모든 생명들의 수수께끼를 탐구하고 있다. 그러한 생각은「Blue Lace, 2013」의 평면 작업들에서 드로잉으로 그려놓은 유태 신비주의인 카발라의 종교 기호들이나 또는「Wild Nature, 2013」의 세라믹의 작업들에서 남성과 여성의 이중적인 모습을 한 얼굴 형상과 종교적인 기호들을 상징하는 다양한 꽃문양의 반복적인 형태와「Carnival」의 세라믹 인체 형상에서 보듯이 어린아이를 닮은 인체 도자 위에 남미 축제의 원초적인 의미를 그려놓은 해골 모양의 인체 드로잉에서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조각 작업에서 사용된 소재들을 통해서도 그 의미들을 내재하고 있다. ● 그의 인체 조각은「Wild Nature, 2013」에서 작업에서 보듯이 화려하지만 깨지기 쉬운 도자 작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살아 있는 생명의 본질을 함축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모든 생명들은 세라믹 소재와 같이 겉으로는 화려하고 강인해 보이지만, 바깥으로부터의 작은 충격에도 깨져 버릴 수 있는 성질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라믹의 소재는 인간은 흙으로부터 만들어졌다는 성경의 창세기 구절을 비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멀티 미디어적인 요소를 띠고 있는「세피로트의 나무 I, II」의 작업에서 선적인 모양의 인체 형상들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으며, 다양하며 화려한 색채들은 일상의 삶에서 정신없이 변해가는 사람들의 내적인 심리 상태를 은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신수정_PLUR_혼합재료_200×130cm_2013

 

 

신수정_Carnival_혼합재료_80×35×25cm_2013

신수정_Carnival_혼합재료_80×35×25cm_2013_부분

그의 인체 형상들에서 드로잉의 기호들과 색채들은 종교적인 기호들을 통해 설명적이며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생명의 본질에 대한 수수께끼를 지니고 있지만, 그의 조각 작업은「Carnival, 2013」에서 보듯이 새의 깃털을 목에 두르고 있는 주술적인 의미의 기호들이나「Blue Lace, 2013」의 작품과 그 밖의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태 신비주의인 카발라를 상징하는 기호들과 색채들은 토속적인 무속 신앙이나 신비주의의 기호들을 탐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기호와 색채들은 특정한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카발라에 대한 마담 블라봐츠키의 신화적인 해석이나 어린아이가 그려놓은 것과 같은 기호의 문양과 앙리 루소와 같이 이국적이고 원시성을 느끼게 하는 색채들을 비추어 봤을 때 모든 생명의 원초적인 본질에 대한 수수께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 그의 인체 조각은「Wild Nature, 2013」나「Blue Lace, 2013」의 작업에서 보듯이 클림트와 같이 남성이나 여성의 인체 얼굴의 묘한 선과 색채들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그려내고 있는 것과 같이 보이지만,「Carnival, 2013」의 작업에서 보듯이 어린아이의 도자 인체 조각 위에 죽음을 의미하는 드로잉의 인체 형상이나「세피로트의 나무II, 2013」의 작업에서 모든 생명의 원형적인 기호들을 표현하는 작업에서 보듯이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생명에 대한 본질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신수정_7개의 통로_혼합재료_289×30×30cm_2013

 

 

신수정_Flow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65cm_2013

신수정_Blue lace_혼합재료_120×65cm_2013

「Blue Lace, 2013」의 작업에서 푸른색의 바탕색은 칸딘스키가「예술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육체를 벗어나 도달할 수 없는 내면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이며, 남성도 여성도 아닌 인체 얼굴의 형상은 인간의 원형적인 본질을 상징하는 기호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한 인체 형상의 눈빛이 향하는 곳은 푸른색의 바탕색과 카발라에서 원형적인 생명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흰색의 오각형의 별인 것이다. ● 그의 깨지기 쉬운 도자 재료와 남성과 여성의 이중적인 모습을 내재한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인 인체 형상, 멀티 미디어적인 조형적인 작업들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인간과 자연의 모든 생명들이 향해가는 원초적인 곳에 대한 의문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의 시선은 이번 전시에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무의식적으로 향하는 곳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 조관용

