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은 20여년 전부터 ‘East Side Story’연작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중견 화가다.

 

비슷한 집들이 적당하게 배치된 그림들은 주택단지의 평면도를 연상시킨다.

얼핏 구상 같으나 찬찬히 보면 추상에 가깝다.

 

전시제목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람들의 공동체 이야기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집 배열이 잘 살아 보세’로 시작되는 새마을 운동 같은 느낌도 난다.

 달동네 움막에서 연립주택으로 바뀌었겠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보금자리다.

 

밋밋한 집들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데,

벗겨질 듯 가볍게 묻은 물감이 미적 감성을 건드리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적절한 구도와 풍부한 색으로 빚어낸 칼 질의

민감한 리듬성이 설렘의 활력소를 만들어낸다.

 

색으로 모인 집의 조화와 여백이 따스하고 행복한 느낌을 준다.

이 전시는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26일까지 열린다.

 

글 / 조문호

 

 

 




 ▲ 김명식 작가가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작품 앞에서 지난 10년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고 있는 뉴욕, 어느 날 작가 김명식(65)은 전철 창문을 통해 비쳐진 성냥갑 같은 작은집들이 마치 사람들의 얼굴로 보여 졌다.

순간 그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여러 인종으로 오버랩된 것이다. 지체 없이 작업실로 달려가 미친 듯이 그 사람들을 그려내기 시작한 것이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이다.

2004년 우연이 발견한 모티브로 시작한 연작이 벌써 10년을 맞아 김명식 작가가 4월 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10년 회고전과 장리석 미술상 기념상 수상 전시를 연다.



▲ 김명식, 'East Side Story JF-14'. 90.9x65.1cm, Oil on canvas, 2014.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인종의 갈등을 없애고 서로 화합하명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제목에서 동쪽은 항상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희망을 상징한다. 유화로 시작된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연작은 점차 판화, 입체, 도조, 드로잉 등 여러 장르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10년 전과 변화된 것을 다양하게 보여 주고 싶었죠. 평면을 단순화 시켰습니다. 나도 군더더기가 없어지니 차분해지는 것 같다"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90년대 '고데기 연작'에 이어 2004년부터 10년간 추구해 온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가가 매너리즘을 탈피하고자 1999년 떠난 뉴욕여행에서 보았던 다양한 인종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에서 시자됐다.

생전 처음 경험한 뉴욕여행은 작가에게 큰 영감을 일으켰고, 2004년 마침내 뉴욕에 둥지를 틀고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집과 사람을 하나로 묵어 하얀 집은 백인, 까만 집은 흑인, 노란 집은 동양인이라는 새로운 신화가 창조된 것이다. 대담한 화면구성과 뛰어난 색채감각으로 완성된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마침내 화단에 주목을 받으며 2005년 1월 뉴욕 5번가의 리즈갤러리 '아시안 3인전(핫토리, 장궈수, 김명식)'에 초대되는 영광을 얻게 됐다.

 

 

▲ 김명식, 'East Side Story LAN-05'. 72.7x53.0cm, Oil on canvas, 2014.


이번 전시는 2004년 뉴욕에서 김명식작가가 처음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탄생시킨 10년을 돌아보는 전시이자, 2013년 '장리석 미술상'수상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10년 동안 작가의 작품이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쳤는지 작품을 통해 그가 살아온 치열한 삶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작가는 선화랑 전시를 시작으로 5월 부산, 6월 뉴욕, 7월 일본 고쿠라, 9월 몽골 울란바트, 12월 마이애미, 2015년 2월 일본 시코쿠 등으로 월드투어에 나선다.


▲ CNB뉴스, CNBNEWS, 씨앤비뉴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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