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사진가 성남훈씨의 파리 빈티지 시리즈 ‘꿈은 시간을 모른다’사진전이

지난 3일 오후6시,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SPACE22’가 야심차게 시도한 아트마켓 프로젝트 '셀렉션 앤 컬렉션(Selection &Collection)

첫 번째 작가로 다큐 사진가 성남훈씨 사진이 선정된 것이다. 


 '스페이스22'에서 선정한 작품을 일반인들이 소장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사진시장의 숨통을 터서 전업 작가들을 지원하려는 새로운 시도였다.




개막식에는 사진가 엄상빈씨와 ‘눈빛출판사’ 이규상대표가 전시를 축하하는 인사말을 했고,

‘스페이스22’정진호 대표와 운영위원 이은숙씨를 비롯하여 김문호, 이기명, 박종우, 이상엽, 김영호, 안미숙,

장 숙, 남 준, 이상봉, 김남진, 강제욱, 이정용, 박영규, 한설희, 이한구, 이규철, 곽명우, 이재갑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시 첫 날부터 많은 작품들이 팔렸다는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퍽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성남훈씨 와는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파리' 사진들이 많았는데, 처음 공개된 사진들도 많았다.

아련한 시절의 파리 사진학교 첫 과제부터 리베라시옹 신문에 20일 간 연재한 파리 20개 구의 이방인의 시선 등

초창기 작품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미술관에 소장되는 수준의 화이버베이스 인화지에 수작업으로 프린트된 사진들은 아날로그는 강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풀숲에서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집시소녀나 바이올린 선율로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한 집시사진을 포함한 많은 사진들이 규격별로 다양화되어 10장씩 묶은 소장용 시리즈로 선보였다.






초대된 성남훈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국내외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보도사진 콘테스트인 '월드 프레스 포토'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고,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인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 중에 '집시' 사진으로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그 문제작들이 모두 전시되고 있다





‘미진프라자’의 후원으로 열린 성남훈의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은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작가의 해설로 듣는 전시는 8월 11일(목) 6시부터 8시까지 SPACE22 세미나룸에서 진행된다.



사진,글 / 조문호














































요즘, 일본 장보러 간 애편내 덕으로 이틀 동안 독수공방 했다.
내일 정선가려 꼼짝 않고 밀린 일만했으나,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렀다.
일요일과 현충일이 겹쳐, 미루었던 곽명우씨 전시에 들리기 위해서다.

강남역에 내려 ‘스페이스22’에 들렸더니, 지킴이 한 명만 있었다.
또 늦어 버렸다. 조용한 전시장에서 혼자 사진을 살펴봐야 했는데,

사진에는 온통 반가운 이들로 가득했다.
여지 것 많은 사진전에 다녔지만 그토록 꼼꼼히 살펴 본적은 없었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분도 있었지만, 사진에서 많은 분을 만나며, 아련한 추억에 빠져 들었다.

전시장은 곽명우씨의 십 여 년 노력의 결실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예술지상주의에 빠져, 허구의 이미지만 양산하는 세태를 무색케 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그 기록들은 바로 한국의 사진사였다.

전시된 사진들은 사진가들에게 사진하는 의미를 되묻게 했다.
현실이 배제된 채, 소통되지 않는 사진들만 판치는 세상 아니던가?
작가를 내 세우는 사진은 많았지만, 이런 겸손한 사진전은 없었다.

본질에 대한 직관적 관찰을 중시하는 곽명우의 사진은 정직했다.
스트레이트 사진의 정수를 보여주는 그의 사진은 연출이나 트릭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직관과 정확한 묘사만 있지, 개인의 주장도 없다.
작가적 권위마저 버린 곽명우의 사진은 ‘작가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폼만 잡는 얼치기 사진가들이 곽명우 사진에 한 방 먹은 것이다.
세월이 지난 먼 훗날, 대부분의 사진이 쓰레기가 되어도 곽명우의 사진은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졌는데, 곽명우씨를 비롯한 여러 명이 올라왔다.

곽명우씨에게 밥 한 끼 사려는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모두들 반가웠다.
이경자, 이은숙, 이혜숙씨를 비롯한 ‘스페이스22’의 미녀 운영위원들이 여럿 올라와 모처럼 꽃밭에서 놀았다.

커피도 마시고, 기념사진도 찍고...

사진, 글 / 조문호


































 

 

다큐사진가 권 철씨가 제주바람을 몰고 인사동에 나타났다.

제주에서 끝낸 이호테우 사진 보따리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 푼 것이다.

지난 8일 오후6시경 첫 팡파레를 울렸는데, 아주 가축적인 분위기였다.

 

권 철씨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눈빛출판사'의 출판보고회였다.

20여 년 동안 일본에서 활동하다 왜 갑자기 귀국했을까? 궁금했다.

고단샤 출판문화상까지 받아가며 사진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마 척박한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사진에 바람몰이 할 전사를 자처한 모양이었다.

 

그는 귀국과 함께 쉴 틈도 없이 제주도 이호테우 해변에 초점을 맞추었다.

거대한 중국자본에 잠식되어가는 제주 이호테우를 향한 100일간의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그 땅에서 평생 살아 온 해녀 할망들에 대한 어프로치도 적중했다.

 

전시장입구에는 제주 이호동장의 축하화환 하나가 자랑스럽게 버티고 있었는데,

대통령의 화환보다 더 돋보였다. 작업하는 동안 얼마나 그 곳에 헌신하며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왔는지 그 화환 하나가 다 말해주고 있었다.

 

다큐멘터리사진이란 그런 것이다. 늘 약자 편에서 그들과 함께 해야 하니 말이다.

그는 해녀들의 일상적인 삶은 물론 물밑까지 따라다니며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

해녀들은 바다에서 소라를 땄지만, 권철은 돈 안 되는 보석을 캔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 선 첫 느낌은 뭔가 꿈틀거림이었다. 마치 낙지가 꿈틀거리듯...

사진이 너무 좋았다. 나는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이호테우해변 사진을 보며

우리 민초들의 한을 보았고, 그들의 삶의 역사를 본 것이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사람이 진국인 것 같아  더 좋았다.

그날 참석한 분들과 어울려 이차, 삼차까지 마시고, 노래도 불렀다.

‘인천에 성냥공장, 성냥 만드는 아가씨!’ 그 거룩한 노동가를....

 

그런데 또 하나 조가 맞는 것은 둘 다 개털신세라는 점이다.

존경하는 최민식선생 상금 좀 얻을려고, 나는 작년에 그는 올해 출품해

다행스럽게 미끄러진 것이다. 둘 다 작업비 좀 마련하려 헛 지랄을 떨었다.

진작 만났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귀띔이라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날 모인 용사로는 권철을 비롯하여 엄상빈, 이규상, 김남진, 정영신, 김지연, 이은숙, 

장 숙, 강인구, 마기철씨와 제주에서 올라 온 풍각쟁이 정신지와 첼리스트 윤지윤이다.

그 두 소녀가 만드는 흥에 모두들 뿅 갔다. 정말 잘 놀더라.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바쁘면 '눈빛출판사'에서 발행한 눈빛사진가선13 '이호테우' 권철사진집을 구해 봐도 된다,

사진집 한 권에 12,000원이니, 그저나 마찬가지다.

 

“그라고 이거는 당신한테만 살짝 이바구하는 비밀인데,

사진판의 마당발 곽명우하고 제주 풍각쟁이 정신지가 연애 중인데, 곧 떡국 묵게 될 것 같더라“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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