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DESIGNERSPARTY' facebook에 올라 온 사진을 보니,
고 임인식 선생께서 1954년도에 찍은 인사동사진이 한 장 올라와 있었다.
너무 친근하면서도 낯선 장면이었다.



그 당시는 시골서 살던 꼬맹이 시절이라 인사동은 커녕 서울도 와보지 못한 때였다.




일단, 그 사진과 가까워 보이는 장소를 찾아 인사동에 나가 보았다.
월 말이 되면 다음 달 전시소식 나오는 안내 책을 구할 일도 있었다.




코로나 여파로 인사동은 마스크로 가린 사람들이 가끔 오갈 뿐, 한산했다.
돌 턱에 웅크려 자는 여인이, 오늘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봄 냄새 풍기는 울긋불긋한 여인네 옷들도 진열되었으나 구경꾼은 없었다.
모처럼 할머니 따라 구경나온 어린이들만 신났다.




50년대 인사동 사진 속 장소는 아무래도 옛날 엠비시 사옥 자리인 '덕원빌딩' 터가 아닌 가 싶다
‘통인가게’ 관우선생이 그 무렵 살았으니,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인사동 관광 안내소에서 ‘서울아트가이드’4월호 한 권을 구했는데,
책 두께가 예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 만큼 전시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럴 때 일수록 작가들이 하던 일을 평소처럼 이어 갔으면 좋겠다.
오프닝 파티 없이 쉬엄쉬엄 들리는 풍토로 바꾸고, 때에 따라 대관료도 활인받자.




나온 김에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김주호씨 ‘태평천하’를 보러갔다.
요지경 속의 풍속을 펼쳐놓고, 오늘의 현실을 비판하며 풍자하고 있었다.
우습지만, 슬픈 것은 우리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요즘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코로나가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진심으로 정 부칠 수 있는 그런 인사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진, 글 / 조문호











지루하고 답답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울한 일상을 보내는 즈음,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색다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김주호의 ‘태평천하’전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회현상의 체험을 바탕으로 형상화한 요지경 속 풍속도다.

태극기부대가 등장하는가 하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의 배설물들이 여기 저기 전시되어 있다.

아기자기하게 탁자에 놓였거나 벽에 걸린 작품들은 장식적 요소까지 더해 ‘나무화랑’ 전시장이 색달라 보였다.




그의 작품들은 사회 비판이며 진술이자 풍자다.

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한편으로 슬프지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4월 6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이번의 다양한 근작들엔 미술 이전에 ‘인간’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미술 이후의 '사람'을 말하고자 하는 김주호의 작업태도가 잘 드러난다. 질구이, ·버려진 폐품 오브제,·드로잉,·낙서,·메모,·기타 즉발적인 언어로 미술개념,·이즘,·형식,·활동방식…등 기존 미술의 틀과 형식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과 이웃이 함께하는 작업의 원초적 의미를 반증하는 것이다. 최근 그는 과거보다도 더 미술판이나 미술을 둘러싼 제도로부터 확연하게 벗어난 듯 보인다. 스스로 '동네작가'로 만족하는 그의 미술 '이후'가 더 자유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미술평론가 김진하-































태평천하

김주호展 / KIMJOOHO / 金周鎬 / sculpture
2020_0325 ▶︎ 2020_0406


김주호_보인다_테라코타_202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81019f | 김주호展 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3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태평천하. 이번 김주호 개인전 타이틀이다. 구전되는 요순시절을 제외하면 역사적 서술에는 없는 서술이다. 그런 역설을 현실에 대입해서, 김주호는 지난 1년간 그의 일상적 체험들에 대한 주관적 바램과 객관적 현상들을 기록(이자 표현)으로 모았다. 그 1년 동안 우리사회는 시소처럼 높이 솟았다가 밑으로 꺼지는 걸 반복했다. 남북간 평화협정의 기대에 들떴다가 가라앉은 분위기와 함께, 세대간·진영간·남녀간·지역간·빈부간 계층갈등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게다가 최근엔 국회의원 선거와 겹친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사회분위기는 흉흉하기까지 하다. 만화경이자 요지경 속 풍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단지성과 이성적인 삶의 태도로 지금의 이런 갈등과 위기를 잘 돌파하며 또 극복해나가고 있다. 불안보다는 희망이 여전히 크다는 것.


김주호_꽃을 든 남자_테라코타_2020


김주호_내 손끝에 은하수 1_테라코타_2020


김주호_내 손끝에 은하수 2_테라코타_2020


'태평천하'란 이율배반적이고도 진솔한 명제는 바로 이런 희비극 같은 현실을 지켜보는 작가 김주호의 시선으로부터 도출된 오소독스이자 패러독스, 비판이자 위로, 슬픔이자 여유가 겹쳐진 동시대성에 대한 진술이자 풍자다. 또 삶의 진득한 정서를 온몸으로 살아낸 작가의 일상적 커멘터리이기도 하다. 그가 바라본 '우리'와 그에게 바라다보이는 '우리'가 어떤 전형성으로 형상화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레토릭이기도 하고.


김주호_넉넉한 주머니_테라코타_2020


김주호_대박을 물다_테라코타_2019

김주호_행복한 남자_테라코타_2020


김주호_함께 소중한 우리-성모병원에서_종이에 드로잉_2020




김주호_환영풍물시장-강화 풍물시장에서_종이에 드로잉_2020



김주호_태평천하展_나무화랑_2020


한편, 이는 미술 이전에 '인간'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미술 이후의 '사람'을 말하고자 하는 김주호의 작업태도가 드러나는 기제다. 질구이·버려진 폐품 오브제·드로잉·낙서·메모·기타 즉발적인 언어로 미술개념·이즘·형식·활동방식…등 기존 미술의 틀과 형식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과 이웃이 함께하는 작업의 원초적 의미를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최근 확실히 그는 과거보다도 더 미술판이나 미술을 둘러싼 제도로부터 확연하게 벗어난 듯 보인다. 스스로 '동네작가'로 만족하는 그의 미술 '이후'가 더 자유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 김진하



Vol.20200325c | 김주호展 / KIMJOOHO / 金周鎬 / 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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