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도 가을을 알리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분다.

거리에서 그림 파는 동양화가 허원훈씨에게
“날씨가 서늘해 부채는 거둘 때가 된 것 같다”고 말 붙였더니
“날씨에 상관없어요. 겨울철만 팔지 않고, 봄이나 가을에도 팝니다”라고 답했다.
부채가 더위를 식히는 역할 보다 장식품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는 이야기였다.

허씨가 그려 파는 품목은 부채와 족자 등 동양화 소품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가격이래야 만원에서부터 비싸야 3만원이 고작이다.
“하루에 얼마나 팔립니까?”라고 물었더니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란다.
하기야 남의 영업 비밀을 묻는 내가 잘못이다 싶다.

이젠 서양화 파는 외국인까지 나타나 신경이 꽤 쓰이는 모양이다.

지난 9일은 전시가 시작되는 수요일이라 전시장마다 사람들로 붐볐다.
대개 전시를 축하하는 지인들의 발걸음인데, 평소에도 이랬으면 좋겠다.
그 날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성파스님 옻칠전에는 손님들로 미어터졌지만,
‘노암갤러리’의 마광수, 변우식씨의 ‘색을 밝히다’전에는 지인 몇 명이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거리에서 반가운 분들도 여럿 만났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최울가씨를 비롯하여 변우식, 신소연씨, 미술평론가 윤범모, 유근오씨,

행위예술가 타이거 백, 이지하, 이영실씨, 김명지시인, ‘아리수’대표 김준영씨, ‘유카리’관장 노광래씨,

사진가 고 헌씨와 인사동지킴이 공윤희씨를 만났고,

촬영 기회를 놓친 분으로는 미술평론가 박영택씨와 문학평론가 구중서선생을 만났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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