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이 손끝으로 체감할 수 있는 문화 행정을 펼치겠다”며

“올해 3년째인 ‘문화가 있는 날’을 정착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정현기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인터뷰는 재미없으니 좀 뾰족뾰족한 질문들을 하겠습니다.” “그럼요, 국민들께서 궁금하게 여기는 것이 있을 테니까요.”

김종덕(58)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그럽게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문체부 장관 서울 집무실에서였다. 그는 지난해 8월 장관에 취임한 후 언론과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 했다. 기자의 ‘뾰족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익숙지 않겠으나 막힘없이 술술 답했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한 교수 출신답게 달변에 가까웠다. 그런데 능수능란하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소탈하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주는 게 여느 달변가와 달랐다.

청와대는 지난해 그를 임명하며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현장감각이 뛰어나 문화융성 기조를 실현하는 데 적임이라고 여겨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지명도가 낮았던 탓에 예상치 못한 발탁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교직에 있던 분을 누가 문체부 장관으로 추천했을까요. 누군지 알고 계십니까.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일하러 온 사람이 어떤 사람(추천자) 눈치를 보고 일하면 곤란하니까요. 저는 대통령이 추천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저의 여러 가지 점을 보시고 결정했다고 생각해요. 다섯 달 정도 지나면서 곁에서 대통령 인사 스타일을 보니 스스로 결정을 많이 하세요. 누가 추천을 했더라도 각료는 대통령께서 당연히 판단하고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공무원을 직접 통솔해 보니 어떤가요. 장관 되기 전에 공무원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다른가요.

“제가 교수로 있을 때 접촉하고 일을 함께 해 본 곳은 산업자원부와 문화부가 전부입니다. 공무원들에 대해서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전문성에 있어서는 ‘내가 당신들보다 한 수 위다’,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와서 보니까 그게 아니구나 싶어요. 제가 전문 분야에 대해 알기는 좀 알지만 이해관계에 빠져 있었던 것을 깨달았지요. 오늘 제가 관광분야에 계신 분들을 뵈었는데, 이분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이니 자기 얘기만 해요(허허.) 그 반대의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을 만나면 또 자기 얘기만 해요. 그래서 아, 내가 예전에 그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이제 와서 보니 국회의원들도 제가 많이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자기 이해에 빠져있고 뭘 잘 모르면서 소리만 지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만나 보니까 고생도 엄청나게 하고 일에 대한 전문성도 굉장히 깊더라고요.”

―국회의원이 고생한다고요? 일반 정서와 좀 다른데 그들이 고생하는 게 도대체 뭘까요.

“의원들이 막연한 의혹만 갖고 소리 지를 수 없거든요. 조사를 해서 근거를 갖고 말해야 합니다. 상임위원회에 가면 기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거기서 속된 말로 헛소리를 했다가는 표가 어마어마하게 날아갈 수 있거든요. 그분들은 항상 국민들에 의해 평가받는 사람들이잖아요. 자기가 한 말과 자기가 펼친 정책에 대해서 잘못되면 곧바로 표로 판단당하니까. 교수는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아요. 자기 활동에 대해서 그렇게 책임을 지지는 않죠. 공무원들은 그 중간쯤 있는 것 같아요. 의원들보다는 좀 평가가 늦고 자기가 한 잘못에 대해서도 피드백도 늦지만, 자기 생계가 위협받거나 직이 위협받을 만큼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죠.”

―장관께서 의원들을 알아주는 만큼 의원들도 장관을 알아줘야 할 텐데요.

“의원들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말은 아니고, 소회를 물어보니까 제가 알던 것과는 다르더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죠.(허허)”

―지난 5개월 동안 장관직을 맡기 잘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나요.

