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가까워오니, 쪽방촌 사람들도 좀 쌔게 나가더라.
평소 소주 마시던 사람들이 그 날은 위스키를 마셨다.
나도 만원 보탰지만, 쓸데없는 허풍이었다.

‘동자동사랑방’으로 갔더니, ‘식도락’ 돼지를 잡았다.
밥 먹을 때 마다 천 원씩 넣은 돼지 저금통을 깬 것이다.
허미라씨가 열심히 세더니, 사십 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한 달간의 식자재비도 안 되는 돈이지만, 많은 편이란다.
하기야! 천원도 없어 넣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식자재비야 그 돈으로 대략 메울 수 있다지만,
점포 월세 50만원은 고스란히 ‘동자동사랑방’에서 나간다.
공동체 주민을 위한 봉사라지만,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비는 보조해 줘야 한다.
이보다 더 확실한 빈민 지원이 어디 있겠는가?

엉뚱한 곳으로 세는 세금 단속해, 이런 봉사단체에 지원하라.
올해는 빈민의 삶 깊숙이 살펴 주었으면 좋겠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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