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을 나서다보면 가끔 꿈길 같은 아름다운 풍경과 부딪히게 된다.

 

이십 여 년 동안 정선 갈 때마다 양평으로 가는 국도만 이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아끼려는 생각도 있지만, 주변 풍경과 대면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날엔 양수리쯤에서 만나는 물안개가 장관을 이룬다.

안흥 매화산 능선 따라 몰려다니는 구름은 가보지 못한 무릉도원을 무색케 한다.

 

절경의 마지막 코스는 정선 광하리에서 귤암리로 들어가는 강변길이다.

구불구불 조양강변과 만지산 수리봉은 빼 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자연이 연출한 뜻밖의 비경들은 보는 것만도 감격스럽다.

날씨의 변화가 클수록 행복의 선물 보따리도 늘어난다.

 

혼자 보기 아까워 카메라를 꺼내지만, 위험할 때도 있다.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한 줄 알지만, 잘 안 고쳐진다.

 

만지산으로 접어더니 길가의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반겨준다.

 

가을만 되면 우리 집 마당을 뒤덮었던 코스모스는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강가에는 없던 코스모스가 핀 걸보니, 물이 그리워 도망쳐 왔나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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