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禁’, 대구원격응원퍼포먼스 ‘끌어 안아야 대구’가
지난 3월6일 오후2시부터 서울 공덕역 ‘경의선공유지’에서 조용히 펼쳐졌다.




원격응원퍼포먼스는 코로나와 생존 싸움을 벌이는 대구시민들을 위한 응원으로,
마임이스트 유진규, 이정훈, 전형근을 비롯하여 연극연출가 기국서, 기타리스트 김광석,
화가 박방영, 임근우, 서예가 한창환, 민중 음악가 한 받, 설치미술가 하천남,
디자인 이한주, 사진 및 영상 기록에 다모토리, 황현성 등
이십 여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응원한 예술행동이었다.




봄은 소리 없이 우리 곁에 다가왔으나, 봄을 맞을 겨를이 없다.
온 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 역풍으로 꽁꽁 얼어 붙어버렸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은 병마와의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그러나 생업도 마다하고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인들이 있는가하면,
어수선한 도시에 구호물자를 챙겨 보내는 사람도 줄을 이었다.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마임이스트 유진규씨가 주동이 되어 추진한 응원퍼포먼스가
바로 그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주술적 퍼포먼스였다.
그리고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관객을 끌어들이지 않고,
전파로 대구, 경북지역으로 전달하는 예술행동이었다.




참여하는 예술가들도 퍼포먼스 하루 전에 SNS로 연락되었으나,
온라인 체계에서 벗어났던 나는 당일 새벽에서야 알 정도로 급조된 예술 팀이었다.




지난 6일 오후1시 무렵, 공덕역 1번 출구에서 기국서씨를 만나 퍼포먼스를 벌일 경의선 공유지를 찾아갔다.
공덕역 1번 출구에서 조금 들어가니, 컨테이너 건물이 들어서 있는 낯설지만 정겨운 공간이 나타났다.




일찍부터 유진규씨를 비롯한 각지에서 모여든 작가들이 그 날의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었다.




공유지 주변에 들어서 있는 폐 컨테이너 색깔은 회색이 아닌 노랗거나 하늘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예쁜 그림들도 붙어 있었다.  귀여운 액세서리를 파는 가판대나 옷가게도 있었다.




알고 보니, 이곳이 말로만 듣던 ‘늘장’이란 공간이었다.
시민들의 행동을 통해 도시에서 살아갈 권리를 찾고,
도시 공간의 공공적 가치를 지키려 공간 점유 운동을 벌이는 곳이었다.



 
찻집을 분홍색과 꽃 무늬로 칠해놓은 곳.
분위기 있는 책들이 어우러져 있는 컨테이너. 거인 이모네 등
정겨운 이름을 가진 컨테이너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음악으로 민중과 함께하는 한 받의 공간도 그 곳에 있었다.




전형근씨는 퍼포먼스를 벌일 공간에다 둥글게 선을 그었고,
화가 임근우씨는 참가한 예술가 이마에 ‘코로나19禁’ 붓 도장을 찍어주었다.
김광석씨는 기타 줄을 조율하는 등 준비 작업이 착착 마무리되고 있었다.




제일먼저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민중 엔터테이너 한받이 수레를 끌고 주변마을을 돌며 외치기 시작했다.
“끌어안아야 대구! 마카 힘내이소!” 그 뒤를 유진규씨와 기국서씨가 따랐다.




이어 김광석씨의 ‘고향의 봄’ 연주가 시작되었고, 기국서씨가 즉석에서 작성한 메시지를 읽었다.



“우리는 지금
전 세계는 지금
두려운 마음으로
허공을 떠도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봄기운이 스칩니다.
산야의 새순들이
날카롭게 긴장합니다.

골목길에 쏟아지는 햇볕
흐르는 계곡 물
이런 모든 기운들이
먹구름을 서서히 걷어내려
준비합니다.“




한 쪽에서는 박방영씨가 주문을 쓰고, 한창환씨는 대형 붓으로 ‘대한민국 대구, 마카 힘내이소!’라고 써 내려갔다.




