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모처럼 동자동 술꾼들과 어울렸다.

한 낮에 술이 취해 자는 사람도 여럿 있었는데,
쓰레기장 옆이라, 사람인지 쓰레긴지 분간이 안 되더라.
하기야! 사람보다 더 독한 쓰레기도 없을 것이다.






공원에는 김원호씨를 비롯한 여러 명이 잡담을 나누고 있었으나,
담벼락 밑에 술자리 깐 정재헌 패거리에 끼어 앉았다.
그 자리는 처음 보는 젊은이도 한 사람 있었다.





몇 달 전 영등포에서 이곳으로 옮긴 박선오라 했다.
나더러 영등포에 사진 찍을게 많다며, 아는 체한다.
그 곳에는 자기 이름만 대면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단다.






지난 겨울 카메라 가지고 도망 친 이종민을 아냐고 물었더니,
잘 아는 형이라며 영등포에 가면 만날 수 있단다.
대충 짐작했지만, 만나보았자 이미 날 샌 것이다,
행여 만나면 안부나 전해 달라 부탁했다.






돌아오다 남은 막걸리 한 병을 김정심 아짐에게 주었더니,
막걸리도 좋지만, 사진이나 한 판 박아 달랜다.
찍은 사진은 언제 주냐기에, 어버이날 행사 때 가져가라 했다.






그나저나, 어버이 날이래야 며칠 남지 않았는데, 사진 준비는 언제 할꼬?
일 년에 두 번하는 빨래줄 전시, 없는 놈 제사 날 닥아 오듯 빨리 닥아오네.

동내 담 벼락에는 어버이 날 행사를 위한 모금 안내도 붙어 있더라.

모두 십시일반 힘을 나누자,





그 날 사진 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큰일이네!
사나이가 한 입에 두 말 할 수는 없잖아.


“에라이~ 모르겠다. 죽어도 고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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