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열린 이목일의 전시 핑계로 창원의 김의권씨가 일찍부터 올라왔다.
그 것도 하루 전에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그 행색이 가관이었다.
노인네처럼, 지팡이를 짚었는데, 관절에 이상이 생겨 그렇단다.
하기야 환갑을 훨씬 넘겼으니, 이젠 노인 측에 낄 만도 하다.
그런데, 난 그걸 인정 못하는 착각 속에 사니 문제다.
무슨 청춘인줄 여기지만, 가끔 뒤 돌아보며 절감하기도 한다.

어저께 고향친구들이 올라 온 적이 있었다.
약속장소부터, 노인들의 놀이터인 낙원동의 “먹고갈래 지고갈래”였다.
그 술집은 낮 시간부터 흥청거렸다. 그 다음엔 노래방 가잖다.
평소 노래방을 싫어하지만, 그 것도 낮 시간에 가자니 얼떨떨했다.
그 만큼 일선에서 밀려 난 노인들의 설 자리가 없다는 뜻 일게다.
집에서는 마눌님과 TV에 나오는 드라마나 건강 프로 보며 지낼 게다.

인사동 ‘갤러리M’에서 열린 이목일 전시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난 번, 전시 첫날에 봄나들이 겸한 경노잔치 한 번 열자는 사발통문을 보냈는데, 
두문불출하는 친구들이야 어쩔 수 없으나, 오랜만의 회포였다.
일찍부터 지팡이 노인 모시고, ‘시가연’에서 양촌리 커피도 마셨고,
전시장에 부려놓은 안동소주도 마셨다.

뒤풀이 집인 ‘아리랑’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자리를 잘 못 앉았다.
옆 좌석에 모르는 분들이 앉아 술 마실 분위기가 아니었다,
끼니만 해결하고, 김의권, 김상현씨와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겨야했다.
인사동 거리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심우성선생을 만나기도 했다.
밥집이나 찻집을 전전하며, 혼자 재미있게 사신다.

'유목민'에 자리 잡았더니 한사람 두 사람 나타나기 시작했다.
뒤풀이집에 있었던, 이명희, 노광래씨를 비롯하여
공윤희, 김운성, 유근오, 노승기, 타이거 박, 허미자,
뒤늦게는 김명성, 박상희, 이상훈, 신현수씨도 나타났다.
늘 상 그렇지만, 그렇게 어울려 한 판 노는 것이다.

오랜만에 ‘뮤아트’ 김상현씨의 노래도 들었다.
다른 노래도 좋았지만, ‘봄날은 간다’와 ‘목포의 눈물’이 더 좋았다.
얼마나 절절하게 부르는지, 슬퍼지더라.
그렇게 노래 불러놓고는 술값까지 계산하고 가버렸다.

이목일씨 뒤풀이에서도 신사임당을 내 놓더니, 아무래도 무리하는 것 같았다.

김의권씨는 ‘백상사우나’ 신세진다기에, 노광래씨 차에 실려 왔다.
아무튼 벗들 덕분에 늦은 시간까지 잘 놀았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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