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빈민들에게 베푸는 혜택이 다양해졌다.
일 년에 육만 원을 사용할 수 있는 문화누리카드를 동사무소에서 만들어주더니,
얼마 전에는 푸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도 발급해 주었다.
‘용산 사랑 나눔 푸드마켓’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네 가지의 상품을 가져갈 수 있는 카드라 했다.






뭔지 궁금해 당장 푸드마켓을 찾아 나섰다.
조인형씨는 골목에서 냉장고를 분해하고 있었고, 마침 이기영씨가 지나갔다.

위치를 물었더니, 한강로 큰 길가에 있다며 자세히 알려 주었다.
어렵사리 푸드 마켓은 찾았으나, 뭘 골라야 할지 한 참을 망설였다.






처음엔 가격이 비싼 상품에 관심이 갔으나, 당장 먹을 수 없다면 짐일 뿐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쵸코파이 한 상자, 일회용 커피 한 상자, 라면 5개를 골랐다.
나머지 한 가지는 생전 먹어보지도 못한 특별한 초콜릿을 골란 것이다.
포장지에 ‘마켓-오, 생 초콜릿 밀크’라 적혔는데, 냉동실에 보관하라는 주의말도 들었다.
그런데, 매장직원이 골란 상품을 살펴보더니, 고맙게도 냉동 닭 한 마리를 덤으로 줬다.





집에 돌아와 닭의 포장을 벗겼더니, 아주 야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웃음이 절로 났다.
그리고 처음 본 초코릿을 한 점 집어 먹었더니, 입에서 살살 녹았다.
초코릿 상자 안에 얼음봉지까지 담긴 것으로 보아 싼 가격은 아닐 것 같은데,
거지 주제에 입 호강한 것이다. 언제 이런 맛있는 초코릿를 먹어볼 수 있겠는가?






바로 이런 게 빈민을 위한 제대로 된 복지다.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 선착순으로 줄 세워 나눠주는 것은 주민들을 타자화 시키고, 자괴감을 높이는 나쁜 방법이다.
들어오는대로 나누어주는 상품은 비좁은 쪽방에 짐이되는 것도 있다.
생색내기 좋은 줄 세우기를 그만하라고, 그토록 목소리를 높였으나 마이동풍이다.






앞으로 빈민들을 위한 식료품 배급 라인은 푸드마켓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
온정으로 전달되는 상품은 모두 푸드마켓으로 보내어, 빈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량을 늘려주면 될 것 아닌가?
그리고 동자동에 거주하는 빈민만이 아니라, 노숙하는 이들도 카드를 발급해 주어야 한다.




 


주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쪽방상담소는 없애고, 그들이 맡은 업무를 동사무소에 이관하라.
왜 옥상옥을 만들어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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