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바뀌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인사동 나가는 일이다.
‘서울아트가이드’를 얻어와 한 달 동안의 인사동 전시일정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 1일은 정선에서 죽도록 고생만하고 돌아와, 이틀 날 정오 무렵에야 인사동에 들렸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라아트’ 건물 전면에 걸린 대형 현수막이었다.

매번 텅텅 비어있던 ‘아라아트’ 전시장에 모처럼 대형전시를 하나 유치했더라.






‘보헤미안 랩소디 퀸 월드투어’전이 7월7일부터 3개월 동안 열리는데, 

 ‘인터파크’에서 입장권을 판매하는 흥행전이라 관람객은 제법 몰릴 것 같았다.






김명성씨가 만든 ‘아라아트’가 중국자본에 넘어간 지가 몇 해가 되었건만,

그동안 7개 층의 대형 전시장에 전시 한 두 개가 있으면 많은 편이었다.

경매에 넘어가기 전에는 전시장을 놀리지 않고 볼만한 초대전을 계속 유치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대관전에 목을 매니, 볼거리도 갈 일도 별로 없었다.

예술에 관심없는 장사꾼이 하는 일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두고 볼 일이다.






그 아래 있는 ‘H갤러리’의 쇼케이스에는 김정열씨의 산이 두 개 매달려 있었다.

일단, 지나치는 이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인사동 큰길로 들어서니, 몰려 다니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여전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예향으로 꼽히는 인사동을 찾는 관광객들이

곳곳에 늘린 전시장에 들려 작품 감상 하는 일은 왜 그리 인색한지 모르겠다.





관광객들의 예술에 대한 무관심도 문제이긴 하지만,

대외적으로 인사동을 알리는 홍보에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종로구청'이나 '인사전통문화보존회'나 다들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거리는 안내책자를 보거나 사진을 찍는 등,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관광객들로 부산하다.

더러 골목 식당가를 기웃거리는 여인네 동창 모임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남정네들의 동창 모임은 별로 없다는게 특징이다.

있어도 한 둘 술집에 모여 회포를 푸는게 고작인데, 주눅 들어 사는 사내들의 현실이다.






매장 부근으로 모여드는 비둘기 쫓느라 분주한 가게 주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훠이~ 훠이~ 인사동에 잡귀는 물러가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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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창展 / HONGSUKCHANG / 洪石蒼 / painting

2015_0520 ▶ 2015_0616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34.5×46cm_2010

 

 

초대일시 / 2015_0520_수요일_06:00pm

 

 

갤러리 H 개관기념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H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 9길 10

Tel. +82.2.735.3367

 

졸박한 심미, 그 천진한 자유로움의 세계 ● 동양회화의 전통은 결국 문인화로 귀결될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형식으로서의 문인화가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문인화이다. 주지하듯이 문인화는 품격과 격조의 그윽한 정신세계이다. 기능의 숙련에 앞서 학문과 교양을 강조하고, 형상의 표현은 그 속에 사상과 감정이 내재되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 그러므로 형상을 통해 전해지는 조형의 시각적 자극보다 이를 통해 읽혀지는 의미의 요체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문인화이다. 동양회화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사의(寫意)가 바로 그것이며, 독화(讀畫)의 요구는 바로 이러한 특질들에 대한 해설에 다름 아닌 것이다.

 

홍석창_행복_화선지에 채묵_46×34.5cm_2011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35×46cm_2014
 

주지하듯이 작가 홍석창은 문인화로 평생을 일관하였다. 특유의 문기(文氣)와 분방한 화면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것이었다. 그의 화면은 언제나 천진한 여유로움과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여실하였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단련된 서예에서 비롯된 운필에 대한 장악력과 수묵, 혹은 문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임은 자명한 것이다. 일탈과 파격은 그의 작품세계를 개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어일 것이다. 그것은 법(法)에 머무르지 않고 예(藝)에 노니는 것이다. 파격을 통해 끊임없는 자기 변신을 추구하고, 일탈을 통해 그 단서를 포착하는 것이 바로 석창의 예술세계라 할 것이다. 그에게 지필묵은 자신이 속한 시공과 소통하는 효과적인 매개였으며, 자유롭고 거침없는 필선과 수묵은 바로 그 호흡을 반영하는 진솔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필은 구애됨이 없으며, 그의 수묵은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문인화라는 동양회화 예술의 정수이자 전통의 실체에 접근하는 방법이자 정신이었다라고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35×46cm_2014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49×75cm_2011

