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정영신씨로 부터 연락이 왔다.
장안평 중고시장에 차보러 가자는 것이다.
내일 춘천에 전시 작품 실고 갈 일이 난감했던 모양이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짖었다.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판인데,
정선 만지산 갈 일이 걱정이었다.

차를 사면 정영신씨는 운전을 못하니, 내차나 마찬가지다.
단지 지방 갈 때 기사노릇을 충실히 해줘야 하지만...

장안평 차 사러 가며 예산은 얼마 잡냐고 물었더니, 300만원 정도란다.
그것도 캐피탈 분할로 구입해야 한다는데, 가슴이 답답했다.
일요일이라 사람은 별 없었으나, 삐까뻔쩍한 차들이 빼곡했다.
왠만한 차들은 천만원이 넘었다.

중개인에게 삼백만원짜리 사륜구동에다 짐 실을 수 있는 밴을 찾았더니,
이번에 폐차시킨 ‘코란도밴’정도 라지만, 가격이 맞지 않았다.
그것도 수동 사륜은 없고, 자동 이륜뿐인데 대개 500만원 대였다.

적당한 차가 없어 난감해 하니 ‘무쏘 스포츠’는 어떠냐는 것이다.
가격을 물었더니, 한 푼도 깎지 않는 조건으로 500만원에 주겠단다.
‘무쏘 스포츠’는 연비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몸이 빵빵한 게 완전 글래머였다.
어차피 할부인지라 흥정을 붙였는데, 깎고 깎아 470만원에 낙찰되었다,

할부금 낼 생각하면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일단 걱정거리는 해결되었다.
시운전을 해보니, 엔진 소음도 적고 승차감도 좋았다.
일요일이었지만 수속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등록비와 일주일 종합 보험료만 내고, 데려왔다.

돌아오며 정영신씨가 하는 말이 화물차 타다 그랜즈 타는 기분이라지만,
덩치 때문인지, 낯설어 그런지, 페달 밟는 느낌이 좀 무거웠다.

무쏘야! 난 너의 풍만한 몸집이 좋아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으나,
제발 아프지만 말아다오.

사진, 글 / 조문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