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잠자리 한 모퉁이에 이처럼 요강을 두었지요.
화장실이 멀기도 했지만, 애들이 잠결에 나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떤 때는 어두워 요강을 뒤집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고단한 삶의 장면이지만, 가족들이 각 방을 사용하는 요즘보다 정겹습니다.
어머니 옆에, 그의 비슷한 꼬맹이들이 나란히 잠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사진가 이해문씨의 가족인 듯합니다.

옛날 스트로보는 램프 터질 때, 퍽 소리가 났는데,
얼마나 깊은잠에 빠졌는지, 그냥 잠들어 있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난리 났을 것입니다.

어디 간 큰 남자가 아내의 자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 댈 수 있겠습니까?
분명 미치지 않고는 이런 짓 못합니다.
이런 미친 분이 계시니까, 사진으로 옛 추억도 떠 올리고요.

60년대 곤궁한 삶의 잠자리 모습으론, 유일한 사진이 되었네요.
이게 바로 역사 아닙니까?

‘한국현대사진가선’ 이해문 사진집에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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