“제가 오기 전부터 진행된 것이긴 하지만 ‘문화가 있는 날’ 행사가 좋아지고 있어서 기쁩니다.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는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주요 국·공립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등 각종 행사를 펼치고 있다.) 물론 지역, 세대, 계층 간 격차 등 해결할 문제가 있지만, 좋은 정책이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사실 대통령께서 일반인들을 만나 뵙는 기회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공식행사 가셔서 축사 하시고 그런 거지, 편안하게 만날 기회는 없거든요. 이런 계기로 옆에 편안하게 앉아서 얘기도 하시고 문화행사도 즐기시는 거지요.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문화가 있는 날’에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하며 감독,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과 대화를 나눴다.) 또 하나는 지난번 한·아세안 정상회담 때 문화행사를 저희 부가 맡아서 했는데 각국 정상들께서 굉장히 좋아하셨던 것입니다. 음식 하나를 서빙하더라도 테이블 접시에 그 나라 언어로 음식에 대한 설명을 했거든요. 작은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각국 정상들이 호평하신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부 신년사에서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 체감도가 중요하다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제가 문체부 직원들에게 그렇게 당부했습니다. ‘국민들은 매크로한 정책에 아무 관심이 없다. 자기 손끝에서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문화로 느끼는 것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자.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하시는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좀 겸손하게 듣자.’ 공무원이 일반인과 접촉을 하면 부정부패나 비리가 끼어든다고 생각을 해서 피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자꾸 국민들과 접촉해야 하는 시대라고 했습니다. 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과 만나면 관리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받을까 봐 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느 시대인데 관리가 가능하겠습니까. 언론은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대신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접촉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문체부 임직원들이 언론사 기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과 관련, 문체부가 그것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김 장관은 과거 공보처 기능을 부활하는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체부 일각에서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고 하는데, 장관의 의지는 굳은 듯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아, 작년 말에 저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휘말려서…. 외부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도 있고, 우리가 잘 설명을 못해 드렸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문체부 인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정작 우리가 하는 일보다 더 부각이 됐는데, 지금도 그런 측면이 있어요. 우리가 적극적으로 문체부 입장을 말씀드려도, 가리키는 달은 안 보고 손 끝만 본다고 하잖아요.”

―문체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 제2차관에 힘이 쏠린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었지요.

“차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요. 조직 개편이 마치 김종 제2차관이 원하는 대로 됐다고 보시는데, 조직이란 것이 그럴 수 없어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차관은 차관의 일이 있고 장관은 장관의 일이 있죠. 우리가 실(室)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하면서 업무 영역이 연계된 것을 묶었어요. 해외홍보를 빼면 1차관과 2차관 쪽에 각각 3개실씩 나눴습니다. (그는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금이 많은 관광과 체육이 제2차관 쪽에 있으니까 말이 나온 것인데, 예산을 차관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이 내려오면 편성된 대로 집행을 하는 것이고, 예비비도 장관이 결정해야지 나가는 거예요. 차관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렇게 설명했음에도 김종 차관 실세설이 지금도 유력하게 떠돌아다닙니다.

“원용기 문화예술정책실장이 (김 차관과 같은) 한양대 출신이고, 우 국장(우상일 체육국장)이 그대로 있는 것도 그렇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 국장은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인사가 이뤄졌던 것입니다. 제가 온 다음 실·국장을 다 바꿀 때 기본 원칙은 그 사람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했어요. 또 실장 체제로 가야 하기 때문에 실장에게 어떤 국장이 그 일을 맡으면 좋겠냐고 의견을 많이 들었어요. 국장들에게는 과장 배치에 대해 물어보고요. 당신은 어떤 과장하고 일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봐서 결정을 한 것이거든요. 그게 다 김종 차관이 그랬다고 하는데, 제가 한 일로 차관이 욕 먹으니 미안할 정도입니다. 김 차관은 사실 억울해도 언론에 나가서 설명을 하면 또 자꾸 부각이 되고 해서 제가 한동안 조용히 계시는 게 좋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문체부 산하기관장 인사 때 김 장관께서 재직했던 홍익대 출신이 많이 등용됐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문체부에선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해명 자료를 냈으나, 좀 안이하게 인사를 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장관 취임 후 임명한 공공기관장 7명 중에 학부 기준으로 홍익대 출신은 1명입니다. 모든 인사는 철저히 업무 중심으로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공공기관장 임명 때 현장 여론, 전문성, 도덕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인물을 선임하고 있습니다. 인사 때마다 홍익대 출신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장관이 홍익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 있는 분들이 배제돼서도 안 될 것입니다.”

그는 인터뷰를 한 후 며칠 지나 다시 만난 자리에서 “인사 때문에 정말 골치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안 하겠다고 거부하고, 새 인물을 발탁하면 그 분야의 기득권 세력들이 강하게 반발한다는 것이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계가 열려 있어야 하는데, 어느 분야보다 더 닫혀 있어요. 그게 참 ….”

―유진룡 전 장관이 ‘청와대의 문체부 인사 개입’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김 장관께서 유 전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함으로써 전·현직 장관이 대립하는 양상이었는데.

