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인사동 나들이었습니다.

거리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으나 화랑엔 관객이 없다는 싸늘한 문화예술의 불가 메카지역.‘이화갤러리에서 처음 만난 재미 작가 안동국 화백은 우연한 만남이지만 너무 친근하고, 그림 전반에 흐르는 에너지가 대단했습니다.
금방이라도 큰 전시장에 황룡이 출몰할 듯, 바다 속 깊숙한 환타지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미국 라트거스 대학교 ‘짐머리 미술관’ 수석 큐레이트 제프리 웨스트는, ‘안동국이 선보인 회화 연작은 보는이로 하여금 흥분에 빠져들게 한다. 거의 모든 회화들이 엄청난 속도와 우연성으로 표면 위를 질주하는 빠른 붓질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문득 한국 옹기 기법인 수화문이 생각납니다. 마치 신들린 무당이 손을 들어 빠른 손동작으로 깃대를 휘돌리는 것 같았습니다.
옹기기법 지두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바로 건너편 화랑 ‘갤러리 31’에서는 재미 뉴욕, 민화작가 이수자님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고향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미국에서 민화를 제작하는 일은 일종의 한국문화의 확인이었다’고 말합니다. 처음엔 서예로 시작했고, 요즘 불붙은 코리아 환타지아는 민화에 대한 믿음에 빠져듭니다. 화려한 한국의 오방색과 넘치는 듯한 자유분방함에 전시장은 오랫동안 묵직했습니다.





김용문 (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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