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 검사받으러 ‘성산자동차검사소’에 갔다.
작년에 떨어진 경험이 있어 잔뜩 쫄았는데, 또 불합격이었다.
여기 저기 다니며 손보느라 정신없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정선서 다큐영화 만드는 이창주 감독이 서울 왔다는 것이다.

페북에 올린 베트남전 이야기를 읽었다며, 사진집 한 권 구해달랬다.
책이야 서점이나 전시장에서 구하면되겠으나, 그보다 할 말이 많다는 것이다.
간신히 검사받고, 약속장소로 갔더니, 한 시간이나 늦어버렸다.

 

낙원동 길거리에 술판을 벌여놓았는데, 요즘 어디를 가나 노상 술자리가 인기다.

답답하지 않아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담배를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국의 좋은 막걸리만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고 한다.
막걸리에 대한 영화를 찍기 위해 충무로에서 설명회도 두 차례 가졌는데,
반응이 좋아 곧 제작에 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그 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베트남 전쟁이라 했다.
일본작가가 펴낸 베트남전에 관한 책이 있는데, 한 번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잔혹한 학살현장 사진과 인터뷰로 엮었는데, 기가 막힌 사실이 많단다.
오래전부터 베트남 전 기록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료를 수집해 왔다고 했다.
낙원동의 ‘먹고 갈래 지고갈래’란 술집에 참전했던 해병대전우들이 자주 와,
그들과 인터뷰 하려했으나, 왜 아픈 곳을 건드리냐며 거절해 다른 방법을 찾는단다.

이 친구도 꼽히면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좋은 영화를 만들 것으로 생각되었다.
자리 잡은 술집 역시 좋은 막걸리만 파는 집인데, 부산의 산성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옛날 부산 있을 때, 마셔보았던  추억의 막걸리였으나 도수가 높아 빨리 취했다.
좋은 막걸리는 누룩에 있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완전 막걸리 박사였다.

난, 술보다 대마가 덜 해롭다며, 대마초 합법화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술만 취하면 객기가 도져 상대를 곤혹스럽게 할 때가 더러 있다.
매번 후회하지만, 그 술버릇이 잘 고쳐지지 않더라.
유일하게 넘치는 기분을 가라앉히는 게, 대마초인데 구할 길이 없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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