Vol.20131016g | 신수정展 / SHINSUJUNG / 申水晶 / sculpture


Uneasy Blank

김해진展 / KIMHAEJIN / 金海辰 / sculpture

2013_1016 ▶ 2013_1022

 

 


김해진_흘러나오다.._무발포 우레탄_140×25×25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Tel. +82.2.736.6669/737.6669

www.galleryis.com


나는 나뿐만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 멍한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작품 속 사람들은 여럿이 모여 있지 않다. 혼자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건지 아무생각 없이 있는건지 그 속을 알 수 없다. 겉모습은 눈도 크게 뜨지 않고, 온몸의 힘을 빼고 편안해 보인다. 그 사람들은 일상속의 나 자신이고, 내가 본 현대인들의 일면이다. 작품 속 사람들은 보는이와 눈을 맞추지 않는다. 온몸에 힘을 빼고, 처지고, 주욱 늘어진 상태로 높고, 길고, 좁은 좌대 위에 올라가 있거나, 또는 그냥 바닥에 툭툭 던저져 있다. 그것은 자신이 속해있는 상황, 사회이다. 그곳에서 멍한 상태로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이다.

 


김해진_흘러나오다..(dc)_무발포 우레탄_140×25×25cm_2013

 

 

김해진_새벽 5시 35분.1_혼합재료_120×30×30cm_2013

 

 

김해진_새벽 5시 35분.2_혼합재료_120×30×30cm_2013

 

 

김해진_새벽 5시 35분.3_혼합재료_120×30×30cm_2013

 

 

김해진_무감각소유자1_무발포 우레탄_60×55×18cm_2013

 

 

김해진_무감각소유자 2_무발포 우레탄_72×70×25cm_2013

멍함으로서 자신의 감정에 가장 솔직하게 노출되는 상태가 된다. 지루, 모호, 혼란, 상실, 안정, 슬픔, 기쁨, 불안, 등 모든 감정상태로 가특차 무감각한 상태가 된다. 온몸의 감정, 생각들이 아우라, 분위기로서 밖으로 흘러나온다. 인체작업 외의 사진 작업은 그러한 상태에서 바라본 시각을 옮겨놓은것이다. 사진의 한컷 한컷은 멀리서 보면 모두 같은 장면인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람도 지나가고, 바람도 불고, 차도 지나간다. 그러한 환경에 구애 받지않고 나는 그것들을 시야에 담긴하되 그것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다. ■ 김해진

Vol.20131016e | 김해진展 / KIMHAEJIN / 金海辰 / sculpture


10일부터 김덕기 씨 소품전                              

=김덕기 씨의 ‘행복한 마을로 가는 길’.


“그림은 모두의 가슴과 가슴에 행복한 미소의 다리입니다. 마티스가 자신의 그림을 ‘쉼을 주는 안락의자’라고 했던 것처럼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생생한 기운을 전해주고 싶어요.”

누구나 꿈꾸는 소박한 가족의 일상과 행복을 화려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온 화가 김덕기 씨(44)가 오는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작은 꿈 명품 100선’전을 연다. ‘작은 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마당에 꽃을 심고 가꾸는 풍경, 아빠와 함께 그네 타는 아이들, 공원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비둘기, 휴일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 등을 차지게 묘사한 소품 100점을 건다. 행복한 현대인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은 앙증맞은 작품들이다.


김씨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후 보성고 미술강사를 거쳐 2007년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해체된 가정을 회복하는 일이 정부와 사회,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단란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고집스럽게 그려왔다. 최근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과 행복도 붓끝으로 피워내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현란한 기교나 난해함이 전혀 없다. 대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붓놀림 같은 동화 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질박한 느낌의 화면에 작가 특유의 짙은 감성과 따스함이 배어 있다.