이어 붉은 옷을 입은 유진규씨가 등장해 얼굴을 한지로 가리며 무릎 꿇었다.
역병을 물리치고, 온 국민의 평안을 바라는 기도를 했다.
그의 염원이 담긴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장엄했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김광석씨의 기타소리가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 앉혔다.




비닐 막에 갇힌 이정훈씨는 빠져 나오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고,
임근우씨는 악귀의 형상을 닮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 쪽에서는 박방영씨가 ‘코로나19 싹 물러가라’라고 쓰기도 했다.




악귀로 분장한 유진규씨가 나타나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횟가루와 소금, 물이 뿌려지는 가운데, 악귀는 쓰러졌다.
낫으로 내려찍는 것으로 역병을 물리치는 퍼포먼스는 막을 내렸다.




역병을 주술로 물리치며 따뜻한 고향의 봄을 맞는 희망찬 퍼포먼스였다.



우리 국민은 정말 위대하다.
국가 위기가 닥칠 때마다 흩어지지 않고 똘똘 뭉쳤다.
지난 IMF 구제금융 요청 시에는 온 국민들이 갖고 있던 금붙이를
나라에 내놓는 희생정신을 발휘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누고?'

충분히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민족이다.
대구, 경북 사람이여~말카 힘내입시더!



사진, 글 / 조문호








































































































































































 


정영신사진


살아 생선 강민선생께서 주도하신 인사동 오찬 모임이 오랜만에 다시 열렸다.
선생께서 돌아가시고 부터 서서히 잊혀져갔는데,
강민선생은 차지하고라도 김승환, 방동규선생 등 다른 분마저 뵐 수 없었다.
언젠가 자리 한 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서정란씨로부터 메시지가 온 것이다.



조문호샘 올해 가기 전에 송년회 한 번 해요. 강민 선생님과 친분 있는 분들이랑요

그래서 "얼씨구나" 만들어진 자리가 지난 30일 정오에 뭉친 나주곰탕오찬모임이다.

인사동 툇마루일층의 나주곰탕은 강민선생 단골이기도 했지만,

탕 속에 고기가 푸짐해 술안주로 안성마춤인 밥집이다.


 


약속장소는 손님이 꽉 차, 다들 그 옆에 있는 찻집에 앉았는데,

방동규, 김승환 선생님을 비롯하여 박희연, 서정란, 이명옥,

이은정, 전태수씨 등 여러 분들이 자리 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보면 반갑고, 앉으면 빨고 싶은 분들이 아니던가?

강민선생님이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게 왠 말인가?

서정란씨 이야기가 오늘 점심은 돌아가신 강민선생님이 산다는 것이다.

모임이 정해지고 생각지도 않은 전화를 받았는데, 강민선생 아드님이었다고 한다.

아버님께서 자주 만났던 분들께 인사동에서 밥 한 끼 대접하겠다"는 것이다.

이심전심이었다.

이건 분명 강민선생님께서 저승에서 아들에게 지령내린 것이다.


 

창밖을 내다보니, 기국서씨가 '나주곰탕'으로 급하게 들어가고 있었다.

가서 찻집으로 데려 왔는데, 차라도 한 잔 하며 여유롭게 즐기라는 계시였다.

다들 연말이라 모이는 곳이 많은 모양인데, 뒤늦게 이행자시인도 나타났다. 

뚜꺼비 같은 소설가 김승환선생은 인증 샷만 찍고 도망치셨다.




 나주곰탕’에서 자리 비었다는 전갈에 다들 밥집으로 옮겼다.

소주 한 잔하며 탕 그릇에서 건져 놓은 수육을 보니, 돌아가신 강민선생님이 생각났다.

술 안주로 건져놓은 수육을 매번 슬며시 내 접시로 옮겼는데, 마치 죽은 울 엄마 같았다.

불의에는 칼날처럼 매서웠던 강민선생님의 그 자상한 모습이 떠오르니, 어찌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


 

눈물이 탕 그릇에 떨어지는 거야 괜찮으나, 누가 볼까 쪽팔려 미치겠더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 지, 술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요량도 못한 채 취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밀정원으로 차 마시러 갔다.

, 까발리는 걸 좋아하는데, 다들 비밀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비밀정원에 가 있으니, 다른 곳에서 한 탕 뛰고 온 김명성씨가 나타났.

