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매 探梅 Searching for plum blossoms

이동원展 / LEEDONGWON / 李東遠 / painting
2018_1122 ▶︎ 2018_1205



이동원_청매1_한지에 수묵담채_200×35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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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홈페이지_leedongwon.kr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트렁크갤러리

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소격동 128-3번지)

Tel. +82.(0)2.3210.1233

www.trunkgallery.com



붓을 들면 시간은 멈추고 기억 저 깊은 곳 가라앉은 순간들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색을 띈 기포가 되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나의 생각은 호흡과 하나가 되고 붓 끝으로 표출되는데, 어느 순간 의식의 주도권은 소멸되어 고요함 속 그림과 내가 하나가 된다. 매화는 나의 '문득'의 경지, 가슴과 생각의 언저리에 오랫동안 맴돌며 쌓여 있던 것들이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 솟아나는 찰나의 순간을 넓은 도량으로 담아주며 이제 이물비덕(以物比德)으로서의 매화를 넘어 내 이야기의 언어가 되었다.


이동원_청매2_한지에 수묵담채_105×30cm×3_2018


혹한이 지난 겨울의 끝자락, 잔뜩 움츠린 몸과 마음으로 추위가 서둘러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랄 즈음, 죽은 듯 마르고 황량한 가지 끝에 새하얀 꽃봉오리 하나 수줍게 앉아 봄이 옴을 속삭인다. 손톱보다도 작은 구슬, 그 영롱한 꽃망울은 빛이 되어 내 마음을 기쁨과 희망으로 물들이며 시련을 이겨낸 숭고함과 희망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 이동원



이동원_청매3_한지에 수묵담채_49×24cm×2_2018

이동원_청매4_한지에 수묵담채_23.5×70cm_2018

이동원_매화희신보_한지에 수묵담채_각 17.5×11.5cm_2018


같고도 다르게 -이동원의 『梅花喜神譜』에 부쳐 ● 화가 이동원이 『매화희신보』를 펴냈다. 『매화희신보』는 송나라 때 송백인(宋伯仁)이 매화 그리는 법을 판화로 제작해 간행한 가장 이른 시기 화보의 이름이다. 원래 책은 모두 100폭의 그림에 제목을 달고, 그에 맞는 오언절구 한 수 씩을 얹었다. 매화의 한 살이로 꾸며, 처음 꽃망울이 부프는 단계에서 꽃술이 큰 꽃과 작은 꽃으로 갈라, 여기에 막 피려 하는 것과 활짝 핀 것, 흐드러지게 핀 것, 지려 할 때와 열매를 맺는 단계 등으로 갈라서 그렸다. 이것을 이동원이 오늘에 맞게 재해석해서 전혀 새롭고도 예스런 매화보로 엮어냈다. ● 송백인의 『매화희신보』는 19세기 초 청대 문인들에 의해 다시 주목되어 큰 상찬(賞讚)을 받았다. 2008년 중국 北京圖書館出版社에서 간행한 영인본에는 청대 유명 문인들의 제발이 앞뒤로 빼곡하다. 황비열(黃丕㤠)과 전대흔(錢大昕), 오양지(吳讓之), 손성연(孫星衍), 오매(吳梅)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문인학자들이 이 책에 바친 헌사가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빛나게 해준다.



이동원_탐매_모시에 수묵담채_가변설치, 각 270×30cm_2018


여러 해 전 어느 전시에서 황비열 손성연 등과 생전에 교류가 있었던 추사 김정희의 글씨 중에 '매화희신(梅花喜神)'이란 것을 보았다. 당시에는 그저 매화를 좋아한다는 뜻인가 보다 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추사 또한 이 책을 보고 나서 이 글씨를 쓴 것임을 처음 알았다. ● '희신(喜神)'이란 글자대로 풀이하면 정신을 기쁘게 해준다는 뜻이 되겠지만, 전대흔은 "매화보를 그리고서 표제에 희신이란 글자를 연결한 것은 송나라 때 속어로 형상을 묘사하는 것을 일러 희신이라 한 까닭에서다.(譜梅花而標題繫以喜神者, 宋時俗語, 謂寫像爲喜神也.)"라고 풀이했다. 희신이 송나라 때 속어로 사생(寫生)의 의미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매화희신보』란 매화사생첩이란 뜻이다.



이동원_홍매1_한지에 수묵담채_27×75cm_2018

이동원_홍매2_한지에 수묵담채_27×75cm_2018


일찍이 석사논문 작성 당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화가가 900년만에 이 화첩을 새롭게 해석해 이번에 『매화희신보』을 펴냈다. 작품 하나하나가 옛 법에 뿌리를 두었으되 자기만의 시선을 담아, 법고창신(法古創新), 지변능전(知變能典)의 헌사가 아깝지 않다. 사실 판화로 새긴 것이라 원화에서는 생동감을 찾기 힘든데. 그녀가 재해석한 매화희신 연작들은 같고도 다른 상동구이(尙同求異)의 저력이 느껴진다. 이제 송백인의 체재에 따라 새 연작 110폭을 배열하고, 추사의 글씨와 원본의 편영(片影)을 함께 얹어 세상에 선보인다.



