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FRAGILE

강수지&이하영_강지수_김소희_신상은_이소의_이은경展

 2023_0105 ▶ 2023_0130 / 1월 22일 휴관

초대일시 / 2023_0111_수요일_03:00pm

 

주최 / 광주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 1월 22일 휴관

 

 

G&J 갤러리G&J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3층

Tel. +82.(0)2.737.0040

blog.naver.com/gj-gallery@gj___gallery

 

서울과 광주 지역 간 교류와 신진작가를 양성하고자 광주의 신진작가 강수지·이하영, 김소희, 이소의, 강지수와 서울의 신진작가 신상은, 이은경과 함께 『Antifragile』展을 개최한다. ●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충격을 받으면 더 단단해진다는 의미로 경제학자인 나심탈레브가 만든 용어이다. 경제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충격이 필요하다면, 사람이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에서 이번 전시는 시작됐다. 최근 사람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많이 끼친 일은 아무래도 코로나19일 것이다. 3년 동안 단절되었고 일상에 생긴 많은 변화로 많은 이들이 코로나블루를 호소했다. 그 와중에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뭉칠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레트로(Retro)', '뉴트로(New-tro)', 'Y2K' 등 복고다. 신세대(Z세대)에게는 새로운 자극으로 기성세대(M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단절됐던 세상이 다시금 연결되었다. 사람들은 힘들거나 위기의 순간에 과거를 되돌아보곤 한다. 과거의 기록에서 현재의 난제에 대한 답을 찾기도 하고,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 또 하루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기억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억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고, 다른 방식으로 선보인 여섯 작가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강수지&이하영_사랑사원_한지, 닥섬유, 폐그물, 소금, 규사, 어상자_가변설치_2022

강수지·이하영은 2020년도 연구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으로 젠더, 생태,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영상, 설치, 관객참여형 작품 등으로 풀어내고 있다. 관람객들이 작품 안에서 박서영 작곡가의 「Stabat Mater: Song for Gaia」을 들으며 닥섬유로 만들어진 돌 사이를 걷게 된다. 이때 돌을 들어볼 수도 있는데 닥섬유로 만들어진 가벼운 돌을 듦으로, 관람객은 무거워 보이지만 너무 쉽게 들린다. 이로써 어렵게 느껴졌던 애도라는 것 또한 진실된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어디서든지 할 수 있단 믿음을 준다. 강수지·이하영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다시 생각하고, 애도함으로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강지수_자유로운 여자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22

강지수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본 일몰의 색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그 안에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점으로 하나하나 아로새겼다. 작가에게 기억이란 인간의 잠재의식 중 가장 소중한 것이다. 작가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추억을 붙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던지를 떠나 그리움이 맹목적으로 변한 자신을 보았다. 이후 작가는 어머니와 어린 시절 자주 보았던 석양을 보며 다시금 어머니와의 시간을, 기억을 정리했다. 그리고 비로소 작가는 자유로워지고 싶어 했던 어머니의 소망을 들어줄 수 있게 됨과 동시에 자신도 어머니에 대한 맹목적인 그리움이 아닌 편안하게 사랑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김소희_눈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3cm_2019

김소희는 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외동으로 외롭게 자랐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기억을 그렸다. 외로움, 고독함 등 감정은 눈처럼 쌓여 작가 주변에 쌓였다. 눈은 내릴 땐 몰랐으나, 녹아서 물에 적셔진 몸은 너무나 시리고, 쌓이면 너무나 무거웠다. 하지만 작가는 이제 눈 속에서 어떻게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지, 눈으로 덮힌 산을 어떻게 알록달록하게 칠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눈 쌓인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제는 늘 그렇듯 계절이 바뀌면 내리는 눈처럼 담담히 시련을 버티고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신상은_01 11 20:14_캔버스에 유채_60.5×91cm_2018

신상은은 그림으로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때 그곳」 시리즈는 2018년부터 시작되었다. 친구와 함께 갔던 여행지를 시작으로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매체로 시작된 작가만의 기록이다. 자신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그때를, 다시 가고 싶은 그곳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소의_grown2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100cm_2021

이소의는 시간의 흐름을 그린다. 작가는 어느 순간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한없이 뒤처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데 본인에게만 그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듯했다. 그러다 작가는 우연히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아닌 내 기억과 비교했을 때 변화한 모습에서 시간이 흘렀음을 체감했다. 자신의 기억과 비교해서 자라난 풀과 쌓인 먼지들을 보며 흐르는 시간과 변화된 주변을 인식하며 작가는 여유로움을 배웠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나의 초침대로 살아가기로 했다.