기국서씨는 술이 부족했던지, 보드카처럼 생긴 독주 한 병을 사 왔다.

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두 잔만 마셨는데, 그 술을 혼자 홀짝 홀짝 다 마셨다.


 

오늘은 빠질라고 작정하고 왔어요’라고 했던 귀엣말이 생각났다.

기상천외의 퍼포먼스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자리에서 일어 나 남녀가 약속이나 한 듯 갈라졌다.

방배추선생께서 기국서, 김명성씨등 꼬봉들을 거느리고 유목민을 습격한 것이다

가보니 송일봉씨가 입구에서 뭔가를 정탐하는 것 같았고,

안쪽에는 시인 정동용, 기타리스트 김광석, 발렌티노김도 보였다.


 

여기 저기 다니며 사진 찍을 일도 많은데, 방배추선생 구라 듣느라 퍼져버린 것이다.

방동규선생이 누구더냐?

백기완, 황석영씨와 더불어 조선의 삼대구라로 꼽히는 분이 아니던가.

방배추선생은조선의 주먹등 최고로 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노동판에 일하러 가고, 체육관에 다니며 체력 관리하는 분이다.

, 한마디로 선생님을 義人이라고 생각한다. 옳지 못한 것은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이다.

태극기부대나 가셔야 할 분이 촛불집회마다 쫒아 다니신다.

얼마 전 김정헌씨 작품 보러 간 영종미술관에서 그림 보며 내려오다 굴러 떨어져

엠블란스에 실려 갔다는 소식도 뒤늦게 들었다.


 

그 날 하신 말씀도 놀랄 노자다.

여지 것 청년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노인이 된 것 같다는 말씀이셨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살아온 그 소설 같은 실화를 기국서씨 더러 극화하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그 날 이야기만도 밤 샐 것 같아 말머리를 돌려야겠다.


 

기국서씨는 귀가 어두워 여기 저기 귀 기울이는 꼴을 보더니, 날 더러 탐색가라 했다.

내 귀에는 색을 탐하는 자로 들렸는데, 제 버릇 개 못 준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두 번째 툇마루에서 열릴 인사모시간이 늦어버렸다.

정동용씨 더러 있으라 해놓고 사진 한 장 찍지 못한 채 달려갔는데,

가서 된장비빔밥에 술말아 또 한 잔 걸친 것이다.

반가운 분들과 노닥거리니, 시간은 잘도 갔다.


 

작별 인사하기가 무섭게 유목민으로 달려가니, 이미 술꾼이 바뀌었더라.

방동규선생을 비롯한 잔당은 물론 정동용, 발렌티노김, 김광석씨도 다 사라져버렸다.

새로 등장한 이인섭선생을 비롯하여 사진하는 이정환, 성유나씨가 있었다.

금주 한지가 두 달이 넘었다는 이정환씨는 소주잔에 음료수를 따라 마셨다.

그 술 좋아하는 사람이 미치고 팔짝 뛸 일이 아니겠는가?

정말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그나저나 긴장이 풀려 그런지, 술이 슬슬 올랐다.

쪽방 계단 오를 일이 겁나 줄행랑쳤는데, 인사동 밤거리는 축축했다.

어떤 미친 할매라도 납치되고 싶었다.



쇼윈도를 올려다보니, 처녀귀신이 잡아먹을 듯 내려다보았다.

네 이놈! 아직 정신 못 차리고 탐색하냐?

강민선생께 일러바쳐, 저승 오면 곤장이 백대다

 

사진, / 조문호
















정영신사진







































소리꾼 장사익선생의 붓으로 노래한 ‘낙락장서(落樂張書)’전이
지난 8일 어버이날에 맞추어 성황리에 개막되었다.






절절한 소리를 그침 없이 쏟아내는 그의 노래처럼,

물 흐르듯 자유롭게 쓰 내려가는 붓글씨 역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글씨였다.






예술가의 끼를 타고났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그의 인간미다.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진솔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껴안아주는 따뜻한 마음은
각박한 세상에 한 줄기 빛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예술의 무기화로 잘난 채 않는다. 그냥 예술 자체를 즐긴다.
누구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노래 부르며 글을 쓰 왔다.