이동원_묵매1_한지에 수묵_73.5×17.5cm×2_2018


세상은 손쉽고 눈에 예쁜 것만을 따르므로, 아무도 옛길을 따라 옛 법을 찾지 않는다. 옛길은 도처에 가시덤불이 가로 막아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 긴 시간 말없이 붓과 종이로 나눈 대화의 시간이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있다. 그 오랜 반복과 온축의 시간을 건너와, 900년 만에 옛 길이 새 길과 만나 난만한 매화동산을 환히 밝혔다. 우리 화단에 그녀가 있어, 옛것에서 빌려와 지금을 말하는 차고술금(借古述今)의 전언을 건네는 것을 우리는 실로 자랑으로 안다. ■ 정민



이동원_묵매2_한지에 수묵_73.5×17.5cm×2_2018


Time ceases to flow as I pick up the brush From the pit of my memory Moments once sunken bubble up to the surface with the colours of joy, anger, sorrow and happiness Thoughts become one with each breath and are expressed through the tip of my brush At a point, my consciousness escapes my control and the silence embraces the painting and I into one Plum blossom is a state of my sudden enlightenment With unstinting magnanimity, it captures the unwitting outpour of thoughts that had once lingered on the edge of my chest and mind More than an expression of ideals, the plum blossom is now a language of my narrative ● At the verge of winter where the bitter cold has swept by, As their bodies and hearts shrink away, ardently hoping that the cold will pass soon, Upon the tip of a lifelessly dry and dreary branch, A pure white flower bud, sits shyly and whispers the coming of spring. A marble smaller than a fingernail, a bright gem of a flower bud Becomes a light that colours my heart with joy and hope And it surfaces as a symbol of noble conquest and hope. Smaller than a fingernail; brighter than a marble bead; A beacon of light that colours my heart with joy and hope It surfaces as a symbol of noble conquest and hope. ■ LEEDONGWON



Vol.20181122g | 이동원展 / LEEDONGWON / 李東遠 / painting




 

 

인사동 부근에서 '갤러리카페 더'를 운영했던 화가 문 숙씨가 변해가는 인사동에 넌덜머리를 내고 퇴촌으로 떠 난지 한참 되었다.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계곡 옆에 새로운 갤러리카페를 만들었는데, 개관을 기념하여 가수 이동원씨의 콘서트를 연다는 연락을 받아

아내와 함께 찾아 나섰다.

 

오후7시부터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였으나 차가 밀려 한 시간이나 늦어버렸다.

누구의 노래인지 모르지만 재즈음악이 휘 감은 ‘히든 벨리’의 빨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히든 밸리' 주변을 감싼 천막 안 공연장에는 대략 한 200여명의 관객들이 몰려 있었다.

그 골짜기에 그 만한 사람들을 모우는 것이 간단치 않은 일이기에 참 용타싶었다.

‘히든벨리’ 오픈 기념 콘서트라 이름붙인 그 날의 음악회는

그 곳에 자신의 상설무대를 차린 가수 이동원씨가 친구 전유성씨와 후배가수들을 불러 마련한 자리였다.

 

두 시간 동안 계속된 콘서트는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김현식의 노래 ‘여름밤의 꿈’에 나오는 가사처럼 감미로운 노래 소리에 실려 어린 아이처럼

파란 추억의 바다로 달려가고 싶었던 것이다.

 

구수한 입담으로 끌어가는 전유성씨의 잡담 쇼가 좌중을 웃음판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동원씨가 부른 ‘봄날은 간다’ 였다.

허스키한 성량의 이동원씨 만이 낼 수 있는 절창이었다.

그 외 박강수, 유미경씨도 여름밤을 흐느적거리게 열창했지만, 한 때 ‘하사와 병장’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경우씨가 나와 목화밭을 비롯한 여러 곡을 불러 잊혀져가는 추억을 끌어냈다.

 

정해진 공연이 끝난 후 손님들이 꾸며가는 아마추어 무대도 재밌었다.

노래방이 보급된 이후 전 국민의 가수화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기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전 국민이 사진작가가 되듯이,

이젠 스스로의 개성으로 뭉쳐 자신만의 어법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요정의 집처럼 좁게 들어선 빨간 건물 ‘히든벨리’주변에는 은행나무들이 길게 늘어 서 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빨간 건물을 뒤덮을 즈음이면 정말 장관일 것 같았다.

 

‘히든 벨리’ 2층에 개관한 ‘갤러리 문’에서는 서양화가 황학만씨의 개인전이 8월16일까지 열린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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