 

이은경_Stay Tuned_유리, 목재_가변설치_2022

이은경은 유리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객이 사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투명하기도 불투명하기도, 생각보다 단단한 듯 보여도 한순간 깨져버리는 유리라는 매체의 특성에 주목한다. 「Stay Tuned」는 '채널을 고정하다', '조율하다'의 의미와 더불어 '계속해서 주목하라'라는 뜻 또한 지니고 있다. 작품은 마치 서냉가마를 연상하게 하는 케이스 속 유리로 만든 구가 배치되어 있다. 이 유리 구들은 작가가 본 액체 상태 유리 색이다. 유리를 제작할 때는 늘 똑같은 방법으로, 항상 같은 계산에도 늘 다른 변수가 생긴다. 그렇기에 완성될 때까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한다. ■ 광주시립미술관

 

Vol.20230105b | ANTIFRAGILE展

지옥의 도끼비들이 인사동에서 난장판을 벌였다.

지난 25일, 인사동 3.1갤러리에서 무세중선생의 난장 굿 ‘지랄발광’이 열렸다.

도깨비로 분한 무세중(이시미), 한호선(말뚝이), 유준식(취발이), 장성진(마당쇠), 강지수(쇠뚝이), 원건희(꺽쇠)씨와

신받이로 나온 무나미씨가 어울려 잘못된 세태를 풍자하는 신명난 굿판을 벌인 것이다.
선인들이 탈을 쓰고 사악함을 쫓으려 했듯, 우리의 탈 대신 바디페인팅으로 얼굴을 가리고

썩어가는 사회와 정치, 도덕성을 통렬하게 꾸짖었다.

무세중선생의 그 펄펄한 광대끼와 카리스마는 아무도 못 말린다.
임산부처럼 불룩 나온 배로 뒤뚱 뒤뚱거리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났다.
그러한 무쇠 같은 정신력이 팔순이 가깝도록 그를 건재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여지껏 그 끼를  감싸 안아 온 부인 무나미선생도 꼭 그를 닮았다.

‘대동전위극단’ 예술감독인 무나미선생도 전설 같은 삶을 살아오신 분이다.
꽃다운 나이에 무세중선생의 굿에 빠져 모든 것을 바쳤다.

그 끼 하나 때문에 세상 여자들이 탐하는 모든 것 버린 채, 오직 몸짓 하나로 한을 풀며 예술혼을 불태운 것 아니던가.

 

어렵사리 외딴 지역 비닐하우스로 비는 피하고 있으나 되주에 쌀이 떨어졌는지, 고물차에 기름이 떨어졌는지,

그 살림살이는 보나마나 뻔하다. 공연 날도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않고 굿에만 혼을 쏟았단다
돈 없고 배고픈 건 참고 견딜 수 있어나 굿판을 벌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도깨비 난장굿 “지랄발광”이 막을 올리기 까지 어떠했겠는가?
물론 분장이나 사진, 홍보물, 장소 등을 제공해준 김선미, 장성하씨 등

여러분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지만, 그 다음은 어쩔 것인가.

그래서 무세중선생께 정중히 제안 드리고 싶다.

어제 ‘지랄발광’을 지켜보며, 왜 이렇게 좋은 굿판이 좁은 지하공간에서

주변사람들 끼리 감상하는 공연에 머물러야 하는지 안타까웠다.

기획과 홍보를 제대로 해, 큰 무대에 한번 올려보자.

입장료 수익도 수익이지만, 이 잘못된 세상을 실랄하게 비판하는 후련함을 많은 대중들도 함께 느끼게하자는 것이다.

무세중 선생은 “많은 사람들이 오는 걸 원치 않는다. 사람이 없어도 좋으니 우리끼리 계속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건 아니다 싶다.


큰 무대에 올리려면 첫째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깨비들이 비판하는 말들을 추임새처럼 관객들도 외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도깨비들의 신명난 판을 만들려면, 무선생의 지휘아래 젊은이들 위주로 새판을 짜야한다.

중간 중간 흥겨운 도깨비들의 다양한 깨춤을 보여줄 때는 사물놀이를 동원해서라도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야 한다.
시건방진 참견이라고 나무랄지 모르지만 한 번 고려해 보시길 바란다.


이 날 공연은 30명밖에 관람할 수 없는 자리였으나 40여명이 입장하는 성황을 보였다.
이 공연을 위해 멀리 남해에서 삼신할미상을 만들어 온 조각가 김동환씨를 비롯하여 음유시인 송상욱선생, 사진가 김상훈,

정영신씨, ‘아라아트’ 김명성씨, ‘아리랑가든’ 유재만씨 등 아는 분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무세중 난장굿 '지랄발광'은 오는 28일 일요일까지 열린다.

26, 27일은 오후8시부터, 일요일은 오후5시부터 인사동 '31갤러리'에서 있으니 꼭 한 번 관람하시기 바란다..

 

사진 : 조문호,정영신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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