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의 전통주 시음관. 한승호 기자
술의 어원은 수불에서 나왔다고 한다. 술이 익어 가면 술독에서 기포가 생기고 끓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물(水)속에 불이 난다고 해서 ‘수불’이라 불리다 ‘술’이 됐다는 설명이다.
술을 빚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고두밥을 지어 식혀 누룩과 골고루 섞고 물을 부어 항아리에 넣고 열흘 남짓 지나면 술이 된다. 이 술을 윗부분 맑은 부분을 뜨면 청주고, 아랫부분은 동동주 그리고 나머지 지게미에 물을 부어 걸러 낸 것이 막걸리이다. 이 정도만 해도 세 가지 술을 뜰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술을 증류해 소주를 만든다.
술 만드는 과정은 이러한 방법을 기본으로 재료나 과정을 달리해 가정마다 만드는 사람마다 다른 술을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술을 통해 세금을 징수하기 시작하면서 가정에서 술을 빚지 못하게 함으로써 우리민족의 역사와 같이한 가양주의 전통은 명맥이 끊기게 됐다. 결국 읍면에 하나씩 있는 양조장에서 만들어 파는 막걸리가 우리 술의 명맥을 이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전통주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전통주는 문화, 관광 그리고 우리농산물 소비 등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통주가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할 것이다. 특히 전통주는 100% 우리 농산물로 빚는다. 전통주 산업의 활성화는 결국 우리농산물 소비의 확대인 것이다. 그리고 전통주를 통해 농촌사회의 전통문화가 발굴, 복원되고 농촌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작년 2월에 개관한 서울 인사동의 ‘전통주 갤러리’에는 협소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개관 1년 만에 인사동 관광 코스의 하나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특히 젊은이들의 방문이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전통하면 나이든 사람들의 전유물 같은데 전통주 갤러리를 찾는 젊은이들은 전통주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희망의 증거인 듯하다.
이제 마루 밑창 속에서 숨 죽이며 익어가던 우리 술이 당당히 밖으로 나올 때가 됐다. 전통주가 우리농업의 희망을 발효시킬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한국농정신문은 3월 특집호에서 전통주의 가치를 되짚어 봤다. 100% 우리농산물로 빚는 우리 술, 전통주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한국농정]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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