 

 

한 작가의 예술세계는 그 자신의 삶을 반영하는 것인 동시에 자신이 속한 시공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기도 하다. 석창의 작업은 전통과 현대라는 민감한 접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전통에 대한 학습과 훈련을 통해 그 요체에 육박하고, 과감한 실험을 통해 현대를 마주하였다. 부단한 탈각의 과정을 거쳐 그가 실천한 것은 바로 시대정신의 발현이었다. 이는 그의 예술 생애에 몇 차례에 걸친 기억할만한 변화를 통해 기록되고 있다. 그것은 한국화라는 실체에 접근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며, 수묵의 현대화 과정이었다. 그것은 현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통해 전통을 심화하는 것이었으며, 법칙과 규율에서 벗어나 문인화와 수묵 본연의 정신의 해방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홍석창_악귀를 쫒는 호랑이_화선지에 채묵_45.5×54cm_2012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24×35.5cm_2013
 

격에 얽매이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삼가고 조심하며, 일탈의 분방함을 만끽하지만 어지럽지 않음은 그의 작업이 지니는 장점이다. 이는 전통에 대한 오랜 학습과 견고한 이해가 전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을 일관한 작업에의 지향과 그것에 대한 믿음은 근작에 들어 더욱 극명하게 발현되고 있다. 그의 신작들은 화려하고 현란하다. 거침없는 운필과 자유자재한 재료의 사용, 그리고 어떤 것에도 구애됨이 없는 일탈과 파격의 화면은 어쩌면 그가 평생을 통해 일궈온 예술 세계의 총체일 것이다. 이제 그에게 예술은 호흡이며 신명이라 느껴진다. 흐드러진 원색들은 거침이 없으며, 일상의 소소함까지 스스럼없이 화면에 옮겨 온 듯 분방한 조형은 기성의 가치로 규정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는 스스로 한국화라는 틀을 깨고 문인화라는 고정된 인식을 타파함으로써 스스로 비상할 수 있는 시공을 열고 있는 것이다. 유법(有法)에서 무법(無法)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다시 이루어지는 유법(有法)의 변증적 과정을 상기한다면, 그는 이제 자신의 법을 확인하고 이를 과감하고 거침없이 펼쳐 보이는 것이다.

 

홍석창_산산산_화선지에 채묵_38×29cm_1990

 

홍석창_별꽃_화선지에 채묵_45×36cm_2012
 

천진함은 그의 신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이다. 마치 유희와도 같은 그의 화면은 거리낌 없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법칙이나 규율에 앞서 본능적이고 즉발적인 그의 행위는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있다. 그것은 질박하고 소탈하며 거칠고 원색적인 졸박(拙朴)의 심미이다. 이에 이르면 온갖 상념에서 벗어나 오로지 화면에만 몰입하는 해의반박(解衣槃礴)의 고사가 절로 연상된다. 더불어 그가 전통에 대한 오랜 학습과 수련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을 상기한다면, 이는 득어망전(得魚忘筌)을 떠올리게 된다.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혀지게 마련이고, 뜻이 통하면 말은 필요 없어진다. 그에게 전통은 통발이었으며, 물고기는 자유로움이었을 것이다. 그가 전하고 싶었던 뜻은 본질을 관조하는 질박함이었으며, 한국화, 문인화, 수묵 등은 이를 해설하기 위한 말과 같은 것이었다라고 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천진함과 졸박함은 단순히 근작에 나타나는 조형의 시각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것은 그가 평생을 일관하며 궁구해 온 동양회화의 요체이자 문인화의 정신이며 한국화의 본질인 것이다. ■ 김상철

 

 

 

Vol.20150520i | 홍석창展 / HONGSUKCHANG / 洪石蒼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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