지인들의 행사마다 찾아 와 축가를 불러주기도 하지만,
오래전에는 어느 공원에 모인 아줌마들의 요청을 마다 않고,
질퍽하게 부르는 소박한 모습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가끔 부쳐오는 편지의 붓글씨도 그렇지만,
작년 이 맘 때 아들 결혼식에 보낸 휘호는 글씨의 아름다움을 넘어
그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스스로의 미약함과 악필의 부끄러움에 답장조차 보내지 못한 처신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남아 큰 빚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장사익, 그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노래도, 시도, 글씨도, 그가 행하는 모든 예술세계가 그를 빼 닮았다.
아무런 규범도 없고 규칙도 없이 단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힘이 넘실거릴 뿐이다.
예술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시대 마지막 음유시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난, 그를 가수라 부르지 않고 소리꾼이라 부른다.
토해내는 것은 대중적인 노래지만, 그 노래는 판소리에 바탕 둔 소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만이 부를 수 있는 소리는 유행이나 세대의 구분 없이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소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전시장 벽에 걸린 글씨들은 평소 보아왔던 글씨체를 벗어 난 작품도 있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소리 없는 악보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번 전시작에는 그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도 더러 있었지만,
작가의 소소한 일상이나 느낌이 솔직하게 담겨있었다.
노래처럼 진솔한 삶의 자욱이 글씨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의 글씨는 자유롭게 변주하는 가락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며 뻗쳐 나갔다.
각기 다른 모양의 글자들이 어우러진 가운데,
균형과 리듬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즐거운 글씨 놀이였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이영철총장은 서문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선생의 서예는 삶의 꽃이며 눈물이고, 낙지자(樂之者)의 필묵유희(筆墨游戱)입니다.
그리고 그의 서예는 그의 노래와 더불어 우리에게 흉금을 울리는 삶의 휠링이라 하겠습니다”






‘落樂張書’전이 열리는 개막식은 작품이 벽에 걸렸을 뿐이지, 다 같이 어울리는 놀이마당이었다.
벗들과 후배들이 나와 노래 부르며 연주하는 공연장이었다.






김종규(국민문화신탁재단이사장), 이근배(시인), 심문섭(조각가), 이영철(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총장), 진옥섭(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석태진(글씨21대표)씨의 축사가 이어진 후 가수 최백호씨를 비롯하여 기타리스트 김광석, ‘아카펠라 더 솔리스츠’, ‘장사익 소리판 친구들’,
대금연주자인 아들 장영수씨 등 주변의 가까운 음악인들이 몰려나와 흥겨운 자리를 만들어 갔다.






객석에는 서정춘, 허영만, 김형영, 한명희씨 등 시인도 많았지만, 김녕만, 강제훈, 곽명우씨 등 사진가들도 여럿 보였다.
그 외에도 문봉선, 이정희, 전유성, 정재숙, 최재천, 윤세영, 최열씨 등 많은 축하객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그 날의 공연은 기타리스트 김광석씨의 반주로 최백호씨가 부른 ‘봄날은 간다“도 절창이었지만,

‘장사익 소리판 친구들’의 연주로 시작된 장사익씨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전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토록 오감을 즐겁게 한 전시는 여지 것 경험하지 못했다.
인사차 들린 전시가 어버이 날 받은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오는 14일까지 ‘이화아트갤러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의 작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유니세프에 기부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 글 / 조문호














































































































박근혜는 구속되었으나, 바로 잡아야 할 일이 한 둘이 아니다.
돌아가는 대선 판을 보니 자칫하면 죽 쑤어 개 줄 판국이다.


요즘 김진태와 홍준표가 보여주는 꼴은 완전 개그 수준이다.
한 동안 무기력증에 시달려왔는데, 이제 웃을 힘도 없다.


아직 촛불을 꺼서는 안 된다.
대선주자에게 적폐를 청산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도록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지난24일 밤에는 연남동에 있는 실험가게 ‘요기가’에서 ‘옳’퍼포먼스를 마무리하는 파티가 열렸다. 

