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선생님 모시고, 식사 한 끼 하자는 말을 눈빛출판사이규상대표로 부터 전해 들었다.

지난 20일 정오무렵, 선생님의 경운동 오피스텔로 찾아뵙기로 한 것이다.

인사동 '양반댁'에서 가진 그 날의 오찬 모임은 파리 도서전에 다녀 온 후, 첫 자리기도 했지만,

, 수정하고 있던 ‘87민주항쟁원고를 그 자리에서 넘겨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규상 대표는 파리 도서전에서의 성과가 무척 좋았다고 한다.

사진가는 물론 출판, 사진관계자 등 많은 분들이 부스를 방문해 우리나라 사진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주최 측에서는 한정식선생의 북촌’, 전민조씨의 서울’, 오상조씨의 당산나무’, 정영신씨의 한국의 장터’,

임재천씨의 제주도’ 등 다섯가지 사진집을 다섯 권씩 구입하였다고 한다.


이젠 눈빛출판사도 외국 독자들을 위해 영문표기를 하는 등, 글로벌한 경영체재를 갖추겠다고 말했.

이번 도서전에는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을 비롯하여 발스총리까지 참가해 힘을 실어주었는데,

우리나라는 주빈국 임에도 불구하고 주불대사 조차 참석하지 않았다니 귀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리고 도서전을 끝내고 귀국하며 선물로 향수까지 사왔는데, 너무 황송스러웠다.

아무튼, 반가운 소식 실어 온 즐거운 자리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처럼 책 안보는 민족이 또 있을까?

그저께 술 취해 들어가다 지하철의 책 파는 진열대를 들여다 보다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소설과 수필집 세권을 묶어 만원씩 팔고 있었다. 제작비는 고사하고 종이 값 정도에 불과한 가격이었다.

당장 볼 시간도 없고, 꼭 필요한 책이 아닌데도 소주 한 잔이란 책 제목만 보고 산 것이다.

술김에 샀지만, 평소 같으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술이 이것 저 것 계산하지 않고, 더 인간적으로 만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규상대표와 함께 가나인사아트에서 열리는 한국화가협동조합창립1주년 기념전에도 들렸다.

입구에서 이종승 화백을 만나기도 했고, 인사동을 떠도는 관광객에 휩싸여 거리를 떠돌았지만,

내 머리에 남은 건 지리산밥집 앞에서 문짝을 들어내 창호지를 바르는 모습이었다.

향수에 비롯되었겠지만, 우리나라의 생활 풍습인 이런 모습이 더 인사동답지 않을까?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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