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마발 같았던 시절, 그러나 가슴 속에 따뜻한 둥지 같은 것을 품게 해 주었던 곳, 인사동.
요즘도 나는 인사동을 찾아들면 그 좁다란 골목 안으로 시선을 던져 넣곤 한다.
한때, 내 빈곤했던 영혼을 따뜻이 채워주었던 실비집, 그 실비집이 그리워서다.
내게 그 실비집의 풍경은 너무도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나에게는 아는 예술가
라고는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언제나 혼자였고, 또 혼자서 문학 공부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내게 비록 가난하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과 열망으로 모여드는 실비집의 분위기는 고담준론과 같은 것이었고, 비록 시끌
렁한 잡담과 음담패설로 왁자지껄 하더라도 내게는 자기비하가 아닌 꿈을 향한 비젼처럼 비쳐졌었다.



김신용(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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