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입구에 들어서면 일단 발걸음이 느릿해진다.
여행자의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삐걱거리는 목조건물 2층의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시고 싶기도 하고,
작은 화랑들 창문 밖을 서성대면서 안에 전시된 그림들을 하나하나 음미한다.
언젠가 갔었던 파리의 몽마르뜨르 언덕에서의 배회처럼...
인파 사이로 문득, 자주 범상치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행색과 눈초리로 대뜸 예술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동네사람들이고 직업인이고 또...즉, 인사동 인사들이다.
대학로 연극인들이 화려한 젊은 내방객들에 가려 골목길을 서성이는데 반해 여기서는 그들이 주인공이어서
검정 베레모, 낡은 바바리, 파이프등으로 거리의 풍경을 연출한다.
고졸한 정원을 갖춘 가옥에서 친구와 애인과 아내와 녹차를 마신다.
전혀 날카롭지 않은 시간. 결코 둥둥 뜨지 않는 생각. 새삼스럽게 밝은 낯색. 체취.
기국서(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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