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들은 사진가 김정일씨가 중앙대 사진과를 졸업한 후 KBS미디어 출판사진팀에 입사하기 전인

82년도에 작업한 사진들이다.

그 사진들이 정년퇴임을 맞은 30여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전시된 사진들을 돌아보니 오래 동안 잊고 있던 아련한 향수가 왈칵 밀려왔다.

빨래 줄에 귀저기가 펄럭이는 옛집 마당이 떠올랐고, 권투중계를 보다 텔레비전이 지직거려 지붕에 올라가

안테나와 씨름했던 생각도 났다. 그 당시의 아련한 풍경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 개발이란 폭탄에 깡그리 사라져 갈 때,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묶어 놓았던 것이다.

대개의 사진인들이 풍경이나 찍으러 다니던 시절에 그는 이 땅의 역사를 차곡 차곡 기록해 둔 것이다.

스승이며 사진집 발문을 쓴 한정식선생께서는 ‘이들 사진은 찍을 당시에 느꼈던 감정이나 분위기와 함께

그 이상의 매력과 맛이 느껴진다’ 고 말씀하셨다.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11월작가로 선정된 김정일의 ‘기억의 풍경’사진전은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있는 ‘포토그래퍼스 갤러리’에서 지난 18일부터 30일까지 전시된다.
눈빛사진가선 20호로 김정일사진집 ‘기억의 풍경’도 출판되었다.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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