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정씨의 ‘그림읽기 내친걸음’전이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평창동 ‘아트스페스 퀼리아’에서 끝난 지 사흘 만에 다시 열려

내친걸음이라 했으나, 뜻은 내친(內親) 걸음이다.



마침 작가가 자리에 있어 차 한 잔 얻어 마시는 영광을 얻었는데,

마치 은밀한 여인의 방에 들어온 듯, 눈 높이을 깔아야 했다.

도발적인 작품이라 훔쳐보듯 살펴보았다.



인간 내면에 잠재된 성에 대한 감정을 꾸밈없이 드러냈는데, 작가의 그림일기 같았다.

작가는 이 작업을 하게 된 동기가 무의식적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그렸는데, 성에 과민 반응하는 세태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성을 쉬쉬하며 웃음거리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춘화라고 하대했던 옛날이야 그렇다치고,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상에 성애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게 어디 있나.



이 그림들은 남성의 입장에서는 이성으로 볼 수 있으나, 작가는 여성의 본질적인 삶과 존재를 그렸다.

그 본질은 여자라기보다 그녀가 아우르며 풍기는 밝음이다.



아무튼, 유혜정씨의 그림은 매혹적이다.

때에 따라 변하는 감정의 찌꺼기까지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적나나하게 드러냈으나 작품들이 음란하기보다 맑다. 


 

그 해맑은 여인의 꿈길을 한 번 걸어보심은 어떨까요?

유혜정, '내친걸음'전은 2월13일까지 갤러리 미술세계 4층에서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6일은 인사동 사람들 만나는 셋째 수요일이다.
우중충한 날씨는 우산을 폈다 접었다 바쁘게 하지만,
곳곳에서 반가운 분의 환한 웃음을 만날 수 있었다.






'갤러리 이즈'에서 나오는 미술평론가 박영택씨를 만났고,
영화감독 이정황씨와 산악인 반민규씨를 길거리에서 만났다,






낙원동 ‘유진식당’에서 ‘통인가게‘ 김완규씨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씨,

기업은행 김재수 지점장, 사진가 정영신씨를 만나 냉면에 소주 말아 마셨다.
오라는 사람은 없어나 갈 곳은 많아 퍼질 수는 없었다.






'갤러리H'에서 열리는 유혜정씨의 ‘색은 속삭이다’를 보러가야 했다.
제목이 야시시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가?
마음 설레며 그림을 둘러보고, 유혜정씨의 미소도 찍었다.






‘유목민’에 들렸더니, 낮에 조햇님 선거사무소에 같이 갔던
사진가 이정환씨와 성유나씨도 있었고,
길에서 만났던 이정황감독과 김이하, 이산하시인을 만났다.






그런데 안쪽에는 오래된 사우 배병우가 아니라 배병수씨가 있었는데,
몇 년 만에 만나는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살아 있으니 만나는 것이다.
오래 전 부여에서 벌인 정액페인팅을 그는 영영 잊지 못할 것이다.






인사동 귀신인 불화가 이인섭씨와 전활철, 유진오씨 등

올 때마다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더 이상 술잔을 나눌 수가 없었다.
술 땡기는 이 꿉꿉한 날, 구경만 해야지만 어쩌겠는가?

반가운 사람 만나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그 사람들 떠나고 나면, 인사동이 인사동일까?
인사동보다 사람이 더 좋은 이유다.



사진, 글 / 조문호








































유혜정씨의 “색으로 속삭이다”가 열린 지난 수요일은 정신없이 바빴다.
동자동 경노잔치와 아들 선거사무소에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지랄 같았다.






장대처럼 내리는 비를 뚫고 집을 나왔으나,
물에 빠진 쥐 처럼 웅크려 떨고있는 노숙하는 친구들 모습에 마음도 편치 않았다.
더구나 셋째 수요일은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대포 한 잔하는 날이 아니던가.





오후 늦게 인사동에 도착했는데, 우연히 영화감독 이정황씨가 알려 준
유혜정씨의 “색으로 속삭이다” 전시를 보게 된 것이다,
작가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 작품들은 마치 작가의 일기장을 엿보는 것 같았다.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스쳐가는 사소한 감정과 생각들이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되어 있었다.
때로는 천경자화백의 영혼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젊은 한국화가 김현정의 발칙한 도발도 느껴졌다.
그림들이 하나같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은 작가의 솔직한 감정 때문일 것이다.






난, 미술평론가도 아니고, 기자도 엉터리기자다.
기자라면 인터뷰나 보도 자료에 의해 글을 써야하지만,
말이 어눌하고 귀까지 어두워 인터뷰를 할 수 없는데다,
작업노트는커녕, 인터넷 검색을 해도 작가에 대한 글 한 줄 나오지 않았다.






오직 작품을 보며 느꼈던 생각의 파편들뿐이다.
책상 위에 놓인 것이라고는 그림이 인쇄된 엽서 한 장과
그의 명함에 그려진 변기에 걸터앉은 요염한 여인의 깜찍 발랄 함 뿐이다.
개인적인 감상문에 불과한 글을 굳이 쓰는 것은 작품이 색으로 속삭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림들이 너무 매혹적이다. 욕망에서부터 사랑과 희망이 버무려져 있고,
순간순간의 감정은 물론 일상의 지루함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다.
화법이나 기법에 연연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표출되는 욕망의 찌꺼기까지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림은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철학적 사유가 담긴 메시지였다.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유혜정씨의 “색으로 속삭이다”는
인사동 ‘갤러리 H'(02-735-3367)에서 열린다.

꼭 한 번 감상하시길...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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