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초 부터 잃어버린 카메라 찾으러 서울역 주변을 맴돌았으나, 허탕 쳤다.
카메라 가져간 노숙인 이종민씨는 물론이고, 같이 술 마신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숙대입구나 영등포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긴 모양인데,
일단 카메라 찾는 것을 포기하고,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 3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술 마시는 노숙인은 아무도 없었고,
지하도에서 마시는 몇 명 밖에 만날 수 없었는데, 다 어디 갔을까?

추운 날씨인데다, 저녁식사 후라 따뜻한 곳에서 잠시 쉬는 듯 했다.






서울역2번 출구 옆에 있는 '다시서기 상담센터'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60여명의 노숙인들이 티브이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공부를 하거나 핸드폰을 충전하기도 했지만, 이종민은 없었다. 






우체국 앞 지하보도의 응급대피소 앞에는 오후7시의 입실시간을 기다리는
노숙인들이 이십여 명 서성이고 있었고,
지하보도 입구에는 노숙인들의 짐 보따리가 여기 저기 쌓여 있었다.
응급대피 숙소에는 일인용 전기장판 하나로 잘 수 있는 구역을 정해 놓아
많은 짐은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철만 문을 여는 이 응급대피소는 112명이 잠잘 수 있는 숙소가 마련되어 있고,
숙대입구역 1번 출구에 있는 '다시서기 보호센터'는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그 곳에 가지 않고 거리를 방황하는 홈리스는 대개가 알콜 중독자들이다.
그곳은 술을 마실 수도 없지만, 많이 취해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술 취해 거리에서 자다보면 동사하기 십상인지라,
그들을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대책마련이 절실했다.
그 대책이란 것이 병원에 강제 수용하는 방법이겠으나,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그마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있는 그들을 방치하는 것은
죽음을 방임하는 거나 다름없으니, 그냥 둘 수도 없는 일이다.
노숙인 뿐만 아니라 쪽방 사는 빈민들도 알콜 중독자가 점차 늘어나는 것은
삶에 대한 희망도, 삶에 대한 낙도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술을 끊는 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도가 지나친 알콜 중독자를 병원에 강제 수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빠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사진, 글 / 조문호



'다시서기 상담센터'에서 잠시 몸을 녹이는 노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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