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

최은정展 / CHOIEUNJEOUNG / 崔恩廷 / sculpture 

2023_0418 ▶ 2023_0430 

최은정_HOPE230408_P.U.R에 사진인쇄, 레진, LED_26×27×14cm_2023

최은정 페이스북_www.facebook.com/eunjeoung.choi

최은정 인스타그램_@hopeful_choi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예약제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자작나무

GALLERY WHITE BIRCH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40-7(사간동 36번지)

Tel. +82.(0)2.733.7944

www.galleryjjnamu.com

 

 

Beyond Light, Realizing Hope 희망의 빛, 공감이 현실이 되다. ● 겹겹의 레진(PUR Poly Urethane Reactive)이 우리의 숨(호흡)과 섞이는 순간, 시간은 공간이 되고 '희망'을 담은 작품이 된다. 하늘의 모습을 닮았지만, 베일을 걷어내면 작가의 형식실험이 낳은 창조의 세계관, 메타버스 속 가상이 현실이 되는 2020년대의 오늘을 예견한 느낌이다. 최은정 작가는 빛으로 현현(顯現)한 희망이란 이름을 '작품'으로 바꿔 '상상'을 현실로, '공감'을 실존으로 전환시킨다

 

최은정_HOPE221100 시리즈_P.U.R에 사진인쇄, 레진, LED_가변설치_2022
최은정_HOPE220500_P.U.R에 사진인쇄_가변설치, 117×85×2cm_2023
최은정_HOPE展_갤러리 자작나무_2023
최은정_HOPE230407_P.U.R에 사진인쇄, 레진, LED_38×23×23cm_2023
최은정_HOPE1708-3.4.5_PUR, UV 프린트, LED_가변설치_2017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세상의 빛을 유희하는 최은정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과와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한국 여성이면 으레 짊어진 여러 역할 속에서 오롯이 작업에 집중할 수 있던 것은, 자신만의 빛을 좇아 작업한 세월이 삶의 치유와 희망이 됐기 때문이다. 하늘을 피사체로 삼은 다차원의 작업들, 사진과 디지털 영상, 설치와 평면을 오가며 지속해온 독특한 콜라보들, 작가의 작품을 보면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젊고 신선하다. 녹인 레진들이 틀 위에서 수없이 레이어드 될 때마다 다양한 하늘풍경들이 중첩되는데, 과거를 미래로 이끄는 '시간에의 도전'은 물리적 조건이 동시대 미감을 표현하는데 크게 중요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레진을 작가만의 구조(틀) 안에서 끊임없이 레이어드하는 손의 고노는 '테크닉과 아이디어가 결합한 시공간의 마띠에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희망의 빛을 나침반 삼아 올려다본 다중 변주의 하늘풍경은 중첩과 반복의 내러티브 속에서 '삶의 진지한 공감'을 끌어낸다. 예술을 향한 진지한 성찰은 이제 때(時期를 만났다. 오랜 시간 작가를 짖 눌러 온 '장르 정체성'에 대한 물음들은 MZ세대들의 확장된 아이디어와 가치평가 속에서 '새로운 의미 짓기'를 시도 중이다. 아카데믹한 미술계가 경계를 확장하면서 작가에게 유리한 고지가 열리게 된 것이다. 한정적 재료만을 작품으로 인지했던 관습을 깨고 다양한 재료학을 미술의 새로움으로 인식한 대중들은 작품의 베이스가 되는 '레진 조각(Resin sculpture) 혹은 레진 페인팅(Resin painting)'을 동시대미감으로 이해할 정도로, 자신만의 눈을 갖고 작품을 대한다. 이른바 눈맛의 시대. 한계를 넘는 최은정 만의 마법은 작품의 무게를 가볍게 혹은 무겁게 전이시키면서 '목적 없는 무목적적 희망'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 안현정

 

최은정_HOPE20300_P.U.R에 사진인쇄_가변설치_2023
최은정_HOPE展_갤러리 자작나무_2023
최은정_HOPE230436_P.U.R에 사진인쇄_20×30×6cm_2023
최은정_HOPE230435_P.U.R에 사진인쇄_30×20×6cm_2023

화가가 색을 섞어 그림을 그리듯 나는 빛을 섞고 겹쳐 새로운 빛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예측보다 더 아름다운 빛이 생길 때의 짜릿함이란! ● 이렇게 작업할 새 힘! 희망을 얻는다. ● 나의 작업은 지금까지 표현재료로 사용해오던 레진(PUR Poly Urethane Reactive)위에 혹은 아크릴 판넬 위에 하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작품에 종횡 무진하는 수많은 레진의 선들은 내가 지나온 고단한 삶 속에서 찾은 비전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위에 표현된 하늘은 렌즈를 통해 바라 본 단순한 피사체를 넘어 나를 향한 정신의 현상학이며 나를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만드는 의식의 변증법이다. ■ 최은정

 

