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동안 정선에 있다 지난 28일 서울로 돌아왔다.

새로운 전시들도 볼게 많지만,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러 인사동에 나갔다.
인사동 거리는 다소 여유로웠고, ‘통인가게’ 마당의 공사현장엔 한옥으로 된 2층 누각이,
제법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져, 술집들도 골목길 좌판이 성시였다.

연 이틀 동안 인사동 전시 작품들을 돌아보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김규헌, 조충래씨의 그림전, 양지운씨의 도자전, 권치규씨의 조각전 등 인상 깊은 전시들이 많았다.
반가운 분으로는 ‘인사동 유목민’에서 전활철, 공윤희, 김명성, 조미자, 노광래씨를 만나 소주 한 잔 했고, ‘툇마루’의 ‘인사모’ 모임에서는 민건식회장을 비롯하여 김완규, 김동주, 박원식, 송재섭, 권치규씨 등 아홉 분이 모여 막걸리를 마셨다. ‘아지오’에서는 한정식선생과 한진희씨를 만나 서양 빈대떡도 먹었다.

그러나 술 마시며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세월호와 관련된 정치판 이야기라 짜증이 났다.

뒤숭숭한 세상을 어쩌랴마는 이제 그만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

 

“6월5일이 울 아부지 제삿날이라 내일 다시 정선으로 간다. 표 찍고, 제사지내고 오면 그 때나 세상이 좀 조용해지려나?”



 

 

 

 

 

 

 

 

 

 

 

 

 

정기호씨의 '미치도록' 전시가 끝나는 5월7일, 아내와 함께 ‘아라아트’로 갔다.
전시 철수를 도와주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인사동 골목을 찍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공윤희씨와 함께 작품을 포장해 댁으로 옮겨드린 후,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요즘의 인사동 골목이 많이 달라졌다.
구청에서 인사동 골목이나 거리 구석구석에 나무들을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 나무 몇 그루가 거리 분위기를 이렇게 바꿀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아라아트’가 있는 인사동11길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하려는데,
맞은편에서 강 민선생님과 이도연씨가 걸어오고 있었다.
오랜만이라 무척 반가웠으나, 찍기로 한 골목작업은 끝난 것이다.

강 민선생님은 ‘포도나무집’에서 식사와 반주를 드신 후, 댁에 들어가는 길이셨다.
한 잔만 하자는 말씀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민충걸선생 전시 뒤풀이 때 함께 했던 ‘마중’으로 찾아갔다.

이도연, 강 민선생님과 도토리묵을 안주로 막걸리를 마셨는데,
생각치도 않은 김명성, 공윤희씨가 나타났고 뒤이어 아내와 조경석씨가 찾아 온 것이다.

그러나 오후8시부터 고인이 된 ‘용태형’ 추모식이 있어 오래 지체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장례식장에 가려고 나오는 길에서는 서양화가 문영태씨를 만났고,
서인사마당 주차장에서는 김상현씨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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