그동안 공연한 ‘옳’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파티였는데,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어울려 정말 잘 놀더라.


나이가 아니라 생각 이 같으니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광석씨가 보여 준 광대끼 넘치는 연주도 죽였다.

나중에 총알이 떨어져 못 찍었지만...




































































































































그 자리에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를 비롯하여 이정훈, 박미루, 황현성, 홍윤경, 최현중, 꼬꼬닭, 김아란, 권음미,

장명훈, 반은기, 정공자, 문성식, 김발렌티노, 기타리스트 김광석, 바이얼리스트 박순영, 서화가 김기상,

화가 전형근, 사진가 하형우, 정영신씨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그 이튿날인 25일은 ‘광화문광장’에서 2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전주에서 올라온 깃발놀이꾼 여현수씨의 대형 깃발이 성공적인 예술행동의 피날레를 날렸다.

시민나팔부대와 풍물패들의 신나는 풍악까지 등달아 ‘광화문광장‘을 들썩였다.






이 날 ‘옳’ 퍼포먼스의 메시지는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였다.
그동안 유진규씨를 비롯한 비주류예술가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열 네 차례에 걸쳐 ‘옳’퍼포먼서를 보여줬다.

현 정국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몸짓으로 촛불시민들의 결기를 다지는 예술행동을 펼친 것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박근혜가 막 내릴 때까지 매번 다른 주제로 퍼포먼스를 벌여왔다.

그들의 예술행동이 유달리 돋보이는 것은 세대를 초월한 예술가들이 행위 자체를 즐겼다는 점이다.

그래서 '광화문광장'을 예술의 난장으로 꽃 피울 수 있었다.

여기에 이르기 까지는 유진규씨의 리더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름 같은 건 다 던져버리고, 항상 겸손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후배들의 의견을 존중해 준 것이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백기완선생을 비롯하여 이수호, 신학철, 장경호, 류연복,

정덕수, 손병주, 장순향, 김진하, 성기준, 채원희, 권양수씨 등 많은 분을 만났다.

공연 팀과 점심 먹으며 한 잔, 신학철선생 만나 한 잔, 기분좋아 한 잔, 술도 어지간히 마셨다.
























































‘옳’ 뒤풀이에서는 유진규, 김기상, 안현정, 오민정, 나비, 이정훈씨가 함께 했다.

옆 자리에 있던 수원 풍물잽이 이상호씨가 소리에다 술 값까지 보태주었다.

나비소녀의 환한 웃음에 술 맛 나는 자리였는데, 맥주집이라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재미 없어 졸다 보니 소주가 있었는데, 왜 그걸 몰랐을까.

최후의 순간까지 열심히 마시고,  열심히 노는 패거리였다.







































돌아오는 길의 ‘광화문광장’은 대미를 장식하는 흥겨운 춤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윤엽, 박재동, 송경동, 신유아, 양혜경씨등 여러명이 풍물패와 어울렸다.

촛불시민들의 승리를 자축하는 마무리 춤판이었다.

'박근혜가 끌려 들어가니 드디어 봄은 오는구나'



사진, 글 / 조문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서, 유진규, 김광석, 배일동 양혜정, 한충은 등 문화예술계 전 장르 50 여명 예술가 참여, 감동 펼쳐져


[서울문화투데이] 조문호 기자/사진가


71주년 광복절을 맞은 대규모 퍼포먼스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렸다.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은 지난 15일 오후2시 30분부터 5시까지 진행되었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퍼포먼스를 하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사형장에서 선열들의 원혼을 달래는 양혜경씨의 넋전 춤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가 총감독한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 퍼포먼스였다.

