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병원에서 퇴원하여, 정선 떠날 채비로 인사동에 나갔다.

꼭 봐야 할 전시도 있었지만, 전시 DP에 필요한 자재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일을 마치고, ‘유목민’ 골목으로 들어서니 반가운 분이 손을 흔든다.
낭만주먹 방동규 선생님을 비롯하여 김명성, 김연갑씨가 있었다.





무슨 이야기 끝에 나왔는지 모르나, 방선생께서 가까이 있는 사람을 항상 조심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적으로 돌변하여 뒤통수치는 것을 심심찮게 보아왔던 터라,

김명성씨에게는 꼭 필요한 충고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불신할 일만은 아니라, 말처럼 쉽지는 않다.






담배연기 자욱한 골목으로 화가 장경호씨와 서길헌씨가 차례대로 나타났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 모여들었다.
김명성씨와 장경호씨는 살이 끼었는지 술 취한 막판에는 꼭 언쟁이 붙어 좀 불안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장경호씨가 조용히 드릴 말이 있다며, 방선생님을 모셔갔다.






좀 있으니, ‘평화만들기’에 있다는 전화가 와 다들 그 쪽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장경호씨가 슬그머니 술값을 계산하고 일어나 버렸다.
방선생님도 사모님의 호출을 받아, 다시 ‘유목민’으로 돌아와야 했다.






우리가 마시던 술자리에는 비전향 장기수 장의균씨가 와 있었다.
전두환 정권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강제로 옥살이를 한,

그의 근황을 들어보았는데. 다들 힘들게 살고 있었다.





다시 핸드폰이 울려 펼쳐보니, 장경호씨 전화였다,
그런데, 시끄러운 음악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말이 없다.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나만 오라는 뜻인지 모르겠으나, 마치 숨바꼭질하는 것 같았다.
그 놈의 자존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어지간히도 피곤하게 한다.

사진, 글 / 조문호


















최영숙씨의 '아리랑' 세계문화유산 신청기념 공연이 지난 9일 오후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최영숙씨는 1986년에도 음반 "아리랑모음집-우리멋 우리가락"을 낸바있지만 25년만에 다시 자신의 아리랑 세계에 대한 변모와
성과를 정리하는 음반을 내며, 그 기념공연을 갖게 된 것이다.
김연갑(아리랑연합회대표)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많은 국악계 원로들이 소개되고 축사가 따랐는데,
김기선(신나라레코드회장)씨는 남은 여생을 국악계의 자료수집에 전념하고 그 자료를 정리하여 나라에 기증하는 일에 바치겠다는
축사를 하여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우리 마음의 고향인 아리랑 공연은 한상일씨의 지휘 아래 최영숙씨의 소리와, 아리랑합창단 노래, 장덕화, 최경만, 김무경, 이용구,
오세진, 윤은하, 오정희씨의 연주로 본제정선아리랑, 정선아리랑, 긴아랑과 이별가, 본조아리랑(합창)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은관, 이은주, 홍성덕, 이성림, 이영희, 이도영, 이태규, 구정례, 배경수, 김정명, 이춘애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축하했다.

201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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