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사동거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인사동의 색깔은 보이지 않고, 상혼만 들끓는다.
다들 뭘 보고 뭘 느끼는지 모르겠으나, 걱정스럽다.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미술품에도 별 관심 없다.
인사동이 미술의 메카로 알려지지 않았으니,
그냥 인사동의 전통성이 뭔지, 기웃거릴 뿐이다.





지금도 인사동 주변에 호텔은 계속 생겨나지만,
인사동의 정체성을 살릴 일은 아무도 생각 치 않는다.
인사동 골목문화를 알릴 노력조차 없다.






관광객들이 사라진 내일의 인사동이 궁금하다.
호텔은 가난한 예술가들 작업실이 되고,
거리는 온통 예술품이 들 끊는, 그런 날이 올까?

괜한 헛꿈에, 기분이 좋아진다.






지난 30일은 이른 시간부터 인사동을 기웃거리다가,
오후5시 무렵에는 임옥상씨 전시 보러 평창동으로 갔다.





개막행사가 끝난 후, 다시 인사동으로 돌아왔더니,
전시장에서 만난 박진화, 송 창, 김태서, 박홍순씨가
‘유목민’에 먼저 와 있었다.





한 쪽에는 공윤희씨와 이지연씨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좀 있으니 장경호, 이승철, 임경일씨 등 반가운 분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이미 술에 젖어 온 장경호씨는 막걸리를 마시며, 다른 곳에서 한 잔 더 하잖다.
‘월하의 공동묘지’? 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꺼떡이며 일어났다.
난, 동자동으로 가야해 남은 술을 마시며 자리를 지켰다.






종로3가 지하철로 가는 길에 ‘국악’에 잠시 들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장경호씨가 있었다.
빈털터리 주제에 왜 비싼 술집에서 여인네들 접대를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여자를 밝히지 않는 사람이건만, 외로워서 그럴까?
혼자 두고 오려니 마음에 걸렸으나, 더 취하기 전에 나와야 했다.






낙원상가 앞길에는 성기준씨 일행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래도, 밤이 되면 인사동 곳곳에 반가운 사람들이 박혀 있어 좋다.
새로운 인사동 풍류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본다.

사진,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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