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사랑방’ 게시판에 나붙은 글이 눈길을 끈다.
“대통령직 내려 노시오! 비아그라 먹지마세요. 큰 일 나요”

그러나 이미 정신 나간 여자라, 좋은 충고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지 애비보다 한 수 더 뜬다.
은근히 폭력사태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지난 9일은 동자동 주민자치회의 가 있는 날이라 일찍부터 나왔다.
대개 참석하지 않는 분이 많아 의견이라도 듣기 위해서다.
‘식도락’에서 끼니를 때웠으나, 추워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김정오, 한정민, 이남기, 강 호씨 등 여러 명을 만났을 뿐이다.
이번 회의는 공지만 했던 예전 같지 않고, 좀 다를 것으로 추측했다.
어쩌면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를 위해 주민대표를 선출할 것이란 기대까지 했다.

오후4시 무렵, 회의장소인 ‘동자동 희망 나눔의 집’ 이층으로 갔더니,
3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새로 부임한 의사와 보안관 소개도 있었다.
추측대로, 예전과 달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그럴러면 주민 대표를 뽑아야 했으나, 갑작스런 안이라 다음 달로 연기했다.
주민들이 선호하는 덕망 있는 분으로 뽑아야 하기에,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었다.

더 이상 줄 세우지 않은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주민이 다 나눌 수 없는 소량이라면 쪽방 등록 번호순으로 끊어, 연결하자는
이남기씨의 제안에 공감한다. 내용물의 좋고 나쁨은 따질 필요 없다.
몸이 불편해 못 타는 분들을 위한 전달방법도 찾아야한다.
봄이 오면 꽃놀이 갈 장소도 한 번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각자가 조금만 신경 써 주인의식을 가지면 삶이 훨씬 나아진다.

동자동 사람들이여! 봄의 숨소리가 들린다.
서울에서 제일 정 많은 달동네로 만들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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