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문씨는 검은 분진에 휩싸인 탄광촌의 흔적을 찾아 지난날의 기억을 돌이키고 있었다.


검은 산 아래 버티고 선 수갱과 광차, 웅크려 앉은 저탄장과 그 뼈대를 앙상하게 드러낸 골재들이
마치 지옥의 한 풍경을 연상시켰다. 그 음산한 분위기가 주는 위압감이 너무 좋았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현장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물 줄이나 다름없었던 탄광의 기억들이
빛바랜 묵시록처럼 사진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글 / 조문호









[사진자료: 한국사진방송 기사에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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