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술타령 세월에 몸도 마음도 늙어갔다.
먼저 떠난 분도 여럿 눈에 밟힌다.
이계익선생 아코디언 연주에 민영시인이 분위기잡네.
어린애처럼 퍼 먹이는 장춘이 모습도 정겹다
류연복이 가려는데 장경호는 왜 놀래나?
고헌이는 쌍팔년도 춤으로 똥 폼 잡고
성질 급한 황석영은 술 컵을 날리네
누군 뒷동산 아지랑이 부르며 넘어가고
누군 따라 불러 동네 시끄럽다.
장기도 가지가지 악기도 가지가지
인사동 밤무대는 걸판지다.
낭만, 로마네꽁띠, 무다헌, 부산식당, 사동집,
아리랑, 여자만, 유목민, 푸른별, 풍류사랑,
가는 곳마다 풍류가 넘쳤다.
세월 따라 모두가 변해간다.
떠도는 사진만 야속타 원망하네.
그 때가 그립고 그 사람이 보고 싶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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