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더 높다.
빈곤사회연대, 동자동사랑방 등 26개 단체가 연대한 ‘부양의무제 기준 폐지행동’ 발족 기자회견이

지난 26일 정오 무렵, 서울역 앞에서 열렸다.






‘법도 사람이 만드는데, 법이 사람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사위의 소득으로 수급에서 탈락되어 살길이 막막해 목숨을 끊은 거제 이씨 할머니 유서에 적힌 글이다.

부양의무제가 가족관계를 단절시키며, 사람을 죽인 것이다.






빈곤사회연대 윤애숙씨를 비롯하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배진수,

사진 찍는 빈민운동가 최인기씨 등 많은 단체에서 나왔고, 김종오, 이상준, 박정아, 선동수, 최남선씨 등

동자동 사랑방조합원들도 여럿 참석했다.





동자동에 사는 이상준씨는 “자식 어렸을 때, 내 몸 아프다고 돌보지도 못했는데,

자식한테 나를 돌봐달라고 어떻게 말합니까?

젊은이나 늙은이나 자기 먹고 살기도 힘든데 가족이 무슨 죄가 있다고 족쇄를 채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동자동 쪽방 촌에서 기초생활수급을 못 받는 대부분의 빈민들도 부양의무제에 걸려 못 받는다.

부양의무제기준은 가족을 가난에 빠뜨리거나, 가족관계까지 멀어지게 하는 천륜을 어기는 악법이다.






나 역시 살기가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자 신청한지가 두 달이 지났다.

매달 방세 낼 때마다 입이 바짝 바짝 타들어 갔으나, 담당공무원은 천하태평이었다.

연락 끊긴 딸의 동의가 없다며 미루더니, 기자회견이 있는 26일에서야 방문했다.


다음 달부터 지급 된다니 일단 마음이 놓이긴 하나, 이제부터 소득 생기는 일은 하지 못한다.

수입만 생기면 잘리거나 돈을 적게 주니 누가 일할 생각 하겠는가?

자립하도록 돕는 게 아니라 완전 사육하는 제도였다.






여지것 미운털 박혀 그런지, 번번이 제외되었으나, 이제 출판이나 전시지원도 받아서는 안 된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창작발표마저 봉쇄된 것이다.

다른 수급자들이 돈 벌이에 나서지 못하는 것처럼 족쇄를 채워버렸다.

가족에게 짐을 지우는 부양의무제의 조속한 폐지와 함께 수급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간디는 ‘빈곤은 가장 잔인한 형태의 폭력“이라고 말했다.

가난하다는 그 자체로 가혹하다.

가난 때문에 사람들이 목숨을 끊게 하는 참혹함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빈민을 위한 정책부터 우선해야한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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