무려 5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33개의 공연이 각각의 격벽장에 나누어져 두 시간에 걸쳐 펼쳐졌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찌는 더위를 잊을 정도로 푹 빠져들게 하였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퍼포먼스를 하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이 날 열린 대규모 퍼포먼스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고, 아직까지 꿈틀거리는 일본 군국주의와 친일파 척결을 위한 공연이라지만, 모르는 여성독립운동가가 많은 사실을 깨우쳐, 스스로를 민망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많은 여성독립운동가를 두고 왜 유관순열사만 기억하도록 역사를 왜곡시켰을까? 하기야, 잘못된 것이 어디 이뿐이겠냐 마는, 이건 분명 우리나라 역사교육이 잘 못된 것이다. 여성을 얕잡아 본 것보다, 정치적인 일은 극소수의 특별한 사람이나 하니 민중들은 나서지 말라는, 주도권을 쥔 친일파들의 나쁜 의도가 깔렸다고 여겨진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퍼포먼스를 하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여성지도자 김마리아, 투쟁적인 여성독립운동가 이화림열사 정도는 알고 있었으나, 여성의병장 윤희순, 군자금을 마련한 여장부 조인성, 의용대 단장으로 곤륜산에서 순국한 영웅 박차정, 혈서로 국제사회에 독립의지를 전한 남자현, 흑룡강에서 당당히 죽어간 조선의 딸 김알렉산드라, 국경을 넘나들며 임시정부 살림자금을 마련한 정정화, 문서전달의 천재로 최초의 여성광복군 오광심, 노동자의 파업을 알린 여성독립운동가 강주룡열사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퍼포먼스를 하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이 날 40명의 여성 예술인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모든 권력과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일깨우며,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아픔을 보여주려 혼신을 다했다. 각각의 격실에서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절규가 터져 나왔으나, 진득하게 지켜 볼 겨를이 없었다. 또 다른 곳의 퍼포먼스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마임이스트 유진규씨 <왜놈대장 보거라! 우리의 자유를>퍼퍼포먼스에서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는 소리꾼 배일동씨.


수형자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력단련공간 격벽장은 열 개의 부채꼴 모양 칸막이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각자 개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는 안성마춤이었으나, 골고루 둘러보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몰려들어 좁은 입구를 막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장에서 펼쳐진 한마당 축제.



 아무튼,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배일동씨의 판소리에 실어 낸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의 통한의 몸짓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일제의 만행은 물론 최근에 일어 난 박근령 망언까지 치가 떨리게 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출연자들이 사형장으로 몰려가 '난장'을 펼쳤다. 독립운동이나 민주화를 부르짖다 사형당한 원혼들에게 한바탕 즐거움을 선사한 것이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이 독립운동가들의 저항을 받고 있다.


 민족의 아픔을 몸짓으로 풀어 낸 이 날의 공연은 매년 연례행사로 열리는 광복 기념식보다 훨씬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식민지배로 원통하게 세상을 떠난 원혼을 달래며,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굿판이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조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최고의 예술 공간으로 거듭 나길 바란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감옥에서 몰려나온 출연자와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 날 참여한 예술가는 총감독 유진규씨를 비롯하여 기타리스트 김광석, 판소리 명창 배일동, 넋전 춤꾼 양혜경, 아리랑의 최은진, 바이올리스트 강혜진, 첼리스트 문지윤, 작곡가 박순영, 연극배우 김미아, 박영희, 안현정, 이미림, 홍윤경, 정연숙, 춤꾼 나 비, 서경선, 전인정, 이영애, 화가 모지애, 배달래, 설치미술가 정공자, 이끼, 이구영, 평화활동가 반은기, 시인 선우미애, 대금과 피리 부는 한충은, 정신혜, 거문고와 가여금 타는 구교임, 송미정, 조선아, 하세라, 연출 및 기획자 김종학, 김우정, 가수 박길수, 홍민아, 서예행위예술가 최루시아, 아코디언 행위예술가 최 솔, 행위예술가 김성아, 김이음, 박주영, 백정미, 백지혜, 어효은, 오민정, 위혜정, 유유, 윤사비나, 윤푸빗, 조은성, 사진과 영상을 담당한 Damian Siqueiros, 권영일, 남궁철, 문성식, 정동일, 황현성, 의상분장을 맡은 김선미, 운영 기획위원 이은주씨등 많은 예술가들이 함께했다.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넋전 춤으로 원혼들을 달래는 양혜경씨.


▲지난 15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서대문독립민주축제 한마당’에서 왜놈대장에게 이끌려 격벽장으로 끌려가는 수형자들(여성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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