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인사아트센터

"사람들 누구나 부귀장생을 꿈꾸죠. 언젠가는 떠나게 되는데 병들거나 늙기 전에는 죽는 것에 의식을 안 해요. 한 번쯤 장생과 죽음의 의미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사만화 캐릭터인 '고바우 영감'을 탄생시킨 김성환 화백(83)의 말이다. 그가 장생을 주제로 한 십장생도(十長生圖) 전시를 28일부터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2층에서 연다. 장생도가 의례 그렇듯이 해 구름 산 돌 물 소나무 불로초 학 사슴 거북이 등이 등장하는데 작품 속 화자는 고바우 영감이다.

화백은 "고바우를 고바우로 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보면 된다. 고바우 영감은 상징적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바우 영감'은 무표정한 얼굴에 머리카락이 달랑 한 올뿐인 소박한 남성 캐릭터다. 2년 전 문화재청은 '고바우 영감' 원화를 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만화가 문화재로 등록된 건 최초일 뿐더러 살아 있는 작가로도 유일하다. 그간 노수현 이상범 김환기 김용환 등 7명의 예술가 작품이 문화재로 등록된 적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작고 작가였다. 모두 80여 점이 전시되는 이번 십장생도전은 화백의 13번째 개인전이다.

그는 50년 동안 만화를 주로 그려 만화만 그리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폭의 그림에다 고바우영감을 등장시키고, 중국 고서나 격언, 혹은 한시를 자신만의 전서체로 곁들인 독특한 기법을 구사한다. 그림 영역은 모든 장르를 망라할 정도로 폭이 넓다. 풍경화, 인물화, 꽃과 곤충을 그린 초충도 민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시는 6월 2일까지. (02)736-1020

[매일경제 /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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