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설핏 기울고 나뭇잎 그림자마저 땅거미가 지우는 시간이면 더욱 활발한 기운이 감도는 인사동.
눈에 띄는 카페의 이름들도 낯익은 시의 제목이나 시대의 혼돈을 풍자하는 고풍스런 단어라 반갑다.
어느 집엘 가면 낡은 베레모의 화가가 술에 취해있고, 어느 집엘 가면 글쟁이들이 동동주를 즐기며
‘성현도 시속에 따르랬다’며 적당히 풀어져 있다.
그 속에서 어울려 가곡 몇 곡 쯤 불러가며 함께 즐거울 수 있는 낭만의 거리가 인사동이다.
집시 형 귀족들이 몰리는 인사동에서 백작부인으로 불린 까닭에 이상한 낯익은 각설이라도 만나게
될지 몰라 주머닛돈을 확인한다.
미워할 수 없는 웬수들이 혼자서 고독을 삼킬 시간을 주지 않는다.
어쩌지도 못하고 오가는 거리 인사동
임춘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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