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브레송’기획전의 “사진인을 찾아서” 세 번째 작가,
이영욱씨의 ‘텅 빈 의미’ 사진전 개막식이

지난21일 오후6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렸다.


난, 사진가 이영욱씨를 20여 년 전에 처음 알았다.
‘삼성카메라’에서 일할 때였는데, 그곳에서 ‘자유공원’이란 사진전을 했다.
그 때는 대개 틀에 박힌 사고에 젖어 있을 때라, 그의 사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말없는 말들은 ‘자유공원’ 자체를 다시 생각게 했다.

그 후 그를 잊어버렸다. 이름은 잊었으나 ‘자유공원’은 잊지 않았다.
티비, 신문, 잡지 한 권 안보고 살았으니, 세상 돌아가는 꼴을 간첩보다 더 몰란거다.
작년부터 페북과 가까이 하며 모든 걸 알았다.
컴퓨터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으나, 때로는 정치나 사진판의 구태에 열받기도 했다.

얼마 전, 이영욱씨 사진에 대한 이광수교수의 글이 ‘오마이뉴스’에 올라 있었다.
“사진으로 맥아더 목을 잘라버린 그 남자”를 보고, 이영욱이란 이름을 다시 기억해 낸 것이다.
오랜 기억의 ‘자유공원’을 비롯하여, ‘대상과 침묵의 접촉’, ‘이상한 도시산책’, ‘이 도시가 꿈꾸었던 그 꿈은 무엇인가’,

‘거울의 기억’, ‘북간도’, ‘사진일기, ’불확실한 여행‘, ’아카이브‘ 등 그동안의 작업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놀라웠다.

그의 시비는 20여 년 동안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기다리던 전시 개막식 날, 서둘러 나왔으나 전시장은 축하객으로 발 디딜 틈 없었다.
김남진 ‘브레송’ 관장이 나와 작가소개를 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작가 이영욱씨와 이광수교수가 서있었다.

엄상빈, 정진호, 성남훈, 이상엽, 이갑철, 박신흥, 신동필, 윤성준, 이은숙, 남 준, 김영호, 곽윤섭, 곽명우, 정영신,

강제욱, 고정남, 정태만, 이경자, 권혜진, 이상봉씨 등 많은 분들을 만났으나,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이 더 많았다.

사람이 많아 사진을 꼼꼼히 살펴볼 수 없는 게 아쉬웠으나,
모든 사진은 사물들에 시비를 걸고 있었다. 대상에 대한 반론 재기인 것이다.
기존의 관념을 깨부수는 작품은 마치 선승의 “이 뭣고?”라는 화두 같았다.
처음에는 좀 낮 선 것 같았지만, 신화에 불과한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라 했다.
그 안에는 역사도, 사회도 없고, 오로지 중지된 현상만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교수는 작가의 화두가 사실에 대한 '객관성'이라며 열변을 토해냈다.
어떤 현상에 달라붙은 단일적 대표성에 대한 그의 시비는, 신화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라 했다.

'텅 빈 의미'도 아무 의미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의미가 너무 많아 하나의 의미로 고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찌나 논리 정연한 달변인지, 그의 사진에 푹 빠져 이해하게 했다.

강연이 끝나고 다들 뒤풀이 집으로 옮겼는데, 식당이 꽉 차벼렸다.
즐겁게 술 마시다, 전시장에선 미처 못 본 사진집을 만난 것이다.
‘접촉’이란 이영욱사진집이 눈빛사진가선 23호로 나왔는데, 일단 ‘접촉’이란 제목이 너무 마음을 끌었다.


대충 보았으나 너무 갖고 싶었다. 작품도 꼼꼼히 살펴볼 겸, 다시 찾을 작정이다.

그런데, 그 날 뒤풀이 비용이 제법 많이 나왔을 텐데, 술값을 거두지 않더라.
일단 지갑은 굳었지만, 다들 뻔한 처지라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 전시 제목은 “텅 빈 의미”였지만, 사진은 “꽉 찬 내용”이었다.
이 달 30일까지 계속되니, 꼭 한번 보시기 바란다.
전시장에서 '눈빛출판사'에서 펴낸 ‘접촉’사진집(12,000원)도 살 수 있다.


사진: 정영신, 조문호 /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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