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인사동만 젖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젖는다.

 

분주했던 수요일 거리치고는 한적했다.

 

찾아 간 전시는 어설픈 모방에 불과했다.

 

어차피 사는 자체가 모방이 아니던가?

 

비에 젖은 허탈감에 술 생각만 간절하다.

 

그런데, 그 많던 술벗들은 어디 갔는가?

 

전화를 버렸으니, 내가 버린 거나 마찬가지다.

 

술 한 잔에 마음 달래려 해도 처량하게 궁상떨기는 더더욱 싫었다.

 

애잔하게 연주하는 ‘예스터데이’가 들려온다.

 

가사 후반부를 곱씹으니, 남의 말이 아니었다.

 

“Now I long for yesterday

yesterday love was such an easy game to play

now I need a place to hide a way

oh, I believe in yesterday“

 

“이젠 지난날이 자꾸만 그리워지네.

지난 날 사랑은 너무 쉬운 게임 같았어.

이제 난 어디든 숨을 곳이 필요해.

오! 그 때가 좋았었는데“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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