(02)732-3558

[한국경제]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동양화의 전통 기법에 현대 회화를 접목한 왕열 개인전 ‘스르르 展’
이번 전시회는 유토피아를 주제로 ‘신무릉도’ 시리즈 40여 점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사람의 본질, 사람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기형적으로 생긴 말을 통해 유토피아를 묘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작품을 통해 힘들고 바쁜 현대인들이 마음의 치유를 얻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명상여행으로의 초대는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14일까지 이어집니다.

 

(영상취재/편집: 김미라 기자)



DESIRE 디자이어

커트만展 / CURT MAN / photography

2013_0929 ▶ 2013_1011

 

 


커트만_POP BIKE_피그먼트 프린트_40×50inch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SHINYOUNG communication_VISION CREATIVE, INC.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매혹의 상품들 ● 광고의 이미지, 상품 이미지는 우리를 유혹한다. 복잡한 구조를 숨기고 매끈하게 디자인된 기계들, 질소로 빵빵하게 부풀려져 있는 폴리프로필렌 과자봉지, 여자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로빈스 에그 블루(robin's egg blue)의 보석포장 박스...이런 유혹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고, 때로는 그것을 느끼지 못 할 정도로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커트만은 현대인들의 욕망과 소비문화를 다루고 있다. ● 커트만 작가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물품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전혀 다른 형상을 재구성해내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 Desire전에서는 명품(Designers Label)의 상품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명품은 그 공정의 치밀함이나 수작업, 디자인 등이 그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커트만의 작품의 형태를 이루는 요소들은 시계, 골프채, 신발 등 명품들이다. 그리고 그 명품들이 모여 하나의 명품 형상을 완성한다. 이런 형식은 명품의 상품적 가치는 그저 명품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보여준다. 작가는 명품을 욕망하는 것이 그것의 효용가치보다는 그 레이블 안에 숨겨져 있는 이미지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고 본다. 고가의 명품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며 재력이 있어야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 즉 명품을 소유하는 것은 소유자의 재력을 드러내는 것이며 자본의 크기에 의해 지위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 이처럼 대부분의 가치가 교환가치로 평가되는 현대사회에서 명품은 가장 쉽게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급장으로 쓰인다. 그것이 한 사람의 진실한 사회적 계급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사람의 소비 수준을 곧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이 감추어진 자본을 측정하는 것보다는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거짓으로 꾸며진 자아, 가짜명품으로라도 자신을 포장하려는 개인들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져본다. 작품 속의 핸드백, 자동차, 시계 등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단순한 이미지들이다. 이미지임에도 명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명품에 대한 전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끈하고 화려한 외관과 섬세한 디테일 등에 반응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결국 구현된 명품이미지는 어떤 레이블에도 속하지 않고 작가가 창조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보는 명품이라는 것이 허상임을 깨닫게 된다. ● 오늘날 최상의 디자인이란 소비사회에서 인간이 욕망하는 것은 자신을 현시할 수 있는 것, 계급적 평등함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어떻게든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건을 넣을 가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샤넬백이 필요하고, 편하고 실용적인 운동화가 아닌 나이키를 신는다. 고급 상품을 욕망하는 페티시즘은 다른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한다는 극적인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과 유행이 계속되고, 건전하지 못한 욕망은 지속적으로 소비를 추구한다. 욕망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소비자체가 되어버린 욕망. 작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아이러니한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이수

 


커트만_POP NIKE_피그먼트 프린트_30×30inch_2013

 

 

 

