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산에서 올라 온 김석중씨를 인사동에서 우연히 만났다.
너무 반가워 주머니 생각도 않고 가까운 술집을 찿았다.

한 때는 부산에서 사진동아리 멤버로 어울리며 내가 운영하던 ‘한마당’에서 그의 첫 사진전을 연적도 있다.
아타 김으로 이름을 바꾼 후로는 잘 나가지만 그 때는 그도 개털이었다.
부어라 마시어라 코가 비틀어지도록 마신 것 까지는 좋은데, 돈이 없어 주인한테 개망신을 당했다.
“장사도 안 되는데, 하루매상의 절반이나 처먹고 외상이라니!” 위기는 모면했으나 엄청 자존심이 상했다.

때마침 지나나는 청소차에 몸을 날렸다. 인간쓰레기라고 생각하니 탈 자격은 있는듯 싶었다.
난지도까지 가려는 계획은 오래가지 못해 들통이 났다.
청소부한테 들켜 욕만 잔뜩 먹고 개처럼 끌려 내려와야 했다.

정말 개 같은 날 이였다.
아직도 내 몸에서 그 때의 쓰레기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조문호(사진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