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브렛송'의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찍은 풍경사진' 열 일곱번째 기획전인
김문호씨의 ‘THE WASTELAND’사진전이 지난 12일 충무로 ‘브렛송갤러리’에서 열렸다.
그는 30여 년 동안 도시의 그늘진 곳을 찍어 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문명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 본 그의 대상은 도시 공간 구석구석의 비루한 군상들이었다.
기존의 직설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뭔가 생각하게 하는 다큐멘터리다.
반대어법이 주는 은유성이 훨씬 큰 울림을 줄 수 밖에 없는데, 그 건 한 편의 시였다.
그동안 발표되어 온 ‘On the Road’가 그랬고, ‘Shadow’가 그랬다.
그러나 이번 ‘THE WASTELAND’에서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풍경을 찍어 내놓았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사람의 흔적을 느낄 수 있고, 심지어 사람들의 울음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찍지는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진이기 때문이다.
김문호씨는 나와 이름도 비슷하지만 20여 년 전 ‘사진집단 사실’이라는 동아리에서 함께 한 적이 있어,
더한 동료의식을 느껴왔던 터다. 그동안 서로의 일에 메 달려 만나보지 못했으나,
폐친이 되며 그의 근황을 엿보게 되었는데, 몸이 아파 병원신세도 졌다고 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한 잔 할 수 있다기에 술을 많이 마셔 위장에 탈이 난 줄만 알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의 모습이 너무 수척해 알아 보니, 위암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놀랐지만, 경과가 좋다기에 안도했다. 그 와중에 사진까지 보여주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전시된 사진들이 한 점에 50만원에서 70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는데, 더 놀랐다.
정말 겸손한 친구였다.
21일까지 전시가 이어지니, 꼭 한 번 가보시기 바란다. (02)2269-2613.
그 날 개막식에는 김남진 관장을 비롯하여 ‘눈빛출판사’ 이규상씨, 엄상빈, 성남훈, 석재현, 이한구,
안해룡, 이상엽, 이재갑, 장 숙, 김지연, 이주영, 남 준, 김봉규, 노형석, 곽명우, 임계제, 타이거 백,
김상수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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