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사람들을 대개 기인 부류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는 천상병선생과 중광스님의 기행적 삶도 한 몫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기인이라고 기이한 행동만 일삼는 비사회적인 사람은 아니다.
다만 낭만과 자유, 그리고 순수의 열정이 너무 강할 뿐이다.
일상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늘 일상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낭만적인 사람들이다.

현실의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항상 외로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외로움을 덜 타려는 별난 행동들이 일반인들의 눈에는 기인으로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인이란 말 뒤에는 미쳤다는 뜻도 숨겨져 있을 것이다.
때론 창작에 대한 일념으로 한 가지에 몰입하다 보면 미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고, 진짜 미칠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만드는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넘어야 할 산이다.

비록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것과 미친 사람 사이의 그 경계를 지킬 수 없을지라도 미치고 또 미쳐야 한다.




최울가(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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