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자연 속에 묻혀 사는 풍각쟁이 김순배씨

 

 

‘정선아리랑시장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풍각쟁이 한 사람이 있다.
그에게 뮤지션, 국악인 등의 통속적인 호칭은 많으나 난 그를 풍각쟁이로 부르고 싶다.

풍각쟁이 김순배(72세)씨는 자연의 이치대로 아주 자연스럽게 사는 자연인이다.

필자가 만지산에 입주할 무렵인 98년도에 처음 만났으니, 그가 귤암리에 정착한지도 어느 듯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는 래프팅을 즐겨 동강까지 왔으나 정선의 산세에 매혹되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처음에는 강변에 텐트 치고 살았으나 몇 달 뒤, 윗 만지산 골짜기에 터를 구한 것이다. 집도 외부 도움 없이 혼자 지은 토굴 같은 움막이지만, 신선이 따로 없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백발의 남정네가 서울사는 가족은 마다하고 허구한 날 북만치고 살기에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마을사람들의 비아냥거림도 개의치 않으며 일인다역의 사물놀이 개발을 위해 북과 장구, 꽹과리 등의 악기들을 엮어 서양의 드럼 연주하듯 연습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야 서툴렀으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누구도 흉내 못 낼 그만의 일인 사물놀이 연주자가 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아코디온, 색스폰, 대금, 피리, 태평소 등 갖가지 악기를 스스로 체득하여 만능 아티스트가 되었다. 한 번도 누구의 지도를 받은 적이 없으나, 일찍 부터 음악적 재능은 타고 난 듯 했다.
2005년부터 그의 독특한 음악적 재능이 알려지기 시작하며 ‘동강할미꽃축제’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고, 정선문화원에서 실버악단을 창단하는 등 외부 활동에 나선 적도 있다.

서울에는 아내와 2남1녀의 자녀가 있지만, 모두 출가해 버리고 아내 혼자 과부처럼 집을 지키며 산다. 가끔 남의 집 찾듯 들리기야 하지만, 그는 만지산에 혼자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뒤주에 쌀은 남았는지, 남의 살림살이를 알 수는 없으나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 같다. 마음대로 음악을 즐기며 자연의 이치를 체득해 가는 자유인일 뿐이다. 유일한 외출이라면 정선장날 시장에 들려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철학은 있다. 자연이 좋아 자연인으로 살기에 절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니기가 불편해도 나무 한그루 자르지 않고, 풀 한포기 벌레 한 마리 해치지 않으며 같이 동거 동락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산골에 살다보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물도 편하게 쓰고 싶고, 산길이라도 넓혀 운송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은 게 사람 사는 기본적인 욕심이다.

아무튼 그는 음악에 미친 풍각쟁이이기 이전에 자연에 파묻혀 도를 닦는 도반에 다름 아니다.

 

사진,글 /조문호

 

 

 

 

 

 

 

 






피서철을 맞이한 지난 7월12일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정선아리랑시장을 찾았다.
다른 주말장과 좀 다른 점은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는 분들도 여럿 만났다.

​같은 골에 살지만 바쁘다보니 잘 만날 수 없었던 풍각쟁이 김순배씨를 만나
초장부터 정선황기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창주씨를 비롯하여 영주에서
작업 하는 유영희씨를 만났고, 엊저녁 만지산에서 만난 조정희씨도 만났다.

​술이 얼큰하여 평소에 하지않던 노래도 부르고, 주책을 좀 떨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긴장이 풀어지니 사람들에게 더 살갑게 다가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동행'팀을 비롯하여 웃어며 반겨주신 많은 손님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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