커트만_POP MICKEY_피그먼트 프린트_40×40inch_2013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의 '욕망'을 나라는 인간 주체의 근원적인 존재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끝없이 갈구하는 '욕망'의 환유라고보았다. 이는 샤르트르와 같은 기존 실존철학에서의 인간의 욕망의 결핍에서 보다 나아가 근원적인 결핍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자크 라캉'이 말하는 이 욕망은 결과적으로 근원적인 결핍을 해소하지 못하고, 그 과정은 끊임없는 치환의 연속이라고 본것이다. 또, 이기적인 유전자" 라는 책을 통해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생물학적 유전자와 비슷한 문화적인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기했었다. DNA와 같이 실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밈(Meme)이라는 인간 사이에 모방과 학습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문화적이면서 개념적인 존재를 제시했었다. 밈의 사회적인 학습과 모방으로 인한 욕망은 현대인들을 가장 강렬하게 지배를 한다. 이러한 밈은 사조나 유행, 트렌드 등 문화적인 소통과 아주 밀접한 이해구조를 가지고 있다. ● 이전 전시회 Trinity 에 다뤘던 정/중/동 을 통해서 죽음과 삶, 은유의 세계의 regorganize(재구성) 등 좀 더 폭넓은 스펙트럼에서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전시회 Desire에서는 인간이 쫓는 욕망의 밈과 허상, 하이엔드(High-End) 소비품들과 황금만능으로 치장된 미디어산업, 광고의 허구성등을 다뤄보고자 하였다. ● Designer label(명품)은 그 제품의 실용가치를 뛰어넘는 아우라를 지니고 있는 이에게 부여함과 동시에 희소성의 논리가 정당하게 대접받는 그런 제품을 말하지만, 현대인에게 있어서 명품이 가지는 질보다도, 그것을 지님으로서 남보다는 우월한 특권의식을 그속에 담고 싶은 욕망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과거의 신분제는, 현대의 자유 평등사회에서 명품 소유라는 등급에 따라서 보이지 않는 Grade(급)이 매겨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은 바로 이러한 명품의 소유를 통한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은밀하고 달콤한 욕망은 짝퉁을 소유하면서까지 가짜신분 취득에 자신의 EGO를 타락시키고 있는 것인가?

 

 


커트만_POP CADILLAC_피그먼트 프린트_30×50inch_2013

 

 

 

 

커트만_POP BOOTS_피그먼트 프린트_40×30inch_2013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이러한 인간의 욕망의 허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각 작품들에는 소비재들의 element(요소) 또한 명품을 이용했거나, 이전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Wire나 skeleton 등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모든 생물은 죽으면 Skeleton을 남기고, 모든 명품은 그 자체의 leather나 label, steel 들을 남기지 않는가? 작품들의 배경칼라는 인간의 욕망이 담긴 마음의 깊이만큼이나 깊고 어둡게 치장되어있고, 그속에 드러난 피사체들은 더이상 감출수 없을 정도로 선연하게 드러나, 마치 인간의 욕망의 실루엣을 드러내놓고 있다. ● 현대의 인간은 어려서부터 인간의 요람이라고할수 있는 고급 유모차부터 성인이 되어서 시계, 가방, 자동차에까지 그 욕망을 나이와 더불어 병립시키고 있다. 또한 어린시절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마저도, 성인이 되기전에 구매욕구를 길들이기 위해서 소유해야할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잡히게끔 기업들이 포장하여 돈으로 유혹하게 하지 않는가. 게다가 제품의 천편일률적인 트랜드에 따른 사양의 보편화도 문제라고 할수 있다. 기업은 돈을 위해서 소비자의 욕구를 쫓아가다보니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져가는 경우다. 브랜드의 본연의 제품철학은 과연 어디로 간 것인가? ● 사회학적으로 보아도, 인간의 욕망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욕망을 통해서 인류는 진화를 하고, 역사와 문명을 만들었다. 끊임없이 갈구하는 소비재로서의 욕망. 밈을 통해서 계속 진화하고 학습된 그 욕망엔 끝이 없지만, 그걸 욕망하는 인간은 나약하며 그 한계가 있다. ■ 커트만

 

 


커트만_POP PORORO_피그먼트 프린트_40×40inch_2013

 

 

 

