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남자들이 대체적으로 아내에게 애정 표시를 잘 못한다.
오죽하면 하루에 세 마디만 한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
퇴근해 하는 소리가 “밥 문나?, 아는? 자자! ” 이 세 마디뿐이란다.
나 역시 아내에게 나긋나긋하지 못하다. 바꾸려 해도 천성이 그런지 잘 안 되더라.
그런데 술만 한 잔 들어가면 이 사진처럼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김없는 자화상이다.
허벅지를 베개 삼아 누운 아내에게 입 맞추는 모습이 징그럽도록 정겹다.
왼손에 잡은 삼학 소주병이 그 때 사정이나 분위기까지 잘 말해 준다.
요것이 사람 사는 맛이 아니겠는가?
요즘 돈들이 많아 각 방 쓰는 부부들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난하게 살던 시절에는 그렇게 각박하게 살지 않았다. 더 인정스러웠다.
다 돈이 웬수다.
1965년 하영복 선생께서 찍은 사진이다.
글은 조문호가 썼고, 사진은 ‘동아사진 콘테스트 입상 작품집’에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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