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꾀꼬리를 형상화한 궁중무용 ‘춘앵전’이 지난15일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궁중무용 여민(與民)마당’으로 이름붙인 이 날 공연은 시민과 춤꾼이 함께 어우러져 춘앵전을 펼치는 1부와, 궁중무용협회의 회원들의 순서인 2부, 박은영 궁중무용춘앵전보존회 이사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복원 재현한 춤으로 ‘순조기축년 자경전 야진찬’이란 궁중무용의 순서인 3부로 나누어져 진행되어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54)는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는 궁중무용을 궁에서 해방시켜 거리로 내보내는 게 목적"이라며, 외국인들에게 늘 보여 줄 수 있는 상설공연장을 인사동에 만들기 위해 이번 잔치를 주선하였다고 한다.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鶯衫)을 입고 화관을 쓴 채 오색 한삼(汗衫)을 양손에 끼고 추는 우아한 춤사위는 광복절을 맞아 인사동 거리로 몰려나온 시민들과 외국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박은영 한예종 교수 "궁중무용, 현대인 힐링에 딱이죠"
일반인·전공자 75명 춘앵전·처용무 `춤판`
궁중무용 배우기 쉽고 갱년기 여성에게 좋죠

 

 

 

조선왕조가 사라진 후 궁중무용도 갈 길을 잃었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54)는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는 궁중무용을 다시 깨워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2008년 궁중무용춘앵전보존회를 설립한 그는 일반인들에게 궁중무용을 가르치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에게 춘앵전을 전수받은 일반인 25명은 지난해 10월 창경궁에서 공연을 펼쳤다. 올해는 춤판을 더 키운다. 15일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12시간 동안 `궁중무용 잔치`를 벌인다. 일반인 30명과 전공자 45명이 남인사 예술마당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춤을 춘다. 1부에서는 6시간 동안 60명이 6분씩 춘앵전을 추고, 2부에서는 처용무와 학무 등 궁중무용 12개 작품을 공연한다. 3부에서는 박 교수가 복원한 조선 순조 기축년 자경전 야진찬(夜進饌ㆍ밤중에 벌인 궁중 잔치) 궁중무용을 펼친다.

박 교수는 "궁중무용을 궁에서 해방시켜 거리로 내보내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6분이라도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2시간 동안 춤을 춥니다. 하루종일 공연하니까 전시 효과가 분명 있을 겁니다. 그날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춘앵전은 순조 때 효명세자가 모친 순원숙황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춤이다. 이른 봄날 아침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몸짓으로 풀어냈다.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鶯衫)을 입고 화관을 쓴 채 오색 한삼(汗衫)을 양손에 끼고 추는 독무로 우아한 춤사위를 보여준다.

"가로 136㎝에 세로 274㎝ 화문석(꽃돗자리)에서 추는 춘앵전은 솔로 춤이에요. 좁은 공간에서 추지만 궁중무용의 모든 동작이 다 들어 있죠. 호흡법과 보법(걷는 방법)이 현대인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몸의 균형을 잡아줘요. 갱년기 여성들의 여가 생활로 안성맞춤이죠."

일반인들이 6분짜리 춘앵전을 배우는 데 얼마나 걸릴까. 박 교수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동작을 익힌 후 혼자 연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일까. 바로 연습실이다. 75명이 한꺼번에 춤을 연마할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 결국 일반인들은 종로구청에서 연습하고, 전공자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춤사위를 다듬었다.

30년을 궁중무용에 바쳐온 박 교수는 "왕실 춤이 시민 문화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한다. 일반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놀이처럼 춘앵전을 추고 있어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와 전공자들은 자비를 내서 이번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들의 꿈은 인사동 거리에 궁중무용 상설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인사동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살아 있는 궁중무용을 보여주고 싶다.

이미 종로구청장님에게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그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으로 7년 근무하면서 궁중무용에 빠져들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과 제39호 처용무 예능보유자인 고 김천흥 선생(1909~2007년)에게 전수받아 그 맥을 잇고 있다.

 

[MK뉴스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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