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타러 온 강병국씨



한강교회 ‘브레드 미니스트리스’에서 동자동 빈민들이게 빵을 나누어 준지도 어언 팔년이 가깝단다.
한시적 나눔이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오나 빠지지 않고 빵을 나누어 준 것이 더 고맙다.






빵 나눔은 토요일마다 동자동 새꿈 공원에서 150여명에게 전달된다.
빵 탈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어, 열 번을 찍게 되면 보너스로 컵라면 여섯 개도 덤으로 준다.

빠지지말고 받아가라는 배려인데, 어떤 이는 라면을 타기위해 빵을 타는 사람도 있었다

빵을 탄 사람에게 커피 한 잔 타주는 맛도 괜찮다.

.






주방이 없는 쪽방사람들은 밥해먹기도 까다롭지만, 노숙자는 해 먹을 수도 없다.
대개 빵이나 라면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 대부분 빵으로 해결한다.






주는 분량도 아끼면 일주일까지 먹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량이 많이 줄어들었고 질도 많이 떨어졌다.
그전 같았으면 남길 빵이 없었지만, 요즘은 맛 없는 빵이라 남아돌기 일수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니, 2주가 지나도 빵이 부패하지 않았다.
부패한 빵을 먹게되면 더 큰일이지만, 도대체 방부제는 얼마나 많이 넣었을까?

그러나 빈민들에게 방부제나 위생 따위는 사치일 뿐이다.

죽어도 시체 썩을 염려는 없겠다 싶었다.






그래도 꾸준히 베풀어주는 한강교회 ‘브레드 미니스트리스’가 고마웠다.
빵을 나누는 것은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줄 세우지 말고 전해주는 방법은 없을까?
어떤 주민은 블로그에 올린 ‘빵 나눔’ 댓글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





“지금 눈은 아지랑이 피듯 어지럽고, 혈압은 아침부터 오릅니다.
저는 빵이 꼭 필요하거든요. 그렇지만 줄서는 게 너무 싫어요. 아직 배가 덜 고픈가 봐요.
줄 설 때마다 괴롭고 눈물나며, 서러움이 느껴집니다.“

사진, 글 / 조문호









 

'조문호사진판 > 동자동 쪽방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지 못해 산다.  (0) 2019.02.08
서울역전의 용사들  (0) 2019.01.24
노숙자의 기도  (0) 2019.01.19
사람이 그립다  (0) 2019.01.19
쪽방 촌이 빈민 보호구역이냐?  (0) 2018.12.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