Vol.20230418d | 최은정展 / CHOIEUNJEOUNG / 崔恩廷 / sculpture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Listening to exciting music,

박종호展 / PARKJONGHO / 朴鍾皓 / painting 

 

2022_0707 ▶ 2022_0723 / 일,월요일 휴관

 

박종호_내가 만약,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22

 

초대일시 / 2022_0707_목요일_04: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자작나무

GALLERY WHITE BIRCH

서울 종로구 율곡로1길 40-7(사간동 36번지)

Tel. +82.(0)2.733.7944

www.galleryjjnamu.com

 

(이 글은 내가 그려온 소년에 관한 글이다. 나는 오래 전 부터 그에 대한 짧은 소설을 쓰다 지우기를 반복해왔다. 이것은 그 일부이다.)

 

박종호_Good morning~_캔버스에 유채_80×130cm_2014

눈을 떴다. 날이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 어제 어떤 깨달음에 매료되어 붓을 들었지만, 늘 그래왔던 습성처럼 어제와 같은 그림을 그려놓는다. 그러고는 그 독특한 깨달음 혹은 느낌을 제목으로 달아놓았다. ● 그려보고 싶었던 그림은 그 느낌과 그려놓은 그림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떠나간 것이다. 습관의 힘에 씻겨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수많은 기회를 잃는다. 어제의 실패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시간은 극도로 느리게 흘러가지만, 바깥의 태양은 뜨고 지기를 반복한다. 나의 시간과 외부의 시간의 균열이 시선이 닿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진다.

 

박종호_길은 어디에나_캔버스에 유채_163×112cm_2022

어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커튼을 걷어 둔 방 안은 여전히 어두웠다. 평소보다 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서기로 했다. 밤사이 눈이 내려 있었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은 미끄럽지 않아 걷기가 수월하다. 매서운 한기에 옷깃을 여미며 이 시간에 과연 버스가 다니는지 알아보고 나올 걸 그랬나 후회가 들 때쯤, 첫차일지도 모를 버스가 도착했다. 보통 그렇듯 버스에 올라서면 몇몇의 시선이 느껴지다 사라진다. 버스에는 새벽일을 나가는 듯 보이는 사람들이 때묻은 백팩을 무릎 위에 두고 앉아 있었다. 손잡이를 움켜쥐거나 가방을 안고 있는 그들의 손은 구부정하고 작은 전체적인 모습과 달리 크고 강해 보여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박종호_미안해_캔버스에 유채_120×91cm_2022

몇 분쯤 흘렀을까, 한 소년이 버스에 올라섰다. 그 또래의 아이를 보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라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아이는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표정으로 기사의 뒤편에 비어있던 좌석에 자리했다. 마르고 긴 체구에 얼굴이 창백할 만큼 하얬다. 입고 있는 낡고 얇은 남색 패딩점퍼는 새벽의 추위를 막아 줄 것 같지 않았지만, 그는 버스에 올라타는 여느 사람들처럼 몸을 움츠리지는 않았다. 시간이 멈춘 듯 버스 창에 시선을 두고 소년은 미동 없이 앉아 있다. 위에서 비추는 조명에 어깨 뒤가 해져 솜이 비죽 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그가 나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박종호_해 질 녘_캔버스에 유채_162×112cm_2013/2022

갑자기 기사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크리스마스에 관한 팝송이 들려왔다. 그 경쾌한 노래가 끝나자 아이는 뒷문 쪽으로 와 내 앞에 섰다. 그는 세계의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결심한 듯 앞만 바라보고 있다가, 결국엔 내리면서 눈을 마주쳐 주었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박종호_대답 좀 해봐요_캔버스에 유채_45.5×38cm_2022

수년이나 지났지만, 그 순간이 잊히지 않고 종종 떠오른다. 어떤 장소도 담지 못한 그의 적막한 눈빛은 수많은 이야기를 건네고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내쉴 수 없이 가슴에 차오르기만 하는, 앎의 세계에 흔적조차 없는 그 무한의 느낌을 안고 작업실에 도착했다. ● 내가 건네받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기 위해 애써 보았다. 그것은 나와 관련된 이야기였고,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는 이 세상의 말이라고 생각했다...

 

박종호_바람이 불어오고 있어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22

어제, 이 시도 중에 작은 결론의 말이 잡음을 일으켰기에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소음일지 모르는 모순의 문장이 갑자기 나의 많은 것들을 망가뜨리기 시작했다. 그 문장을 건너뛰고 생각하던 것을 계속하려 했지만 지직거리던 문장이 더 소란스러워졌다. 그것은 유일하게 주어진 찰나의 순간, 그에게 건네야만 했던 한 문장의 완벽해야 할 말이었다. ● 그럴 때면 나는 그날 나와 그 소년이 함께 들었던 낭만과 행복이 가득한 음악을 튼다. 붓을 들고 움직일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 박종호

 

Vol.20220707j | 박종호展 / PARKJONGHO / 朴鍾皓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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