커트만_POP BAG_피그먼트 프린트_30×30inch_2013

French psychoanalyst 'Jacques Lacan' regarded human desire as metonymy of desire longing continuously for solving the underlying lack of being as a human being, so called, the "I". This stressed fundamental deficiency further toward from the lack of human desire in the existing existential philosophy like Sartre. This desire said by Jacques Lacan is considered that it is not able to solve the ultimate deficiency and the procedure is an endless series of replacements. In addition, Richard Dawkins who presented a new theory through the book "Selfish gene" had advanced a hypothesis that there was a cultural gene similar to a biological gene. Not a substantial being such as DNA, but he had suggested the existence of Meme which is cultural, conceptional and can be communicated through imitation and learning among human beings. The desire caused by social learning and imitation of Meme controls modern people most intensely. This Meme has so close understanding structure to the cultural communication of the trend for the thought and popularity. ● It will be dealt, in this exhibition DESIRE, with the Meme and a false image of man-chasing desire, High-End consumer goods, the media industry with the golden master and the fiction of advertisement etc., whereas in the last exhibition TRINITY, it was handled the story in more extensive spectrum of life and death, reorganization of metaphoric world or so through the movement within stillness. ● Designer label means such a product which scarcity logic is rightfully treated as well as given to someone who carries an aura surpassing the product's practical value, while, in modern people, it projects the desire as it is to contain a superior sense of privilege in it by possessing it rather than its real value. The past identification system may be appeared in modern society of liberty and equality putting an invisible grade by possessing luxury goods. It is showed the desire to raising identification as a vicarious pleasure by taking advantage of luxury items. Is this covert and sweet desire corrupting one's Ego for gaining a fake identification, despite possessing counterfeits? ● Through this coming exhibition, it is going to be expressed this illusion of human desire. For each work, luxury goods have been used in the element of consumption goods for each work, as well as, like previous exhibition, various objects have been applied such as wires and skeletons. All the creature die, leaving skeletons and every luxury goods leaves its leather, label or steel. The background color of the works is decorated as deep and dark as heart contained human desire and the subjects in it come out clearly as cannot hide them any more as if it shows the silhouette of human desire. ● Modern people have been standing the desire side by side with age from luxury stroller which can be called by human cradle at young age to watches, bags, cars at coming of age. Even also the protagonists of animations that is enjoyed in childhood are wrapped in attractive packaging by business to be settled as a must-have item to raise purchasing desire before reaching adult age. In addition, it can be said that specification of common in accordance with product's one-size-fits-all trend is also a problem. As a result of chasing the consumer's desire for the sake of the money, the identity of each brand is disappearing. Where really is the shedding light on the role of the brand's product philosophy? ● In the sociological view, human desire is never negative. Humanity has evolved through the desire and has created history and civilization. The desire, as a constantly craving consumer goods, even though there is no end on the desire which has been evolved and learnt through Meme, human beings chasing it are weak, and there is a limit. ■ CURT MAN

Vol.20130929g | 커트만展 / CURT MAN / photography


이산 저산 서울진경

조풍류展 / CHOPOONGRYU / 趙風流 / painting

2013_1009 ▶ 2013_1015

 

 


조풍류_푸른밤의 여정-인왕산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 금니_130×160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조풍류 카페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1009_수요일_05:00pm

부대행사 / 2013_1012_토요일_05:00pm

힐링국악 컨써트 "풍류한마당"