(유 전 장관은 “2012년 8월 문체부 체육국장과 과장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유 전 장관이 만약 인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해놓고 나서 물러난 뒤 그런 말씀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요. 대통령께선 오래전부터 체육계 비리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으로 알아요. 이번 정부의 가장 핵심 단어는 개혁이에요. 4대 국정 기조 위에 있는 것이 개혁이에요. 태권도 선수 아버지가 자살을 할 정도면 이건 빨리 바꿔야 한다고 판단하신 것이지요. 청와대는 다양한 정보 소스가 있습니다. (그걸 근거로) 대통령께서 그런 지시를 내리신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공식적으로 주무장관한테 제대로 처리하시오, 한 것이 뭐 그리 잘못된 것인가 싶습니다. 또 그 지시를 받고 처리하는 게 뭐 그리 잘못된 것인가 싶어요. 음모론 뒤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공식적으로 지시를 내리신 것이고 공식적으로 처리를 했으면 그렇게 끝나면 되는 건데. 그 뒤에 그에 대한 해석이 붙으면서 이해를 못하신 분들은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장관의 위치에 계신 분이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저는 잘 이해가 안 돼요.”

―그게 정윤회라는 인물이 뒤에 있어서 그렇지요.

“지금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 세태는 공식적인 조사를 잘 신뢰하지 않아요. 오히려 ‘카더라’ 루머를 더 믿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이게 아무리 버선목을 다 뒤집어 까서 보여줘도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문체부 인사 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희범 문체부 제1차관이 사표를 낸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김 차관은 이날 “제 개인적인 역량의 부족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표가 수리되는 순간까지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갑작스런 사표와 관련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는 가운데 광주아시아문화전당 운영 문제를 국회에서 처리하는 과정 등에서 그의 업무 방식에 불만을 갖게 된 청와대 측이 사퇴를 권고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문체부 수장으로서 ‘모든 일은 내 책임’이라고 강조해 온 김 장관으로서는 청와대 개입설이 도는 인사 파문을 가라앉히며 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 융성 정책에서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체부 업무계획에 창조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키고 한류를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내용이 있던데요.

“콘텐츠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융합형 지원 정책을 펼 생각입니다. 모태펀드를 20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 창작 지원 공간인 ‘콘텐츠코리아랩’을 거점으로 지원 기능을 모으고 쌓아서 다양한 연계 사업을 발굴할 것입니다. 한류를 발전시키기 위해 올 상반기에 한류기획단을 출범시켜 국가 간 문화 교류를 풍성하게 하자는 차원에서 ‘한류 3.0’을 구체화하겠습니다. 올해 5월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식 주제의 한국관을 운영하는 것처럼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도 문체부가 앞장설 것입니다. 작년에 외국 관광객 1400만 명을 넘겼는데, 올해는 훨씬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관광업계와 함께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취임 초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폐인’이었던 적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집사람한테 얼마나 혼났는지 몰라요. 쓸 데 없는 얘기하고 다닌다고. 사실은 제가 게임 폐인이란 말을 꺼낸 것은 지금 세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중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거예요. 게임 시장이 영화 시장의 10배 정도 돼요. 청소년들한테 미치는 영향은 100배 정도 될 거예요. 이 미디어를 아이가 선용하느냐, 악용하느냐는 사적 영역입니다. 가정 교육과 관련된 일이지요. 그것을 정부가 개입할 수 없어요. 하지만 공적 영역이라면 상황이 달라지지요.”

―공적 영역이어서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를테면 폭력적인 게임들에 관한 것이지요. 사이버상의 폭력은 아이들에게 폭력에 대한 환상을 심어줘요. 게이머들이 게임 안에서 폭력적 행동을 했을 때 잘못된 결과를 낳는다는 철학을 심어줘야 합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 것 없이 우리 마음대로 만들어 돈벌이하는 데 왜 정부가 나서느냐 하면 곤란하다는 것이죠. 게임보다 영향이 작은 영화도 한 편 잘못 만들어졌을 때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참 크거든요. 게임을 만드는 분들이 좀 더 깊은 철학을 가지고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장관께서는 영상 분야의 전문가이신데, 영화산업계에서 기대를 하면서도 규제 강화 분위기가 있으니 긴장을 하는 듯 하더군요.

“영화산업이 리프트-업 하려면 투자, 배급사들이 이익을 나눠야 하는 단계에 왔다고 봅니다. 사실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 죽었을 때 이 문제는 이익의 문제를 떠나 인권문제예요.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기업이 좀 더 스태프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영화계에서 일하는 스태프들도 먹고 살만 해야 열정이 생기는 거예요. 속된 말로 ‘열정페이’, 이런 것은 임계치에 왔습니다. 저도 사업(영상 프로덕션)을 했던 사람이지만 장사꾼이 밑진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에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다 돈이 남으니까 하는 것이죠.”

