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호 '유작전 ‘문선호 사진, 사람을 그리다'가

지난 24일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2층에서 개막되었다.

장욱진, 김창열, 천경자 등 한국의 대표 미술가를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사진 200점을 내 걸었다.

 

문선호는 사진가이기 이전에 화가였다.

1950년대 중반 사진가로 진로를 바꾼 후

75세에 타계하기까지 사진에만 매진했다.

 

미술에 대한 애정으로 ‘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 100인선집’을

기획 제작하여 경제적 부도 누렸다.

그 작업으로 많은 화가들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화가 100인 선집 성공에 힘입어 83년 ‘한국현대사진대표작선집’도 발간했다.

그러나 85년도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사진가로서의 존경심이나 자존감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화가 출신이라 그런지, 회화적 표현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조형의지를 실천하려 사진을 활용했지만,

세월이 지나며 인물에 대한 사진적 역사성도 겸비할 수 있었다.

 

그가 찍은 오래된 초상사진에서 아련한 추억이 몰려온다.

인물 사진만큼 시대상을 잘 드러내는 것은 없다.

사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요. 가치가 아니겠는가?

 

얼마 전 타계한 김창열 화백의 오래된 사진도 그렇지만,

겨울나무와 대비한 장욱진 화백 모습은 화가의 내면세계를 드러내며

서정적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고 있다.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배우나 연예인 사진은

충무로에서 상업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찍은 광고 사진이다.

한 때 은막을 누볐던 윤정희, 문희, 이순재, 최불암 등

스타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향수를 자극한다.

 

이 전시는 ‘가나문화재단’이 추진한 전시다.

인물 사진 180점은 1층 본관에 전시되었고,

문선호씨의 예술의지가 투영된 작품 20여 점은 2층에 전시된다.

생전에 출판한 도록과 사용한 카메라 등의 유품도 함께 전시된다.

 

이 전시는 오는 4월 5일까지 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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