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터줏대감인 민속학자 심우성선생께서 요즘 몸이 불편해 요양원에 계신다.

인사동 시궁창(신궁장)여관에 투숙하시며, 투덜투덜 인사동을 떠도시던 모습을 이제 볼 수 없게 되었다.

절규하는 선생님의 넋 굿도 더 이상 볼 수 없다.

선생님 팔순 잔치 때 찍은 사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나 흘러 버렸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무심한 세월아 너만 가거라. 정든 사람, 귀한 사람 다 데려가고 남은 사람은 어찌 살란 말인가?”

세월보다 더 무정한 것은 사람이다.

잘 나갈 때는 파리무리처럼 들끓던 사람들이 기력 이 다하면 금세 사라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가족들 까지도...

엊그제 선생님의 넋 춤 제자였던 양혜경씨가 올린 글을 보고, 요양원에서 외롭게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주에 있는 아내와 서울에 있는 가족들은 다 무엇하고, 왜 공주까지 홀로 떠나셨는지 모르겠다.

이게 사람 사는 도리인가?




선생께서 외로워하신다는 양혜경씨의 문자메시지에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마음처럼 싶지 않은 것이 사람 사는 현실이다.

통화는 가능하다기에 전화로나마 문안인사 드렸더니, 엄청 반가워 하셨다.

언제 한 번 만나자는 말씀에 외로움이 뚝뚝 묻어났다.

평소 가까이 지낸 지인들은 전화로 문안인사라도 드렸으면 고맙겠다.

행여 공주방향으로 가는 걸음이 있다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인생 길,

따뜻한 선생님의 손 한번 잡아드리자.

전화 010-9940-1299 / 공주 에덴요양병원 201호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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