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무렵 "통인가게" 관우 김완규씨가 술 한 잔 하자며 집으로 전화를 했어요.

백상빌딩 지하에 있는 '질마재'에서 건축가 김동주, 이문호씨와 같이 만났습니다.

 

먼저 "통인가게 앞 점포들을 잘 정리했다"는 인사말을 건내며,

인사동의 많은 사람들이 통인의 결단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모든게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다"면서 관우선생께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점포에서 한 달에 임대료가 2,500만원 들어와 그 돈으로 가난한 예술가와 젊은 작가들

작품구입에 사용했는데, 이젠 작품들을 마음대로 사 줄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만, '통인익스프레스'에서 벌어 '통인가게'에 보태길 부탁했습니다.

살아 생전에 돈이지 죽고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요즘은 술이 빨리 취하는 것 같아요. 한 두어시간 마셨드니 어지러워 먼저 일어났습니다,

지갑을 두고 와 택시비까지 빌려 나왔는데, '노마드'에 들려 잠시 앉았드니 좀 나아져요.

택시 타려던 생각을 바꾸어 지하철로 내려가니 어제 만난 까딱이가 그 자리에 미동도 않고 누워 있었어요.

택시비로 빌린 돈을 그에게 줘도 아무 반응을 않더군요.

사람이 싫은지, 돈이 싫은지, 세상이 싫은지?...

 

 

20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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