김 장관은 취임 초기에 “영화산업계의 수직계열화 등의 문제는 개선돼야 하지만, 영화산업을 이만큼 성장시킨 관련 기업들의 공로를 인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인터뷰에선 앞 쪽에 훨씬 무게를 뒀다.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떤 의견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문화부가 역할을 다하면 없어져야 한다. 그게 선진국이다”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의견인지요?

“그저께 전직 장관들을 뵈었는데, 이어령 장관도 오셨어요. 이전에도 뵙고 말씀을 참 많이 들었지요. 사실 문화부가 행정적으로 할 일은 많지 않아요. 문화 각 분야 일이 균형이 맞고 잘 돌아가면, 정부 개입은 문화부가 아닌 소관 부처에서 하고 저희는 현장 문화예술인들이 힘나도록 지원만 하면 되지요. 지원도 어느 시점이 되면 정부가 돈 걷어서 하는 게 아니고 내부에서 잘 돌아가야 하겠죠. 그런 상황이라면 서구 사회처럼 문화부의 역할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가 문화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문화 융성 정책을 추진하지만, 사실 융성시키기도 하고 축소시키기도 하는 것은 국민들의 힘이라는 것이에요. 국민들의 애정과 격려가 없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응원 없는 축구가 그렇듯 말이죠. 국민들께서 문화계에 계시는 스태프들, 창작하시는 분들을 북돋아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 장재선 문화부장 jeijei@munhwa.com

 

“기부문화를 통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 만들자.”는 기치아래

원로음악인들을 재조명하고, 재능 있는 신진 음악인들을 꾸준히 발굴해 왔던 최백호(한국음악발전소 소장)씨가

이번에는 마포구 아현동의 옛 ‘마포문화원’ 자리를 리모델링해 독립음악인을 위한 공간 ‘뮤지스땅스(Musistance)를 개관했다.

‘뮤지스땅스’는 마포구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최백호씨의 ‘한국음악발전소’가 협력하여 만들어 낸 인디 음악창작소다.
‘뮤직(Music)'과 독일의 나치에 대항해 용감히 싸웠던 프랑스 지하 독립군을 뜻하는 ‘레지스땅스(Rsistance)’

합성어가 ‘뮤지스땅스’인데, 음악 혁명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두려워 않는 그런 각오라면

분명 한류문화를 이끌어 갈 ‘음악 성지’로 자리 잡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옛 ‘마포문화원’이 있었던 지하 1·2층의 노후한 공간은 그동안 노숙자들이나

드나드는 범죄 온상지였는데,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온, 이 비밀스런 지하공간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맞서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갈 독립음악전사들의 지하본부로는 딱 안성마춤이었던 셈이다.

지난 22일 오후4시, 많은 음악인들과 관계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뮤지스땅스’가 성황리에 문을 열었다.

한 시간이나 늦은 오후5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박홍섭 마포구청장을 비롯한 김종덕 문체부 장관,

지역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이 함께 했던 개관식은 모두 끝나고 조촐한 연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인사동 사람’ 대표로 박인식, 정영신, 전인미씨 등 네 사람이 참석했던 오프닝 파티에는

최백호, 윤시내, 남궁옥분 등 중견가수를 비롯하여 원로와 신진에 이르기 까지 많은 음악인들이 

축하하고 있었는데, 그 뜨거운 음악적 열기가 ‘뮤지스땅스’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한류문화를 이끌어 갈 음악전사들의 성공적인 독립을 위해 우리 모두 축배를 듭시다”

사진,글/ 조문호

 

 

 

 

 

 

 

 

 

 

 

 

 

 

 

 

 

 

 

 

 

 

 

 

 

 

 

 

 

 

한국음악발전소(소장 최백호)가 맡아 운영하게 될 ‘뮤지스땅스’에서는 뮤지션을 위한 창작지원 프로그램, 수준별 음악교육 프로그램, 뮤지션 벼룩시장, 독립영화 상영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리고 음악인들의 쉼터로 제공되는 ‘홀땅’에서는 500여장의 희귀음반 및 라이브 실황 DVD, 만화책과 음악관련 서적, 간행물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2일 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뮤지스땅스 그랜드 오픈페스티벌'에는 재즈 월드뮤직 힙합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젊은 뮤지션들이 출연하게 된다.

 

(22일) 재즈 피플 2014 라이징 스타와 송영주트리오,

(23일) 마푸키키와 하림,

(24일) 유근호와 이한철,

(25일) 던밀스&옵티컬 아이즈 엑셀과 본킴&가리온

(26일) 에이프릴세컨드와 3호선버터플라이

(27일) 소히와 이아립

마포구 문화관광과 ☏3153- 8352 뮤지스땅스 ☏786-7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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