판소리_대금산조_아쟁산조_가야금병창_남도민요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Tel. +82.2.733.1045~6

www.grimson.co.kr


그를 처음 만난 건 바다였다. 몇몇이 작당하여 태안 앞바다에 통통배 띄우고 낚싯대를 드리운 자리였다. 어느 명창이 심청가 한 자락을 풀어내는데 그가 옆에서 추임새 넣으며 흥을 돋우었다. 소리꾼인가 했는데 그림을 그린다기에 '야메 화백'인가 하였다. 그날 밤 뭍에 올라 이슥토록 공차며 노는데 이 자의 발재간이 예사롭지 않았다. 음, 근수는 좀 나가지만 화가를 가장한 운동선수로구나. ● 그를 다시 만난 건 산이었다. 소리꾼들이 경기도 양주 산중턱 정자에서 한바탕 노는데, 그가 또 북채를 잡았다. 배 위에서 더듬거리던 솜씨는 그새 놀랄 만큼 늘어 소리와 북장단의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졌다. 일당들은 그날 밤 동네로 내려와 밥 먹으며 2라운드, 밥 먹고 3라운드에 돌입했다. 뽕짝에 팝송에 만담까지 오만소리가 날아다녔다. 그 와중에 기타를 뜯고 드럼을 두드리며 마이크까지 잡고 좌중을 흔드는 자가 있었으니 또한 그, 조용식이었다. 이제 보니 이 자가 '천하의 놀새족'이로구나. ● 그러더니 어느 날 신문에 그의 뒤통수가 나왔다. 두 개의 지면을 꽉 채운 대문짝만한 사진 한쪽에 그가 북채를 쥐고 앉아있는 게 아닌가. 정전 60주년을 기념하여 백령도에서 열린 통일기원 문화행사 마당이었다. 청바지 자유인이 의관을 갖추니 의젓했다. 이 자가 마침내 '전국구 딴따라'로 나섰구나.

 

 


조풍류_북한산의 노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 금니_80×100cm_2013

 

 

 

 

조풍류_북한산의 노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 금니_53×76cm_2013

갈수록 태산이요, 알수록 장강인 그가 결정타를 먹였다. 가을 단풍 지기 전 제대로 놀아보겠다기에, 오호라 드디어 딴따라공화국 놀새당수 취임기념 올림픽스타디움콘서트를 여는구나 했더니, 개인전이란다. 그것도 여섯 번째. 이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당최 알 도리가 없어서 수소문을 하여 수유동 아지트를 급습하였다. 볕 좋은 날 점심때였다. - 문을 열라. - 누추하오. - 비루한데서 예술 나는 법이오. - 그러하오면... ● 허, 들어서며 숨이 턱 막혔다. 화실의 벽 한쪽을 옆으로 4m에 아래위로 2.2m의 도봉산 밤풍경이 채우고 있었다. 짙푸른 밤하늘에 보름달이 교교했다. 통렬한 색채, 통쾌한 여백, 통 큰 생략... 간결한 화폭에서 요해불가한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뉴욕의 유엔사무총장 집무실에 이 자의 그림이 들어간 이유가 있구나. - 고수, 카수, 선수, 딴따라(대학생을 가르치는 훈장이기도 하다)... 본업이 뭔가. - 학교 다닐 때 껌 좀 씹었소. 그래도 돌고 돌다 보니 붓질이 딱 내 업이 되더이다. 아교에 갠 돌가루를 거친 붓으로 꾹꾹 눌러 그린다. 전매특허가 된 '벽화기법'이다. - 많이 보던 풍경이오. ● 그가 손을 들어 창문 너머를 가리켰다. 북한과 도봉의 연봉이 주르륵 흘러가고 있었다. 발 딛고 선 오늘을 소재로 삼았다는 뜻이렷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이 북한․도봉․수락․인왕․남산 같은 서울 산들의 밤낮과 사계인 이유다. 금가루를 써 그림은 어두울수록 우아하게 빛난다. 해바라기에 빠졌을 때 그는 치밀했다. 남도의 산하를 주유할 때는 부드럽더니 '이산 저산'에서는 품이 넓어졌다. - 부감을 버렸는가. - 그것이 버릴 일이오? 시선이 땅으로 내려온 데는 필시 곡절이 있을 터이다. 그러고 보니 요 몇 년간 그는 다양한 자들과 뒹굴며 놀았다. 놀며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고 사람 보는 눈이 깊어졌는데, 그러면서 그림의 지평을 확장한 것이리라. 놀이가 화업의 양분이 된 셈이다.

 

 


조풍류_도봉산의 가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_130×220cm_2013

 

 

 

조풍류_방겸재인왕제색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_33×41cm_2013


그의 대책 없이 대략난감통속뷁B끕딴따라뽕짝꽐라스러운 재능의 뿌리는 나고 자란 목포에 있다. 중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의 기타 소리에 홀려 미술실 문턱을 넘고, 대타로 나간 미술대회에서 덜컥 홈런을 때리고, 노래에 미쳐 그림에 빠져 홍대 앞을 휘젓고... 이런 풍류디엔에이는 무엇보다 전라남도 판소리 인간문화재이신 어머니 김순자 명창에게서 받은 것이 틀림없다. 스승 남천 송수남은 생전에 말했다. - 개성 넘치는 너의 재주를 보석처럼 아껴라. ● 조용식의 그림은 따뜻하다. 유치원 꼬마, 수퍼 아줌마, 택배 청년, 택시 아저씨, 동네치과 의사, 천주교도, 불교도, 회교도, 어부, 농부, 주부, 지리산 반달곰, 설악산 까치... 미국 사람과 우간다 사람까지 뒤돌아와 다시 볼 그림이다. 상처 나고 해진 이 땅의 풍경은 그의 손에서 다정하고 유순해진다. 높은 산 아래 나직한 집들은 식구들이 기다리는 안식처다. 깊은 밤 푸른 산 아래 반짝이는 노란 불빛에선 방방곡곡 다니며 자선공연을 펼치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니 눈 덮인 산조차 포근해 보이는 것이다. ● 조용식의 그림은 경쾌하다. 고졸하고 근엄한 먹이 아닌 색색의 돌가루가 그림 재료다. 무거운 느낌의 돌이 채색을 만나 가볍고 유쾌한 재료가 됐다. 꽉 막힌 꼰대들을 조롱하며 날렵하게 핵심을 찔러 논점을 장악해가는 논객의 모습을 그의 채색에서 본다. 기성의 규율과 전통문법은 그에게 해체와 수선과 재조립의 대상이다. 타진과 모색의 단계에서 지금 그는 창조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는 조용식 화업의 유니버설조인트가 될 듯싶다.

 

 


삼각산의 가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_130×160cm_2013

 

 

 

조풍류_북한산의 봄_캔버스에 호분, 분채, 석채_122×190cm_2013

조용식의 그림은 치유다. 힐링 힐링 힐링... 새벽부터 오밤중까지 어딜 가나 힐링 타령이다. 타령이 지나쳐 스트레스가 될 정도다. 진짜 힐링은 우기지 않고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산 저산'의 그림들은 주장하지 않는다. 그림에 스민 치유의 기운은 작가가 여유와 안정을 찾았다는 뜻이고, 그림과의 갈등과 불화를 끝내간다는 의미다. 주변을 품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 그의 畵名은 '조풍류'다. 한번 뿐인 세상 제대로 한번 푸지게 놀고 가자는 의지일 테다. 그가 말한다. - 나는 그림을 그리고, 스케치 여행을 떠나고, 음악을 만나고, 북과 장구를 배우고, 어설프게나마 악기를 만질 때가 가장 진실하고 행복하다. 난 내 그림과 음악에 어떤 막연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 그리고 저 그림들이 나를 구원해 줄 거라는 희망이 있다. ● 격정은 음악이 되었다, 열정은 그림이 되었다. 왼쪽엔 어화세상 펼쳐 놓고 오른손엔 붓을 든 '초절정수퍼울트라A끕캡숑잡것' 하나가 인수봉 아래서 세상을 향해 군불을 지피고 있다. 가을비 내리는 날 조풍류를 꼬셔 낮술 한 사발 해야겠다. ■ 안충기

Vol.20131009a | 조풍류展 / CHOPOONGRYU / 趙風流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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